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살 한번 쪄보는게 소원이에요"
근심 어린 얼굴로 테이블 위에서 고민을 말하고 있는 그녀를 보노라니, 세상에는 정말 참 많은 컴플렉스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실히 168cm키에 39kg의 몸이라면 이건 심각한 레벨 아니겠는가. 하지만
혹시 그녀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서 미리 확실히 해두기로 했다.
"음, 소정씨, 혹시 착각할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우리 팻샵의 목적은 균형 있는 몸매를 만든다거나 마른 몸을
멋있는 몸으로 키워주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정말 말 그대로 살을 찌우는, 돼지처럼 살을 찌우는 그런 가게
입니다. 정말로 그런 몸을 갖고 싶으신거 맞지요?"
나의 말에 그녀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잘 이해 못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처럼 심각하게 마른 사람 중에는 정말로 그 반대로…네, 뭐. 정신병이라고
해도 좋아요. 맞습니다. 컴플렉스니까 정신병 맞죠 뭐.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풍만한 몸매를 원하는 그런
케이스도 있어요. 저 지금까지 100Kg 이하 남자랑은 사귀어 본 적이 없어요"
허어, 저 얼굴 저 라인이 아깝다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본인이 그렇다는데야 뭐. 좋았어.
"그럼 여기에 싸인을 해주세요. 첫달 비용은 90만원, 두번째 달부터는 70만원 3개월 코스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그녀는 싸인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정말 저는 살이 찌고 싶어요. 평생 뚱뚱하다 소리 한번 들어보는게 제 소원이에요"
"그 소원, 확실히 들어드리겠습니다"
첫 한달간의 합숙이 시작됐다. 합숙의 기본은 의외로 건강 만들기로 시작된다. 10시 취침 6시 이상의 8시간
수면을 확실히 보장하고 아침 눈을 뜨면 구보를 한다. 그녀와 같이 피골이 상접한 이들이 살이 붙지 않는데
에는 그 좋은 핑계인 '체질'도 문제지만 식습관, 생활패턴, 식사량, 성격, 소화능력, 배설, 수분 섭취량 등
다양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후우, 후아, 으아 좋다"
운동부족인 그녀가 운동을 마치자 교관 김박스는 그녀에게 이온음료를 주었다. 운동 후의 이온음료, 그야말로
찰떡궁합 살찌우기 아이템이었다.
"자, 운동을 했으니 이제 식욕이 돌지? 밥 먹으러 가자"
식당에서는 버터 삼겹살을 지글지글 굽고 있었다. 아침부터 무슨 삼겹살이냐 하겠지만 사실 아침에 먹는
삼겹살은 냄새 문제만 제외한다면 훌륭한 비만인의 아침식사로서 좋았다.
"두유랑 꼭 같이 챙겨먹어"
물론 소화기관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소화를 돕기 위해 무를 잘 믹스해서 넣은 두유였다. 물론 삼겹
살만 먹는 것이 아니라 밥에다 짭쪼름한 된장찌개를 비빈 후에 밥과 함께 먹는 것이다. 나트륨과 지방의
콜라보는 그녀의 몸에 아주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 분명했다.
"끕, 아 배불러요 교관님"
"조금만 더 먹자"
역시나 식사량 그 자체에도 문제가 심각했다. 위장을 늘리는게 급선무다. 아니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젓가락 내려놓고! 밥 먹을 땐 복있게 숟가락으로 팍팍 떠 먹어야지"
세상에 밥알을 젓가락으로 요맨큼씩 떼어먹는 그 계집스러움이라니. 그래놓고서 뚱뚱해지길 바란다니
당최 건방진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조금은 고통스럽더라도 짜게 먹어, 맵고 짜게"
물론 지나치게 맵게 먹을 경우 위장에 탈이 나서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그 염도 조절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지만 그것은 자취생활 4년차 김박스 교관에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후후, 밥맛 좋지?"
찌개에도 미원이 가득 들어가 감칠맛이 아주 좋았다. 물론 미원과 비만과의 의학적 상관관계는 전혀
없었지만 아 혹시 아는가. 살 찌우는 데에 좋다면 오래된 속설도 얼마든지 받아들여야지.
겨우겨우 두 그릇을 다 비우고 부른 배를 만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녀의 건방짐을 다시 한번
혼내고서는 초코렛 드링크와 시럽을 곁들인 애플 푸딩, 초코칩 머핀으로 디저트를 마무리 지었다.
도저히 배불러서 못 먹겠다는 그녀에게 시원한 귤 반 쪽을 먹인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너무 배가
부르자 그녀는 역시 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어우 소화가 안 되요"
"그럼 일단 한숨 자자"
"너무 배가 불러서 잠도 안 오는데요?"
