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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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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성

팽종 4년, 나이 서른여섯에 벌써 별좌 자리에 오른 하평 차씨 13대손 차 아무개는 위로는 영의정과 동지사, 좌찬성을 배출한 명문가의 후계자로, 본인도 그 인품이 덕이 있으면서 절도가 있고 공과 사의 구분이 엄격 하며 밖으로는 자애로운 나라의 관원이자 안으로는 자상한 지아비로서 그 능력과 됨됨이가 참으로 훌륭한 군자 중의 군자라 할만하였으나… 안타깝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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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게이 이야기

녀석은 처음부터 외모나 스타일 따윈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 뭘 보냐고 묻자, 픽 웃은 그는 대답했다. "아저씨는 이미 합격이에요" 사실 첫 인상부터 좋았다. 나보다 아홉살이나 어린 애고, 처음 보는 사이인데다 별로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 할만한 건덕지도 없었으며 심지어 외모의 클래스도 나보다는 녀석이 훨씬 위였다. 그래서 머리로는 당연히 안 되겠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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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다니는 그녀

1월 1일…그녀와의 마지막 카톡이 무려 8개월 전이라는 사실에 새삼 놀라며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형식적인 카톡을 용기까지 내어 보냈다. 그리고 역시 형식적인 인사를 주고 받았다. 어쩌면 다음 카톡까지의 텀은 더 길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한달, 이번에는 그녀가 먼저 카톡을 보내왔다.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오빠!" 간만에 만난 연주는 조금 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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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회사에서부터 열이 있었다. 정아씨한테 받은 해열제를 먹고나서 조금 열이 가라앉았지만 그래도 미열이있었다. 조금 민망할 정도로 폐병쟁이마냥 기침을 계속 해댔고, 머리가 빙빙 돌았다. 조퇴라도 하고 싶었지만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기안 받으러 돌아다녀야 하는 것마저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 "연천 초등학교 쪽으로 가주세요""네"해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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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사업 - 라이프 BGM

개요 : 현실은 언제나 픽션 그 이상의 감동과 희노애락을 제공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현실의하루하루보다는 픽션 속의 한 장면에 열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픽션 속 명장면에는 그 상황 속의 감정을 200% 고조시키는 배경음악이 존재하고, 현실 속에서는 배경음악은 커녕 분위기 깨는 소음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 의뢰인이 사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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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이주일 뒤

늦잠을 자고 일어났다. 부스스한 머리칼, 뻐근한 뒷목, 두통이 끊이질 않는 머릿 속, 부을대로 부은 눈, 아픈 목…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니 폐인도 이런 상폐인이 없다.긴 한숨과 함께 세수를 하고 샤워를 한다. 그리고는 다시 침대로 와 털썩 앉는다. 모처럼의 연휴라고 해봤자할 일이 없다. 이제는 그녀가 없으니까. 평소 같았으면 일어나 침대에서 뒹굴대며 전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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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박스의 화이트 노이즈 : 남성잡지를 사는 남자들

이 글은 패션 커뮤니티 '글루와(gluwa)'측의 의뢰로, 소정의 고료를 받기로 하고 작성되었다. 물론 받기로 한 고료는 잡지구입 비용과 그 구매를 위한 식사비-택시비로 이미 다 써버린 상태…내가 돈 쓰는 스타일이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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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레드

여느 날처럼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나. 개운하게 몸을 씻고 컴퓨터 앞에 앉노라니 메일함에는 오늘도 수십통의 스팸 메일이 쌓여있다."흠"그러나 그 와중에는 눈에 띄는 제목의 메일이 한 통 와 있었다. [ 스박님께 긴히 드릴 문의가 있습니다 ] 무슨 내용인가 궁금해서 열어보니 그 내용은 뜻밖의 것이었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평소 스박 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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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장

꽤나 고되고 힘든 출장이었지만 아침에 호텔에서 찍은 바다 사진이랑 아이파크 사진은 마음에 든다. tag :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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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박스의 화이트 노이즈 : 3월의 남성잡지

지난 달에 이어 다시 돌아온 남성잡지 탐구 포스팅이다. 이 포스트는 패션 커뮤니티 gluwa의 후원으로 작성된다. (물론 받은 원고료는 잡지 값으로 죄 빠져 나간다) 지난 달과 살짝 잡지 선정을 바꿨다.(무게만 해도 만만치 않다)9권의 남성잡지를 이렇게 쌓아놓고 서점 계산대에 서있노라면 부록에 미친 잡지 덕후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두렵지만-하지만 놀랍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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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

다 씻고 옷 입고 집을 나설 때까지도 자고 있던 혜선은 "갈께" 하고 한 마디 할 때 즈음해서야 겨우 눈만 뜨곤 "응, 잘가" 하고 인사 한 마디를 건낸다,일전의 정이랑 모텔 갔을 때 가방에 챙겨둔 일회용 면도기가 있었다. 그게 생각나 안 하려던 면도를 하다가 입가를 살짝 베었다. 또 한 방울 피가 배어나온 것 같아 그 상처를 슥 혀로 핥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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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실장 "미스 장 오늘 끝나고 뭐해?"

