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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뉴바디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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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까운 근 미래, 양자컴퓨터와 강인공지능 기술은 그것이 본격화 된 지 딱 20여 년 만에 세상의 거의 모든 것을 바꾸었다. 물론 사람 사는 풍경이야 얼핏 보면 20여 년 전인 2030년대 초와 큰 차이가 없긴 했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찾아보노라면 역시나 많은 것들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 오전 9시 30분경 성수 지하터널 북쪽 20미터 지점에서 탑승하고 있던 무인택시차량에서 30대 여성 안 모씨가 스스로 문을 열고 뛰어내리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현재 밝혀지지 않았으나 지인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최근 투자실패로 신병을 비관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의료봇의 즉각적인 응급조치 및 이송으로 그녀의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이로서 지난 3년 8개월간 유지되어온 서울 시내 교통사고 무사고 기록은 다시 초기화 되었습니다. 이는 도쿄의 3년 9개월에 불과 13일 모자란 기록으로, 세이브 메갈로폴리스 세계기록에 도전해 온 서울시민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다음 뉴스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AI 상호간의 트래픽 및 안전 정보공유를 통해 교통사고율이 0.00004%대로 떨어진 교통상황, 내년에 개통되는 하이퍼튜브 제 4라인 < 뉴욕-워싱턴 노선 >으로 30분 만에 미국 동서부간 이동, 하늘을 뒤덮은 드론배송으로 완성된 < 근거리 당일, 원거리 익일배송 시스템 >, 체내 삽입형 실시간 건강정보 확인칩, 다수의 선진국에서 시작된 노동해방에 의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대부흥 등, 만약 50여 년 전에 살던 사람들이 오늘의 세상을 볼 수 있다면 모두들 부러움에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미래 기술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부분 중 하나는 역시 의학과 바이오 테크놀러지였다. 암을 비롯하여 기존의 의학이 불치병이라고 부르던 수많은 질병들이 완치 혹은 그에 준하는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고, 당뇨나 탈모, 고혈압과 비만 등 구 시대의 걱정거리 역시 대부분 거짓말처럼 극복되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레이저 제모로 일부러 탈모 스타일을 만든다는 말을 듣고 참, 웃음이 나왔죠. 저 어렸을 때만 해도 대머리는 정말 큰 놀림거리였거든요. 저희 아버지만 해도 가발을 쓰고 다니시면서 고생이 많으셨지요."

"모든 사람들이 쭉쭉빵빵 날씬한 몸매를 추구하고, 초콜릿 복근만을 추구하던 구 시대와는 달리, 다양한 미적 주관을 추구할 수 있게된 가장 큰 베이스는 역시 오늘날의 건강혁명에 있다고 보아요. 더이상 비만이 건강하지 못한 몸이라고 말할 수 없게 된 시대니까요. 이제는 30분 시술로 누구나 원하는 몸매를 마음대로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면서 늘씬한 라인이 더이상 희소성을 갖지 못하게 된 부분도 크구요. 르네상스가 종교 중심에서 인간 중심의 세계관 해방을 이끌었다면, 건강혁명은 수천년 간 인간을 옭아매던 미적 관점의 해방을 유도했다고 할 수 있죠."

이 많은 변화는 유전자 편집과 인간 체세포 복제를 통한 인공장기 및 신체 결손부위 배양, 개인 맞춤형 약물합성기술 등 수많은 의학기술의 동시다발적인 발전에 힘입은 것이었는데…

겨우 신약 하나 만드는데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과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던 과거와 달리, 실시간 바이오 컴퓨팅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많은 부작용과 안전성 검증을 즉시 처리할 수 있게 된 바이오 테크놀러지 발전은 그 중에서도 핵심적인 부분이었다. 이로서 수많은 바이오 생체기술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검증되고 도입될 수 있었던 것 이다. 지난 121년간 쌓인 의학논문의 수보다, 지난 나흘간 생성된 의학논문의 숫자가 더 많다는 것이 그 증거였다.

"뉴바디를 허용하라! 허용하라!"

물론 이 시대에도 극단적으로 벌어진 빈부격차 문제, 문화충돌 등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긴 했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는 다음 단계의 도약을 위한 경계에 서있었다. 그것은 놀랍게도 죽은 자를 부활시키는 기술, 정확히 말해 '새로운 신체로의 사고(思考) 이식 허용'에 대한 것이었다.






뉴바디





국회에서 벌어진 공개청문회. 격렬히 찬반여론이 나뉘던 소위 '뉴바디법'은 여론조사 결과, 찬성 50.4%, 반대 48.3% 기타 1.3%로 찬성 쪽이 근소한 우위에 있었다.

"이미 우리는 지금도 국립추모원과 그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하여 언제든지 이미 고인이 된 가족, 지인, 친지, 반려동물들과 홀로그램 화상미팅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뉴럴링크 전자 뇌 업로드에 동의를 했고, 미팅신청에 그들이 응하기만 한다면 말입니다. 작년 기준, 사망신고가 완료 된 사망자의 68.4%가 전자 뇌 업로드 서비스를 이용했습니다. 즉, 사전에 미리 백업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중대한 신체훼손을 동반한 급사, 소수의 기피자를 제외하면 우리 사회의 다수는 기본적으로 '죽음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상태라고 보는 편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침을 삼긴 찬성쪽 패널의 성명원 한국의료원 라이프챌린지 사업국장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전자 뇌 서비스는 '훌륭한 복제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요. 전자 뇌로 업로드 된 그 인격체가 생전 고인의 모든 기억과 사고의 방식까지 완벽하게 동일하게 구현한 것은 맞습니다만, 그것은 단지 전기신호를 완벽하게 복사한 복제품일 따름입니다"

이미 과거 많은 토론 프로그램이나 국회의원 시절의 모습과 같이, 성명원 국장은 오늘의 공청회에서도 '복제품' 등, 사회적으로 금시기 되는 부분에 대해 거침없는 표현을 사용해가며 말하고 있었다.

(중략 : 본 소설은 스타일박스 유료 메일링 서비스 구독자 전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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