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미치겠다, 뭐 좋은 아이디어 없나?"
여자 넷 남자 둘, 아니 팀장인 나까지 합해서 남자 셋. 총합 일곱의 대가리를 모았는데도 이래 아이디어가
없나? 아 진짜 나 한창 말단 시절 같았으면 다 골통을 쥐어짜서라도 아이디어 좀 만들겠고만. 하 참나.
"아 뭐 끝발 날리는 아이디어 좀 내 봐. 이래서야 어디 뭐 되겠니?"
테이블에 놓인 수많은 스타워즈 관련 프린트 자료와 KT측에서 준 WARP 보고서를 놓고 다들 입맛만
다시고 있는 중.
"아니 그래도 지형이 니가 스타워즈 좀 봤다니까 니가 쫌 아이디어를 내봐야지"
"아니 저도 보기는 봤는데, 반쯤은 졸았어요. 졸라 재미없든데 나는"
여자애들은 죄 스타워즈를 안 봤고, 그나마 덕후삘 있는 막내 지형이 새끼가 보긴 봤다는데 자기는 그냥
대딩 때 친구들따라 딱 한 편 본거고, 것두 보다 졸아서 잘 모르겠단다.
"야야야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이런 기회는 진짜 잘 안 온다? 이거 잡아야 너네 내년에 또 이걸로 포트
폴리오 만들어서 또 큰거 물거 아냐. 이런 알짜는 외려 경쟁PT 잘 안시키는거 알아 몰라? 꼭 따야 돼"
다들 일 욕심들 있는 기집애들인만큼 이런 걸로 자극을 줘야 대가리를 좀 짜기 마련이다. 역시나 그나마
독해빠진 혜선이가 아이디어를 낸다.
"이게 스타워즈잖아요? 막 전쟁하는거니까, 치열하게 레이저빔 총 같은거 막 쏘고 그러는데 그 와중에
전화가 안 터져서 지원군을 못 부르다가 딱 LTE폰으로 거니까 딱 걸리더라! 뭐 이런건 어때요?"
"그건 LTE 속도감하고 아무 상관이 없잖아"
맞은 편의 진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저 기집애가 입을 열 때면 나름의 생각이 있는거다.
"제 생각은 역시 속돈데, 우주선 타고 막 미친듯이 가다가 너무 속도를 내서 광속을 넘고, 그래서 시간을
거꾸로 넘어가서… 그래서 자기가 자기한테 전화를 걸게 될 정도로… 아 이건 좀 그런가"
하아, 진아까지 헛다리 계속 짚네. 아 씨팔 스타워즈라도 보면서 할까.
"야야 지형아, 너 지금 스타워즈 좀 다운받아봐라"
"이미 다운로드 받아놓긴 했는데"
"그럼 프로젝터 켜서 실행해 봐. 소리는 끄고. 영화 보면서 이야기하자"
"네"
"팀장님 이거 언제까지 기안 내야되요?"
"당장 다음 주야. PT 일주일만에 하려면 지금 당장 아이디어 내서 작업 들어가도 한참 늦은 상태라고"
"하아"
"다들 오늘부터 퇴근 금지야"
그러다가 계속 고개만 숙이고 있던 윤식이가 입을 열었다.
"그냥 코믹으로 가죠"
"코믹?"
윤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스타워즈가 매니아층이 많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정통파 설정은 아무도 모르는거 걍 대충 아임유어파더
이거 밖에 다들 모르니까 그거는 그냥 마지막에 포인트로 잡고, 워프에 집중해서… 좀 웃기게, 전철 안에
아줌마한테 자리 뺏길 뻔한거 그, 이름이 뭐지? 다크…다크…"
"다스베이더"
한영이가 옆에서 설정집을 흘낏 보고 말해주었다. "땡큐" 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받은 윤식은 말을 이었다.
"그 다스베이더가, 워프해서 그 자리 차지하는 뭐 그런거 어때요? 웃길 거 같은데"
하나도 안 웃긴데. 직설적으로 한영이가 감평을 말했다.
"좀 구린데"
"그럼 아이디어 좀 내봐 구리다 구리다만 하지 말고"
한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나도 스타워즈 안봐서 모르니까 KT쪽 요구에 더 집중해서 말해보자면, 분산처리라면서. 그럼 군인들
처럼 막 딱딱 각맞게 움직이다가 다스베이더가 착 신호 한번 보내면 엄청 빠르게 우주선에 타서 어디
론가 슝 떠나는 그런 컨셉은 어때요?"
"뭔가 좀 약한거 같은데"
차 과장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녀도 아이디어를 내었다.
"나도 한영이랑 기본 아이디어는 비슷한데, 아까 윤식이말처럼 나도 코믹으로 해보고 싶어. 그 까만애가
되게 포스 넘치는 애라면서. 여기 설정에 보니까 다크포스 뭐 이런거 보니까 나쁜 남자, 뭐 딱 되게
카리스마 있는 적 같은데 그러면 얘가 반대로 확 깨게, 뭐 화장실 줄 서있다가…"
나는 거기서 잠깐 차과장의 말을 끊었다.