미스 장 갈아야지 갈아야지 하면서도 벌써 몇 주가 넘게 안 갈고 있는 침침한 형광등 아래 오늘도 미스 장은혼자 늦게까지 남아 미싱을 돌린다. 그런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던 노실장은 다가가 물었다."오늘 끝나고 뭐해?"밤 11시 40분에 끝나봐야 뭘 뭐하긴 뭐하겠냐만 그의 질문에 미스 장은 살짝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냥, 집에 가서 자야죠 뭐"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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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친구가 몰래 저에게 말했어요

"우리가, 아니 혜지보다 나를 더 먼저 알았으면 어땠을까"무슨 뜻인지 모를 리가 없죠. 독이 든 성배나 다름없는 그녀의 말. 압니다. 아무리 비밀로 하자고 해도, 만약 그 성배의 포도주를 마시면 결국 그 포도주는 독이 되어 언젠가 모든 것을 파멸로 이끌 것이 분명합니다.   아마도 몇 주일 후쯤 "혜지야, 미안한데. 나 니 남친이랑 잤어" 라는 폭탄 선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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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그녀

첫 만남부터 난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거래처의 마케팅 팀장이었던 그녀는 또박또박 옳고 그름을 짚어 따지고 들었고, 그 주장은 논리정연했다. 아마도 단단히 준비를 해온 모양이다. 악명 높았던내 전임자와의 힘겨운 싸움을 위해서였겠지.  "우선 이 표를 봐주세요. 이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그렇군요" 우리 회사가 그동안 우월적인 입장을 이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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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설계

그는 짧막한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여주었다. 한 남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짧은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이 작품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이 주인공의 삶에서 잘못한 점이 있다면?"답은 정해져 있다. 보험회사 직원이 보여준, 한 남자의 삶이 담긴 그 애니메이션…그리 철저하지 못했던노후설계, 만약의 불상사에 대처할 방법이 없어 열심히 한푼 두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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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그레이

사실 썩 나쁘지 않았다.우리는 이삼주에 한번씩 만났으며, 만나서는 서로가 알고 있는 최고의 맛집에서 식사를 함께 하고 영화를 보거나 미술관을 가거나 함께 운동경기를 보거나 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한두달에 한번 꼴로 플로리스트에게 부탁한 꽤 비싼 꽃다발을 안겼으며 1년에 한두번 여행도 함께 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성인 남녀인 이상 당연히 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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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시대 고시원 506호

후덥지근하다. 그나마 탈탈 돌아가던 선풍기도 엊그제 고장나서 멈추었고 이 방 안은 찌는듯한 열기와 땀 쩐내, 부랄 쉰내와 지린내가 가득한 그야말로 생체 독성 실험장이나 다름없다. 우리 윗윗 층의 흥수아자씨는 몇 날 며칠 째 나를 잊지 말아요를 연습해 제끼는데, 아니 세상에 대학가요제 나간다면서 왜남의 노래만 줄창 불러제끼는지 이해를 못할 노릇이다. 그나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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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혹시 이 설문조사 하나만 해줄 수 있어요?"

금요일, 칼퇴근을 준비 중인 나에게 그녀가 전화로 물어왔다. 알겠노라며 설문에 응해주니 혹시 주변에 아는 파워블로거나 마케팅 쪽 일하는 사람이 없냐고 또 물어왔다. 왜 그러냐고 묻자 설문조사를 좀 할 게 있는데 무작정 발품 팔아봤자 답이 몇 개 돌아오지도 않고 얼른준비해야 되는데 이래저래 큰일이라며 힘들어 하는 눈치."도와줄까"라는 말이 입에서 뱅뱅 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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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함

날씨가 많이 흐려서였을까. 서울에서 출발할 때보다 기분이 많이 다운되었다. 교외의 한가로움도 왠지 그저 을씨년스러움으로 느껴졌다. "날씨가 갑자기 안 좋아지네"운전 하던 오빠도 그렇게 느꼈던지 목소리 톤이 조금 낮아졌다. 쿵작쿵작 신나게 틀어놓던 음악도 껐다."근데 정말 사람 하나도 없다…"무슨 유령도시 같았다. 싸이클 경기장에 역도 경기장,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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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박스 블로그 방문자 분들의 재무상태 설문 결과

1며칠 전, 삼성생명에 재직 중인 아는 이쁜 여동생에게 설문조사를 부탁 받았다. 재무상태 관련 세미나 준비를 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구하기 위한 설문이란다. 혹시 설문 해줄 사람 없냐며발을 동동 구르길래 알겠노라고 하고, 아는 사람 통해서 블로그에서 설문을 받아주겠다며 이 블로그에서 설문을 실시했다.대략 한 50명 정도를 예상했으나 뜻밖에 178명이나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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