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Browsing all 703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

이 세계의 용사 출신 황제인 내가 현실에서는 인생실패자?!

"폐하, 기침하시지요" 코를 스치는 향긋하면서도 매혹적인 레드 라일락의 익숙한 향기. 순간 지난 며칠간 뜨거운 밤을 보낸 몇 십에 이르는 후궁과 무희들의 얼굴이 뇌리를 스르륵 스쳐 지나갔지만, 기억하건데 이 향기의 주인은 그녀들이 아니다. "…레오라" 마왕 페르사스를 무찌르는 거대한 모험을 함께하며 수백 번도 넘게 생사의 고비를 함께 넘긴 동료이자, 황후인...

View Article


노을

오늘도 한가함을 이기지 못해 호텔 로비에서 커피를 마신다. 집 앞 1분 거리에 즐비한 수많은 동네 카페와 프렌차이즈 카페를 두고 왜 굳이 10분 가까이 걸어와 세 배가 넘는 가격에 커피를 마시냐 하면 조금 더 내 시간을 귀하게 쓰고 싶기 때문이다. 달그락 은은하게 울리는 음악 소리가 끊어지는 찰나에 내려놓은 커피잔의 달그락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평일...

View Article


등신

"뭐 먹고 싶어?" 나의 질문에 진서는 "아무거나" 하고 대답한다. 그때 정말 아무거나 골랐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진서가 좋아하는 거 사주고 싶어서 한번 더 물어봤다. "그래도 뭐 먹고 싶은거 있을거 아냐. 배 안 고파? 좋아하는거 사줄께" 하지만 진서는 짜증난다는 듯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쏘아붙였다. "아 그냥 아무거나 먹는다고. 아무거나 먹는다면 그냥...

View Article

이 세계의 용사 출신 황제인 내가 현실에서는 인생실패자?! EP.2

내가 지난 13년간 밤낮 없이 즐기며 인생을 바친 엄청난 스케일의 판타지 VR게임 '엠퍼러'. 현실에서는 부모 등골 빨아먹는 쓰레기일진정, 게임 속에서만큼은 '마왕을 무찌르고, 대륙을 통일하였으며, 엄청난 정치력으로 역사상 최강의 대제국을 만들어 낸 위대한 황제'인 나다. '그런데' 한 게임을 너무 오랫동안 플레이 하다보니 근래에 와서는 권태가 생겨, 결국...

View Article

이 세계의 용사 출신 황제인 내가 현실에서는 인생실패자?! 完

나는 거의 19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플레이 뒤에야 VR헬멧을 벗고 침대에 누웠다. 눈이 아프다 못해 뒷골이 욱씬 쑤실 정도의 통증이 몰려왔다. 뒷목과 허리까지 안 아픈 곳이 없었다. '후' 절망감이 몰려왔다. 어처구니 없지만 '청춘을 바쳐가며' 플레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 게임에서 난 지금 모든 것을 날릴 위기에 처해있다. 내 손으로 키워낸 최강의...

View Article


[유료] 하린

그녀를 만난 것은 전시관 2층에 마련된 인디서점에서였다. 몇 권인가의 책을 집었다가 다시 매대에 내려놓으면서 잘 맞추어 정렬하는 것을 보고, 아마 내가 점원이라고 착각을 했던 모양이다. 마침 그날따라 내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올 블랙 까마귀 스타일로 입기도 했고. "혹시 '끈'이라는 책 있을까요? 테헤란 출판이라는 곳에서 나온건데" "아, 그 책이요?"...

View Article

위대한 기술

1957년 10월 4일, 소련은 스푸트니크의 발사로 기술경쟁에 있어서 미국에 한발 앞서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미국은 '스푸트니크 쇼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고 척수반사적으로 역시 우주 개발에 돌입하려 했지만, 마지막 순간 미국은 모든 것을 뒤엎는 위대한 결정을 내린다. "소련이 우주공간에 쓰레기를 내버리는 동안, 우리는 인류애에 힘쓰겠다"...

View Article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

사실 시간 자체가 없다는 것은 핑계다. 아무리 월화수목금금금, 나인투텐으로 일하는 직장인이라고 하더라도 다들 휴대폰 잠깐 하고, 집에 와서 게임 한 두 시간 하고 미드 보고 맛집 가고 가끔 영화 보는 수준의 여가시간 정도는 누구라도 무조건 있다. 무슨 책이라는 매체가 한번 펴면 무조건 끝까지 다 봐야하는 식의 매체도 아니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 읽을...

