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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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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총량의 법칙

때는 바야흐로 22세기. 독일의 과학자 그룹 '델롭'은 UN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사회학과 통계학, 인류학과 심리학에 있어서 역사상 최고의 발견을 해내는데 성공한다. 그것은 '전 인류가 소유한 행복의 총량은 정해져 있으며, 누군가가 불행해질 때 누군가는 행복해진다'라는 내용으로 이른바 '행복총량의 법칙'이라 불리웠다. 한 개인이 느끼는 행복과 불행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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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살이

개인 짐은 총무과 윤정씨한테 부탁해서 회사 퀵으로 쏴주기로 했다. 뭐 이미 지난 주부터 하나둘씩 빼서 별로 집으로 부칠 것도 없지만. '후우'나이 서른 여섯에 여지껏 계약직에 파견직이나 전전하다 대리 한번 못 달고 만년 말단사원으로 겉도는 나. 그래도 두어살이라도 젊었을 때만 해도 '이러다 잘 풀리겠지' 하는 생각이라도 있었다만 이제는 그딴 생각조차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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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빛

모텔의 침침한 붉은 빛에 담배 연기를 뿜노라니 피어오르는 빛 먼지에 내 폐 속까지 답답해지는 기분이다. "창문 좀 활짝 열고 피워라 씨발새끼야"내 한 소리에 현구는 씩 웃으며 "몸 아끼는거야? 하여간 형은 진짜 웃겨" 하고 비아냥 댄다. 그도 그럴 것이그와 내가 이 모텔 방에 들어온 것은 언제나와 같은 이유니까. "빨리 옷 벗어"내 지시에 현구는 웃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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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박

 여의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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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시체

그러니까 내가 기억하는 처음은 이렇다. 한국대병원에서 입원환자들이 난동을 피워서 지금 아수라장이다, 라는 내용의 사진과 영상이 체이스북을중심으로 인터넷에서 유포되기 시작한 것. 처음 기사로 보도한 것도 유력 일간지나 통신사들이 아닌 그냥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돌면서 기사받아 쓰는 영세 온라인 뉴스사였다. 어쨌든. 화질도 별로 좋지 않고 많이 흔들리는 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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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에서

"기존의 스토리지 시스템에 비해 최소 200배 이상 빠르고 효율적인 네트워크 플랫폼으로서의 혁신…"나는 아까부터 하품을 참느라 고생하고 있었다. STK 기영원 대표의 환영사에 이어 다음 연사로 나온 배 뭐시기 부장이라는 이의 시스템 소개 PT인데, 말투가 느릿느릿하고 뻔한 내용을 과다하게 포장하는 것이 엄청나게 지루했다."지루하신가봐요"그리고 바로 그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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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를 샀다

며칠 전, 웹서핑을 하다가 레고 이야기를 봤다. 강렬한 구매충동이 들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레고를 질렀다. LEGO 로고가 선명히 찍힌 덴마크제 진짜 레고를 사고 싶었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거니와 내가 기억하던 그 추억의 해적선 시리즈는 이제 팔지도 않더라. 다행히(?) 중국에서 나온, 그 옛날 해적선 시리즈와 거의 95% 이상 일치하는 카피본 해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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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회색 사랑

"나약해"그녀는 스스로를 가리켜 나약하다고 했다. 몸도 마음도 다 나약한 상태라고 했다. 자신에 대해서 제발 좀신경을 써 달라고 조르는 애처로운 외침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의 나는 꽤나 무심했고, 그녀의 말에대꾸하는 대신 그저 허리를 더 열심히 흔들어 댈 뿐이었다.이윽고 얼마간의 시간이 더 흐르고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담배를 한 대 피우고는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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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BOX의 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가슴 시린 연애 이야기부터 피식 웃음 나오는 헛소리까지, 다양한 글로 가득찬 stylebox의 블로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블로그의 내용 중 일부 내용은 미성년자에게 권장하지 않습니다. * '생각보다 짧은 시간' 서적 판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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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후덥지근한 밤, 텅 빈 사무실에 나홀로 앉아 선풍기를 벗 삼아 야근을 한다. 후덥지근해 죽을 지경이지만 중앙냉방식이라 7시만 넘어가면 에어컨이 꺼지는 통에 어쩔 수 없다. "후우…"나도 모르게 길게 한숨이 쉬어진다. 이미 짙은 어둠이 깔린 창 밖 너머로 도시의 빌딩 불빛들이 서로잘난듯이 빛나고 있다. 깊은 고독이 가슴 한 켠을 파고 든다. 외롭다. 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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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글 안 써?"

