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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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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코리아

"충성! 신고합니다! 병장 김호구는 2014년 10월 12일부로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전역을 하게 된 김호구. "쉬어. 허허, 그래. 고생 마이 했다. 으뜻노? 마 이제 세상이 다 니꺼 같나? 그래도 아일걸. 니 나가믄 아 그래도 군대가 편했구나 할껄? 기양 여서 말뚝 박는거 어떻노? 밥 주고 옷 주고 재워주고. 이기 니 나가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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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한 살의 알바

"오빠 끝나고 같이 가요" "어? 어어. 그래" 나이 서른에 인턴직 수행 후 정직원 전환 채용 불가 통보를 받고 퇴사한 지 어느덧 7개월째. 반 년이 넘게 놀았다. 실업수당이 있긴 했지만 그것만 믿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일자리는 더더욱 없었다. "4,200원입니다" 삼수 지방대, 학점 평균 2.5, 키 171cm, 안경잡이에, 애기 얼굴에 목 짧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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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콰이어 문학상

별책부록으로 제공된 '문학상 수상집' 뒷면의 심사평을 보고나서도 어떤 기준에서 작품이 선정되었고 평가의 최종 점수가 몇 점이었을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무리 '신인 작가의 가능성을 보고 선정한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 작품들이 그래도 국내 간판 남성잡지의 첫 문학상 수상작이라니 오랜 독자로서 조금, 아니 많이 안타깝다. 어쩌면 앞으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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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어이구, 사모님. 벌써 지치셨어? 허허, 참. 자, 이거로 땀 닦으시고" 상구 아재는 오늘도 그만의 피앙새 조 여사님께 지극정성이다. 험한 길이면 손 잡아주고, 목 마를 참이면 물통 내밀고, 땀 흐를라 치면  손수건 내밀고. "감사합니다" 하지만 새 것처럼 빨았음에도 노총각 냄새가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손수건에 조 여사는 그저 간신히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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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보는 남자들이 제일 싫어요"

다슬이의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조금 파격적이었다. 연애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음에도 주변에 들끓는 남자들이 넘쳐났던 그녀였던 만큼, 굳이 '간 보는 남자'에 목을 맬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그랬고. "요즘 남자들 왜 그래요?" 그러나 그 순간 그녀의 나이가 벌써 내년이면 서른이라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떠올리자 충분히 그럴만하다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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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브라질 빈민가에서 아프리카 오지 마을까지, '발 닿는 곳이면 어디까지'라는 그녀가 속한 구호단체의 모토처럼 지구촌 방방 곡곡을 돌아다녔다. 7년차에 접어든 지금, 혜정은 이제 제법 커리어도 쌓여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도 종종 들어오곤 했다. 어떻게 알고 연락을 한 것인지 한국의 대기업에서도 연락이 오곤 했다. 물론 그녀는 "제네바나 워싱턴에서 연락이 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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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날

서기 2025년. 미 우주 항공국은 그 창립 이래 가장 큰 과학적 성과를 거둔다. 아쉽게도 그 내용은 그리 달가운 것이 아니었다. 지구를 향해 날아오는 엄청난 크기의 소행성을 확인한 것이다. 다각적인 분석이 이루어졌지만 지나치게 큰 운석의 크기는 정확히 13년 뒤 그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여 지구의 생명체 99.999%를 멸절시킬 것을 새삼 확신시켜주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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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간다운 로봇

"오빠, 그것들 좀 이제 버리면 안 돼?" 다음 주로 다가온 이삿날을 앞두고, 아내는 창고 안에 쌓인 '그것'들을 버리자고 며칠째 화를 내고 있었다. 지난 두 차례의 이사 때도 그랬지만, 특히 이 집의 창고를 자신이 아끼는 화분들의 온실로 개조하길 간절히 바라던 그녀로서는 그 바람을 4년이나 포기한 채로 참고 지낸 만큼 명분은 쌓을만큼 쌓은 셈이다.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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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찌질이

"내가 잘 못 산거냐?" 오늘도 세 찌질이는 포차에 앉아 새벽 1시가 되도록 꼼장어 한 사라에 소주 두 병으로 3시간째 버티고 있습니다. 다행히 요즘 날씨가 추워 별로 장사도 잘 안되는 터라, 포차 이모님은 그저 자리라도 채워주고 있는 저 셋에게 별 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모, 여기 소주 한병 더 주세요" 대철이는 조금 오늘 술이 들어갑니다. 때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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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 : 분노의 권력자

검은 레토나에서 내린 낡은 진압복의 남자. 전투화에 쌓인 흙먼지는 그 남자가 어떤 지옥을 뚫고 왔는지에 대한 증명이었다. 그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긴 한숨은, 그는 입초에서 졸며 근무를 서고 있는 한 이경을 보며 어이없는 웃음으로 바뀌었다. "야" 선 채로 잠든 그 이경은 그러나 쉽게 깨지 않았고, 다시 한번 "야!" 하는 호통 후에야 그는 정신을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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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만 글들

