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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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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욕하면 죽는 병

"저저저, 에휴. 저딴 것도 대통령이라…커헉, 컥!" "아니 김씨 왜 그래, 아이고, 뭔, 아이고오!" 명절을 앞둔 어느 시기, 원인을 알 수 없는 괴병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서간, 어제 난리였다며?" "아후, 말도 마요. 어제 몇 시쯤이었더라? 여튼 9시 좀 넘었나? 갑자기 막 환자들이 미친듯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난 진짜 무슨 어디서 대형 사고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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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더

중학교 무렵이었을까, 명절을 하루 앞둔 나는 장염에 단단히 걸렸다. 하루에 수십 번씩 화장실을 드나들며 아래 위로 토사와 설사를 쏟아내던 나는 엄마 손에 이끌려, 후들거리는 다리와 꾸륵 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겨우 병원으로 갔다. "아후, 이 기집애 그러게 어쩐지 미련하게 집어먹더니만" 가뜩이나 힘들어 죽겠는데 엄마의 핀찬까지 겹치자 정말 길 한복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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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취

겨울방학을 앞둔 고등학교 2학년의 어느 겨울날. 수업 대신 진행된 DVD 상영 도중 그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니, 정말로 울었다가는 모두의 주목을 받았을테니 겉으로는 꾹 참았지만 사실 속으로는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세상에! 세상에!' 그가 본 영화는 바로 톰 튀크베어 감독의 베스트셀러 원작 영화, '향수'였다. 그리고 그는 주인공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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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그 책 또 팝니다 & 메일링 서비스

1. 책 팝니다. 2011년에 팔기 시작했고, 2019년에 표지만 갈아끼운 채로 또 한번 팔았던 끝없는 악성재고의 바로 그 책을 다시 팝니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번이 마지막 판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마 그 많던 악성재고를 다 팔았냐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니고, 악성재고 떠안고 산 지 10년입니다. 이제는 재고를 폐기해야 할 때가 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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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간 모텔

수능을 조졌다. 뭐 원래부터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잘하면 인서울?' 정도는 노려볼 수 있는 성적이었는데 그냥 쌩으로 조졌다. 시발거. "야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라, 니가 재수한다고 성적이 과연 잘 나올 수 있을까? 아마 재수하면 하루 8시간 게임, 12시간 잠, 30분 책 펴기, 2시간 휴대폰, 나머지 딸딸이. 끝. 그게 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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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강의를 해주시면, 소정의 사례금도 드리고…" 전화기 너머로 들린 말에 나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휴 아휴 아닙니다. 제가 무슨, 저는 그런거 못 합니다. 무대 울렁증이 있어가지고, 남 앞에 딱 서면 잘하던 농담도 어버버 거린다니까요" 보통은 그렇게 거절하면 깔끔하게 끝이련만, 그녀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에는 한번의 강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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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

새벽 2시 반, 편의점을 향하던 나는 골목길 끝에서 길바닥에 술에 취해 앉아있는 여자를 봤다. 요즘 같은 세상에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굳이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일어나요, 저기요" 내 말에 그녀는 부스스 고개를 들더니 흘낏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숙인다. 눈이 부어 있었다. 술에 취한건지, 실연이라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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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변태

그것은 비참함이고 치욕이었다. "나 조금 이야기 하다올게. 치킨은 먹고 있어" "어? 어, 어어…" 친구 주리라고 둘러댔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전화의 상대가 선우라는 것을. 그 개좆같은 새끼라는 것을. 월드컵 경기가 있던 날이었다. 함께 치킨을 먹으며 경기를 보고 싶어서, 무려 1시간 반을 줄서서 사왔다. 그러나 여친은 나를 자신의 자취방에 버려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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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주의자

"미친 놈들이네. 종말을 기다리기라도 하는거냐" 군대 있을 때 잡지에 소개된 또라이들을 보다가 피식 웃은 것이, 내가 기억하는 이 모든 것의 첫 장면이다. "…근데 우리나라는 전쟁 위험이 있긴 하지" 그 몇 년 후, 인터넷에서 다시 본 생존주의자 글이 인상적이었던 탓에 처음에는 생존배낭 하나로 시작했다. 전쟁이나 자연재해, 큰 사고 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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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만 해

커플의 첫 여행. 아마도 당연히 이 여행을 기점으로 보다 더 돈독해졌어야 할 둘의 사이는 어색함과 냉랭, 실망 그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이거 먹을래?" 근 20분-아마 체감으로는 거의 2시간에 가까운-만의, 용기를 내어 호두과자를 내민 그녀의 말에도 남자는 한참 후에야 "아니" 하고 간신히 대답했을 따름이다. [ 500미터 앞, 좌회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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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어? 얘들 봐라? 둘이 사귀는거 아냐?" 점심시간 끝나고 둘이 함께 커피 마시고 돌아오는 길. 전 상무와 황 차장은 손가락질까지 하며 우리를 가리킨다. "왜요? 사귀면 안되요?" 당황해서 뭐라고 답해야 할지 말문이 막힌 나와 달리, 소민은 언제나의 화사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 팔짱까지 낀다. "잘 어울려요?" 이미 내 심장은 쿵쿵쿵쿵 뛴다. 물론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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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뉴바디 1화