방을 닦던 아내가 물었다. 나는 무심히 읽던 책을 그대로 읽으며 되물었다."뭐?"무릎을 일으켜 세운 그녀가 "책 잠깐만 덮어봐"라고 브레이크를 걸며 진지하게 묻는다. 나는 가벼운 한숨과함께 책을 덮었다."결혼 전에는 블로그 같은 데다 글 많이 썼잖아. 여기저기 원고 요청 들어온 것도 써주고. 근데 요즘에는 왜글 안 써?"너무나 새삼스러운 질문. 그러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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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s, Please

방금 미국발 비행기에서 쏟아진 탑승객들은 입국 심사대쪽으로 향했다. 성격 급한 한국인들은 서둘러 발걸음을 빨리 했고, 한국에 처음, 혹은 오랜만에 오는 듯한 외국인들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가며 인천공항을 구경했다. "흠…"80년대, 독도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문한 바 있던 아시아 고지도 전문가, 박스스타일 박사도 그 중 하나였다.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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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런 데가 진짜 맛있는 데 잖아요"

남자가 나를 데리고 온 곳은 허름한 상가골목 끝자락의 작은 곱창집. 평소 곱창을 먹지 않는 나는 잠시 주저했지만 티를 내지는 않았다. 가게의 미닫이 문 유리창에 붙어있는, '곱창'이라고 쓰인 큼지막한 글자는 비닐 테이핑이 벗겨져 돌돌 말린 채로 축 늘어져 있었다. 그것은 마치 꺼내놓은 짐승의 창자를 연상시켜서 오히려 획이 무너졌음에도 '곱창'이라는 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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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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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남자들의 이야기

그러니까 별 대단찮은 작은 테크닉을 말하자면 이런게 있어. 소설을 쓸 때 말이지, 특정 부분의 디테일을 아주 확 높여버리면, 전체적인 이야기가 꽤 황당무계하고 얼개가 부실하더라도 왠지 그 디테일한 부분의찜찜함이 남아서 '혹시 사실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남게 만든단 말이지. 쉽게 말해서 아예 쌩 구라보다는 적절히 사실을 섞은 구라가 더 잘 통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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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우스개 소리로 그러잖아. 전 세계 애들이 몇 명인데 산타가 도대체 선물을 어떻게 다 돌리냐고? 근데 그거 참 머저리 같은 질문이야. 이미 다들 알잖아? 울면 선물 못 받는다는거. 1년에 단 한번도 안 우는 애기들이 몇 명이나 될거라고 생각해? 잘 봐. '울지 않은 아이'가 여기 이렇게 실시간으로 집계가 된다고. 25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리셋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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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짧은 시간

원래 시작은 참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저 전에 잠깐 '붉XXX'라는 닉네임으로 휘갈겼던 그야말로 망상의 나래들을 이글루스 서비스에 옮겨놓은 것 뿐이었다. 그리고 기왕 옮긴거 헛소리 좀 해볼까? 생각했다. 원래 계획도 두어달 끄적이다 시원하게 폭파하는게 목적이었다. 그게 조금 길어졌다. 어느새 3년을 훌쩍 넘겼다. 아무 생각없이 마구 휘갈기던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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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이후

몇 달 전의 일이다. 스타일박스 메일 계정으로 한 통의 메일이 날아왔다.  저 메일에 첨부된 사진은, 그 소개팅 녀가 보낸 이별의 편지였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당신은 좋은 사람이지만미안하게도 나는 당신에게 깊은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라는 내용이었다.  흔한 경우였을 것이다. 보통의 좋은 남자, 정말 착하고 잘해주지만 무언가 임펙트도, 별 다른 큰 매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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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총량의 법칙

때는 바야흐로 22세기. 독일의 과학자 그룹 '델롭'은 UN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사회학과 통계학, 인류학과 심리학에 있어서 역사상 최고의 발견을 해내는데 성공한다. 그것은 '전 인류가 소유한 행복의 총량은 정해져 있으며, 누군가가 불행해질 때 누군가는 행복해진다'라는 내용으로 이른바 '행복총량의 법칙'이라 불리웠다. 한 개인이 느끼는 행복과 불행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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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짐은 총무과 윤정씨한테 부탁해서 회사 퀵으로 쏴주기로 했다. 뭐 이미 지난 주부터 하나둘씩 빼서 별로 집으로 부칠 것도 없지만. '후우'나이 서른 여섯에 여지껏 계약직에 파견직이나 전전하다 대리 한번 못 달고 만년 말단사원으로 겉도는 나. 그래도 두어살이라도 젊었을 때만 해도 '이러다 잘 풀리겠지' 하는 생각이라도 있었다만 이제는 그딴 생각조차 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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