요 근 얼마간 동안 쓰다가 만 글들. 쓰다가 퍼진 것들이라 아마 영원히 완결 볼 일 없을 것 같아서 미완성으로 공개.  1. 가정문제전문가 김성덕 여사  "오늘 방송, 수고하셨습니다" 윤재일 아나운서. 얼마 전 인기 탤런트와의 결혼으로 새삼 이슈가 되기도 한 그는 훤칠한 외모와, 가끔 출연하는 예능 방송에서의 서글서글한 성격 덕분에 아침방송을 즐겨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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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스박

나는 어렸을 적의 내 사진을 근거로 부모님께 곧잘 '나의 진짜 부모님'을 요구하곤 했다. "우리 한번도 단독주택에서 살았던 적 없다면서. 그런데 이 사진은 단독주택인데다가 심지어 집에 그네를 메어둘 나무까지 있어. 솔직히 말해 봐. 허허, 자네들, 어느 회장님의 자식인 나를 지금 대신 키워주고 있는거지?  언젠가 내가 나이가 차면 진짜 아버지 어머니가 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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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시키신 분!" 그다지 큰 기대를 하고 나간 것은 아니었다. 익명채팅이라는게 의례 그렇듯이 폭탄이 나오지만 않아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애초에 이 나이에, 뜬금없이 생각나 몇 년만에 접속해 본 익명채팅의 상대와 쿵짝이 잘 맞아 번개를 한다는 자체가 그냥 무언가 웃겼다. 왕년에 잘 나갔던 탑 클래스 여자 연예인과 같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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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이거 가져도 돼?"

선미 누나는 큰어머니 패물통을 뒤적이다가 앤틱한 스타일의 브로치를 꺼내들었다. 어머니는 조금 머뭇거렸지만 이윽고 할머니가 시원하게 말씀하신다. "어휴, 브로치 하나 얼마나 한다고. 가져라 가져" 단박에 큰어머니의 안색이 바뀌었지만 어른의 말씀이라 감히 토를 달지는 못한다. 안방에서는 옷장을 뒤적이던 재승이 삼촌이 말한다. "아 큰 형, 어휴,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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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로

2016년 1월 14일, 조원규 신임 총리 후보자의 국회청문회 석상에서 대형 이슈가 터졌다. 조 총리 후보자가 그동안 인터넷 포털 뉴스기사에 작성한 댓글들이 문제였다. 현직 야당 대표에 대하여 '빨갱이 새끼', '못 배운 놈'의 댓글을 작성한 것은 물론, 여성 탤런트의 화보 사진에는 '맛있겠구만', '궁뎅이가 빵빵한게 잘 익었다' 같은 성희롱 수준의 댓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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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

재현은 학교를 다녀오자마자 컴퓨터를 켰다. 영어학원에 가기까지 약 1시간 반의 시간이 있지만 그리 긴 여유는 아니다. 엄마가 아침에 끓여놓은 쇠고기국에 얼른 밥을 말아 컴퓨터 앞으로 가져온다. "후룹" 한 숟갈 떠먹으며 그는 바탕화면의 체인지 버스터  아이콘을 클릭한다. 로그인 화면에 아이디,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하단의 본인인증 선택에서 [ 휴대폰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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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너는 도대체 저 책들 뭐해다 써먹을거냐. 확 그냥 다…"

청소기를 돌리던 엄마는 거실방 가득 쌓인 '생각보다 짧은 시간' 책의 재고들이 가득 담긴 박스를 보며 오늘도 울화통을 터뜨리신다. 아주 산처럼 쌓인 박스더미에 숨이 다 막힐 노릇이다. "너 이거 어떻게든 좀 해봐. 어디 나가서 좀 팔아먹던지, 헌 책방에 가 팔아먹든지 아니면 엄마가 확 다 그냥 고물상에 키로 단위로다가 걍 엿 바꿔먹을테니까" 나는 침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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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교육계에서 사용되는 '중2병'이란 단어에 대한 소고

중2병이라는, 일본 인터넷에서 유래한 신조어/은어가 있다. 아니 신조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벌써 15년 전쯤에 유행했던 말이다. 지금도 쓰이기야 쓰인다만. 그 뜻이야 다들 알다시피…'사춘기 시절 겪기 쉬운 자의식 과잉에 의한 손발 오그라드는 행동/사고방식의 부끄러운 흑역사에 대한 자조적인 비웃음' 정도로 규정지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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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박기어 코리아

201X년 봄. 원작과 달리 스폰서 눈치나 보면서 그저 방영 시간 내내 "네에~ 이 괴수 같은 마력과 엄청난 디자인의 오우오우!"하며 해외 명차 애널 써킹하기 바쁜 핵노잼 X기어 코리아에 분개한 마니아들은 드디어 진정한 한국형 자동차 리뷰 방송을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몇 달만에 드디어 방송이 시작되는데 방송의 이름은 '스박기어 코리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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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스타일박스가 글 쓰는게 확 줄지 않았어?"

남현과 재진은 언제나처럼 인터넷 가십을 논하다가 이글루스의 블로거 '스타일박스' 이슈에 이르렀다. 블로그 개설초기부터 팬이었던 남현은 언제부터인가 스타일박스가 블로그에 글 쓰는 양이 확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옛날에는 막 하루에 두 세 편도 쓰고 그랬는데. 요새는 뭐 한달에 서너 편이나 올라올까 말까. 슬슬 매너리즘에 빠진건가? 뭐 돈이 생기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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