"어 잠깐만. 지형아. 방금 화면 돌려봐"
"네"
화면에서는 다스베이더가 뭔가 초능력으로 군인의 목을 조르는 장면 같은 것이 나오고 있었다.
"쟤 초능력도 써? 칼만 쓰는게 아니고?"
"아 완전 유치하다"
"저런거를 남자들은 왜 좋아하는거야? 내 전 남친도 완전 덕후였어 저거"
"토나와"
"다들 조용"
아이디어 내라니까 헛소리들만 주구장창 씨부리는 주제에 잔말이 많다.
"일단 그럼 쟤가 초능력 있는거보니까 그걸 이용하면 되겠네. 내 생각에도 코믹으로 가는게 임펙트 있어서
좋고, 워프 그 말 그대로 워프해서 뭐 하는걸로 하자"
"다스베이더 설정에 정말 워프 뭐 그런게 있어요?"
진아가 설정집을 넘겨보면서 물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 몰라 웃긴 광고하자는건데 뭐. 덕후들 말이야 누가 신경쓴다고"
"클라이언트가 스타워즈 빠면 어쩔라구요"
"그럼 망하는거지 뭐. 근데 저번에 전화할 때 이야기해보니까 자기도 뭣도 모르는 거 같던데"
"근데 왠 스타워즈야? 아 진짜 싫다"
아무렴 어쨌든 제휴와 영업만 성공하면 그만 아니겠는가.
"아 여튼, 그럼 아까 차 과장이랑 윤식이가 낸 거 초안으로 해서리, 먼저 전철에 탔는데 앉을 자리 없어서
두리번거리던 다스베이더가 딱 의자에 초능력으로 완전 빨리 이동해서 그 자리 앉으려던 아줌마 자리 딱
뺏는거 어때? 그리고 아줌마가 억울하다는 눈치 보이면 '아임유어파더' 해서 연장자라는거 표시하고.
어때?"
다들 뭐 지금 상황에서 딱히 뾰죽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결론은 나고야 만다.
"자 그럼 초안은 차 과장이 짜보고, 한영이 너는 그 뭐야, 한성에 전화해서 촬영 관련해서 준비할 거 있음
확인 좀 해봐. 그럼 이상, 일단 15분간 커피 브레이크!"
컨셉이 결정되자 모두들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찾아 시작한다. 좋아, 잘해보자.
여자 넷 남자 둘, 아니 팀장인 나까지 합해서 남자 셋. 총합 일곱의 대가리를 모았는데도 이래 아이디어가
없나? 아 진짜 나 한창 말단 시절 같았으면 다 골통을 쥐어짜서라도 아이디어 좀 만들겠고만. 하 참나.
"아 뭐 끝발 날리는 아이디어 좀 내 봐. 이래서야 어디 뭐 되겠니?"
테이블에 놓인 수많은 스타워즈 관련 프린트 자료와 KT측에서 준 WARP 보고서를 놓고 다들 입맛만
다시고 있는 중.
"아니 그래도 지형이 니가 스타워즈 좀 봤다니까 니가 쫌 아이디어를 내봐야지"
"아니 저도 보기는 봤는데, 반쯤은 졸았어요. 졸라 재미없든데 나는"
여자애들은 죄 스타워즈를 안 봤고, 그나마 덕후삘 있는 막내 지형이 새끼가 보긴 봤다는데 자기는 그냥
대딩 때 친구들따라 딱 한 편 본거고, 것두 보다 졸아서 잘 모르겠단다.
"야야야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이런 기회는 진짜 잘 안 온다? 이거 잡아야 너네 내년에 또 이걸로 포트
폴리오 만들어서 또 큰거 물거 아냐. 이런 알짜는 외려 경쟁PT 잘 안시키는거 알아 몰라? 꼭 따야 돼"
다들 일 욕심들 있는 기집애들인만큼 이런 걸로 자극을 줘야 대가리를 좀 짜기 마련이다. 역시나 그나마
독해빠진 혜선이가 아이디어를 낸다.
"이게 스타워즈잖아요? 막 전쟁하는거니까, 치열하게 레이저빔 총 같은거 막 쏘고 그러는데 그 와중에
전화가 안 터져서 지원군을 못 부르다가 딱 LTE폰으로 거니까 딱 걸리더라! 뭐 이런건 어때요?"
"그건 LTE 속도감하고 아무 상관이 없잖아"
맞은 편의 진아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저 기집애가 입을 열 때면 나름의 생각이 있는거다.
"제 생각은 역시 속돈데, 우주선 타고 막 미친듯이 가다가 너무 속도를 내서 광속을 넘고, 그래서 시간을
거꾸로 넘어가서… 그래서 자기가 자기한테 전화를 걸게 될 정도로… 아 이건 좀 그런가"
하아, 진아까지 헛다리 계속 짚네. 아 씨팔 스타워즈라도 보면서 할까.