아주 가까운 근 미래, 양자컴퓨터와 강인공지능 기술은 그것이 본격화 된 지 딱 20여 년 만에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 물론 사람 사는 풍경이야 얼핏 보면 20여 년 전인 2030년대 초와 큰 차이가 없긴 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찾아보노라면 역시나 많은 것들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 오전 9시 30분경 성수 지하터널 북쪽 2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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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내 오랜 친구 재승이는 도박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아버지가 일찌기 도박에 손을 대서 가산을 탕진하고, 사춘기 내내 어머니와 자신을 힘들게 했다는 이유였다. "그런걸 왜 하냐고 병신아" "재미로 하는거지" "아 진짜 참 너도 다른건 똑똑한 새끼가 이럴 때보면 디게 생각 없어보여" …아무리 친구 간에 상대방을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이건 좀 선 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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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관람

과학자 피드 번즈는 설명을 시작했다. "자, 여기 걷는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로 연사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샤샤샤샤샤샤샷" 그의 '샤샤샤샤샷'하는 발음이 웃겼는지, 좌중의 웃음이 터졌다. 익살 맞은 표정으로 잠시 말을 멈추었던 번즈는 말을 이어나갔다. "자 그럼 여기 그의 걷는 모습 사진이 스무장 찍혔습니다. 물론 우리의 시간적 개념상으로는 이 첫번째 사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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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뉴바디 Ep.2

죽기 직전, 망자의 모든 사고와 기억을 온라인에 업로드함으로서 죽음이 더이상 영원한 이별을 의미하지 않게 된 2040년대의 사회. "여보, 거긴 어때" "정말 최고야. 자기도 그냥 고생하지 말고 얼른 여기로 와" "하하, 또 그런다 또. 30년만 더 있다가 갈게" 비록 재산권이나 선거권 등 생전에 그가 가졌던 인간으로서의 수많은 권리를 더이상 주장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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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장국집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저는 언제나처럼 집 앞 3분 거리에 있는 뼈해장국집에 가서 뼈해장국 한 그릇을 시켰지요. 저녁 9시 반이었지만, 그 날의 첫 끼였습니다. "첫이슬 한 병도 주세요" 왜였을까요. 그 날따라 술이 땡기더군요. 손님이라고는 저 쪽의 아저씨 둘과 나 밖에 없는 이 텅빈 가게에서, 금방 나온 뼈해장국을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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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아래 우리 둘이

왜였는지는 모르겠다. 너에게 내 모든 처지와 마음을 밝히면서 함께 하자고 하던 순간, 사실 나는 네가 거절하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그러면 그렇게 깨끗하게 끝날 것이고, 너의 인생과 나의 인생이 거기에서 더이상 얽히지 않고 각자의 길을 걸어갈테니까. 나는 나의 길로, 너는 너의 길로. "…" 긴 침묵 끝에 조심스럽게 내 손을 잡는 너의 손길에, 그 길고도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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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온라인 : 신의 음성

모처럼 푹 잔 것 같은 가뿐한 몸과 방 안을 가득 채우는 포근한 햇살, 기분 좋은 여유에 나는 펄쩍 뛰며 일어났다. "아 시발 지각이다" 새벽 같은 어둠에 알람 소리와 함께 죽음에서 깨어나는 듯한 피로가 없는 기상은, 무조건 늦잠을 잤을 때 뿐이니까. 하지만 그 직후 깨달았다. "아 오늘 토요일이잖아" 이번 주 내내 야근을 했더니 날짜 감각이 없어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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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2082

"오빠, 내가 밤에 뭐 먹지 말랬잖아" 거울 앞에서 알몸으로 몸매를 확인하던 아내는, 문득 살짝 열린 화장실 문틈 너머로 남편이 빵을 입에 베어무는 것을 보고 말았다. 가벼운 짜증을 억누르며 가볍게 핀찬을 주었지만, 남편은 곧 후회할 악수를 두고야 만다. 볼멘 말투로 결코 좋은 대답이 돌아올 일 없는 '그 대답'을 한 것이다. "솔직히 내 몸매가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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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혜인

[ 대리님! 불타는 토요일에 뭐하고 계세요? ] 어색함을 지우기 위함인지, 뒤늦게 이모티콘을 애매한 타이밍에 추가로 더 붙인 회사동료 혜인의 토요일 10시 30분의 라톡. 왠일이지 싶으면서도 바로 답장을 보낸다. [ 빨래 널고 집에서 왓플릭스로 영화 보고 있었어요. 불토인데 혜인씨는 뭐하고 있어요? ] 그렇게 칼답을 보내자, 한 10분쯤 지나서 답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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