View Article


다영

무려 3년 만이다.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잘 지냈어?" 간단한 안부 인사를 서로 건내고, 시시한 근황 이야기를 잠깐 하며 맥락이 살짝 끊기자 그제서야 어렵게 그녀가 본론을 말한다. "혹시 여윳돈 좀 있어?" 코웃음을 참은 것은 그동안 나도 사회생활 단련이 조금 됐다는 증거이리라. 하지만 나는 가타부타 말을 하기 전에 액수부터 물었다. 애초에 액수가...

View Article


용불용설

형은 천재였다. 엄마 말로는 7살 때 미적분을 풀 수 있었다는데, 그건 엄마 말이고 형의 말에 따르면 이미 그 이전에도 개념을 당연히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냥 검사 받았던게 7살일 뿐이란다. 형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큰 이모부의 도움을 받아 국가영재지원 프로젝트인가 뭔가로 엄마와 함께 미국 유학을 떠났다. "아빠, 밥 먹자" 화물차 운전기사와 다방 레지...

View Article

서킷에서

승영이 형은 빡세게 코너를 돌면서도 그냥 카페에서 대화하듯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한다. 이런 멀티테스킹 능력은 참 부럽다. "레이싱 취미에 맛들리다보면 계속 차에 돈이 들어가. 당장 초보자가 서킷 한번만 돌려고 해도 장비가 얼마냐. 라이센스에 세션비에 헬멧부터....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효재

지금은 없어진 교육 과정이지만, 예전에는 초등학교 교육과정 중에 개구리 해부가 있었다. 아이들이 직접 개구리의 배를 가르고 다리에 전극을 연결해서 생체전기를 실험하는 식의 꽤 그로테스크한 교육이다. "난 재밌던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내 적성을 그때 깨달았....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뉴피플

2294년 1월 7일.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연방 생명과학총회에서 발표된 '뉴피플' 프로토타입의 발표회는 이례적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공개 방송과 함께 진행되었고,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해당 주사제를 직접 스스로의 몸....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아픔

오랜만에 오빠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다. 거의 2년 만이다. 다시는 들어가보지 말자고 했던 그 계정에 기어코 또 들어갔다. 볼 때마다 괴로웠던 오빠의 새 여자친구. 예쁘고 스타일 좋은 그 여자친구. 거울에 비친 내 모습과 너무나 비교되는 그녀. '아…' ....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유료전용] 포스트 코로나

- 본 소설의 내용은 완전한 픽션입니다 -  "코로나 종식 선포 1개월. 아직도 거리에는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이 마스크로 남아았지만, 회복되기 시작한 번화가의 상권은 상인들의 입가에 미소를 감돌게 하고 있습니다. 서서히 불어오는 봄바람과 함께 희망이....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게임 개발자 이야기

인디게임 개발자로서 단언하건데, 확실히 요즘에는 게임 만드는게 쉬워졌다. 아니 쉬워졌다기보다는 환경이 좋아졌다. 그래, 좋아졌다. '어디까지나 예전에 비해서지만…' 최신 게임엔진들은 뭘 써도 하나같이 다 워낙에 잘 다듬어졌고, 에셋 번들이나 각종 패키지....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진짜요?" 내가 생각했을 때 그렇게까지 웃긴 이야기는 아닌데 인정이는 그게 그렇게 웃기다고 빵빵 터진다. 내 팔뚝을 때리고 허벅지를 때리고. 그 와중에 한 대 맞았을 때 나도 모르게 팔뚝에 힘까지 줬다. 애초에 오자마자 옆 자리로 앉으니 기분도 좋았다. 왜....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실패자

정말 서럽게 엉엉 울던 그녀가, 지난 18년간 마음 속에 혼자 품고 있었던 아무에게도 말 못한 고민을 나에게 처음으로 털어놓았을 때 나는 결심했다. 그녀를 꼭 행복하게 해주자고. 그리고 5년이 지난 어느 날 그녀는 나를 떠나며 쓰레기라는 한 마디를 남겼다. ....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인아

"7번 고객니임" "네, 들어가자" "응" 이미 가게 밖에서부터 진동하던 야끼토리의 향기는 왁자지껄한 가게 안에 들어서자 뿌연 수증기와 함께 나의 식욕을 강렬하게 돋군다. 그 증거로 이미 조금 출출하던 뱃 속이 단번에 요동치기 시작한다. 인아도 마찬가지다....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운동권

부채로 더위를 달래며 바둑 묘수풀이를 하시던 아버지는, 뉴스 속 대학생 시위대를 보며 잔뜩 역정을 내고는 혀를 찼다. "저런 놈들이 나라 말아먹는 놈들이라고. 부모들이 죽어라 키우고 가르쳐서 대학 보내놨더니 하는 짓이라고는 데모질이라니. 아니 이 좋은 세상에.... 글 전체보기

View Article
Browsing all 703 articles
Browse latest View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