"야야 지형아, 너 지금 스타워즈 좀 다운받아봐라"
"이미 다운로드 받아놓긴 했는데"
"그럼 프로젝터 켜서 실행해 봐. 소리는 끄고. 영화 보면서 이야기하자"
"네"
"팀장님 이거 언제까지 기안 내야되요?"
"당장 다음 주야. PT 일주일만에 하려면 지금 당장 아이디어 내서 작업 들어가도 한참 늦은 상태라고"
"하아"
"다들 오늘부터 퇴근 금지야"
그러다가 계속 고개만 숙이고 있던 윤식이가 입을 열었다.
"그냥 코믹으로 가죠"
"코믹?"
윤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스타워즈가 매니아층이 많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정통파 설정은 아무도 모르는거 걍 대충 아임유어파더
이거 밖에 다들 모르니까 그거는 그냥 마지막에 포인트로 잡고, 워프에 집중해서… 좀 웃기게, 전철 안에
아줌마한테 자리 뺏길 뻔한거 그, 이름이 뭐지? 다크…다크…"
"다스베이더"
한영이가 옆에서 설정집을 흘낏 보고 말해주었다. "땡큐" 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받은 윤식은 말을 이었다.
"그 다스베이더가, 워프해서 그 자리 차지하는 뭐 그런거 어때요? 웃길 거 같은데"
하나도 안 웃긴데. 직설적으로 한영이가 감평을 말했다.
"좀 구린데"
"그럼 아이디어 좀 내봐 구리다 구리다만 하지 말고"
한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나도 스타워즈 안봐서 모르니까 KT쪽 요구에 더 집중해서 말해보자면, 분산처리라면서. 그럼 군인들
처럼 막 딱딱 각맞게 움직이다가 다스베이더가 착 신호 한번 보내면 엄청 빠르게 우주선에 타서 어디
론가 슝 떠나는 그런 컨셉은 어때요?"
"뭔가 좀 약한거 같은데"
차 과장이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녀도 아이디어를 내었다.
"나도 한영이랑 기본 아이디어는 비슷한데, 아까 윤식이말처럼 나도 코믹으로 해보고 싶어. 그 까만애가
되게 포스 넘치는 애라면서. 여기 설정에 보니까 다크포스 뭐 이런거 보니까 나쁜 남자, 뭐 딱 되게
카리스마 있는 적 같은데 그러면 얘가 반대로 확 깨게, 뭐 화장실 줄 서있다가…"
나는 거기서 잠깐 차과장의 말을 끊었다.
"어 잠깐만. 지형아. 방금 화면 돌려봐"
"네"
화면에서는 다스베이더가 뭔가 초능력으로 군인의 목을 조르는 장면 같은 것이 나오고 있었다.
"쟤 초능력도 써? 칼만 쓰는게 아니고?"
"아 완전 유치하다"
"저런거를 남자들은 왜 좋아하는거야? 내 전 남친도 완전 덕후였어 저거"
"토나와"
"다들 조용"
아이디어 내라니까 헛소리들만 주구장창 씨부리는 주제에 잔말이 많다.
"일단 그럼 쟤가 초능력 있는거보니까 그걸 이용하면 되겠네. 내 생각에도 코믹으로 가는게 임펙트 있어서
좋고, 워프 그 말 그대로 워프해서 뭐 하는걸로 하자"
"다스베이더 설정에 정말 워프 뭐 그런게 있어요?"
진아가 설정집을 넘겨보면서 물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 몰라 웃긴 광고하자는건데 뭐. 덕후들 말이야 누가 신경쓴다고"
"클라이언트가 스타워즈 빠면 어쩔라구요"
"그럼 망하는거지 뭐. 근데 저번에 전화할 때 이야기해보니까 자기도 뭣도 모르는 거 같던데"
"근데 왠 스타워즈야? 아 진짜 싫다"
아무렴 어쨌든 제휴와 영업만 성공하면 그만 아니겠는가.
"아 여튼, 그럼 아까 차 과장이랑 윤식이가 낸 거 초안으로 해서리, 먼저 전철에 탔는데 앉을 자리 없어서
두리번거리던 다스베이더가 딱 의자에 초능력으로 완전 빨리 이동해서 그 자리 앉으려던 아줌마 자리 딱
뺏는거 어때? 그리고 아줌마가 억울하다는 눈치 보이면 '아임유어파더' 해서 연장자라는거 표시하고.
어때?"
다들 뭐 지금 상황에서 딱히 뾰죽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결론은 나고야 만다.
"자 그럼 초안은 차 과장이 짜보고, 한영이 너는 그 뭐야, 한성에 전화해서 촬영 관련해서 준비할 거 있음
확인 좀 해봐. 그럼 이상, 일단 15분간 커피 브레이크!"
컨셉이 결정되자 모두들 자기 할 일을 알아서 찾아 시작한다. 좋아,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