"그럼 잠시 TV를 보면서 잠을 취하자"
55인치 프로젝션 TV 특유의 구릿한 화질에 어울리는 2009 시즌 1박 2일을 보여주면서 나는 그녀의
손에 슬그머니 초코 코팅 해바라기씨와 짭쪼름하게 땅콩과 함께 콩기름에 고소하게 튀긴 아몬드를
가져다 놓는데 성공했다. 물론 견과류는 본디 소량 섭취할 경우 다이어트 식품이지만 이렇게 고칼
로리로 튀겼을 경우에는 이야기 자체가 다를 수 밖에. 게다가 입이 텁텁하니 자연스레 들어가는
콜라 사이다의 하모니.
그리고 그녀는 어느새 잠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잠든 얼굴 아래로 불룩해진 아랫배를 보니 박스 교관은
자못 흐뭇했다. 그녀가 하루빨리 뚱녀가 되어, 자신의 마른 몸 컴플렉스를 벗어나는 그 소원을 제발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반했다.
잠시 고개를 들어 침대방 저 벽에 걸린 액자를 바라보며 박스 교관은 오늘도 마음을 다잡았다.
[ 인류가 지난 수십만년동안 그토록 꿈꿔온 풍요의 식탁이 세상에 도래하였으나 현대인들은 그
고마움을 알 길이 없고, 자식 한 끼를 먹이기 위해 제 한 몸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부모님들의
애틋한 정을 세상 사람들은 잊은지 오래다. 이에 나는 세상에 큰 뜻을 품고 세상 모든 이의 몸과
마음을 살찌우기로 결심하였노라 - FAT SHOP 관리인 김박스 ]
근심 어린 얼굴로 테이블 위에서 고민을 말하고 있는 그녀를 보노라니, 세상에는 정말 참 많은 컴플렉스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확실히 168cm키에 39kg의 몸이라면 이건 심각한 레벨 아니겠는가. 하지만
혹시 그녀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해서 미리 확실히 해두기로 했다.
"음, 소정씨, 혹시 착각할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우리 팻샵의 목적은 균형 있는 몸매를 만든다거나 마른 몸을
멋있는 몸으로 키워주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정말 말 그대로 살을 찌우는, 돼지처럼 살을 찌우는 그런 가게
입니다. 정말로 그런 몸을 갖고 싶으신거 맞지요?"
나의 말에 그녀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잘 이해 못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저처럼 심각하게 마른 사람 중에는 정말로 그 반대로…네, 뭐. 정신병이라고
해도 좋아요. 맞습니다. 컴플렉스니까 정신병 맞죠 뭐.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풍만한 몸매를 원하는 그런
케이스도 있어요. 저 지금까지 100Kg 이하 남자랑은 사귀어 본 적이 없어요"
허어, 저 얼굴 저 라인이 아깝다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본인이 그렇다는데야 뭐. 좋았어.
"그럼 여기에 싸인을 해주세요. 첫달 비용은 90만원, 두번째 달부터는 70만원 3개월 코스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그녀는 싸인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정말 저는 살이 찌고 싶어요. 평생 뚱뚱하다 소리 한번 들어보는게 제 소원이에요"
"그 소원, 확실히 들어드리겠습니다"
첫 한달간의 합숙이 시작됐다. 합숙의 기본은 의외로 건강 만들기로 시작된다. 10시 취침 6시 이상의 8시간
수면을 확실히 보장하고 아침 눈을 뜨면 구보를 한다. 그녀와 같이 피골이 상접한 이들이 살이 붙지 않는데
에는 그 좋은 핑계인 '체질'도 문제지만 식습관, 생활패턴, 식사량, 성격, 소화능력, 배설, 수분 섭취량 등
다양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후우, 후아, 으아 좋다"
운동부족인 그녀가 운동을 마치자 교관 김박스는 그녀에게 이온음료를 주었다. 운동 후의 이온음료, 그야말로
찰떡궁합 살찌우기 아이템이었다.
"자, 운동을 했으니 이제 식욕이 돌지? 밥 먹으러 가자"
식당에서는 버터 삼겹살을 지글지글 굽고 있었다. 아침부터 무슨 삼겹살이냐 하겠지만 사실 아침에 먹는
삼겹살은 냄새 문제만 제외한다면 훌륭한 비만인의 아침식사로서 좋았다.
"두유랑 꼭 같이 챙겨먹어"
물론 소화기관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소화를 돕기 위해 무를 잘 믹스해서 넣은 두유였다. 물론 삼겹
살만 먹는 것이 아니라 밥에다 짭쪼름한 된장찌개를 비빈 후에 밥과 함께 먹는 것이다. 나트륨과 지방의
콜라보는 그녀의 몸에 아주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 분명했다.
"끕, 아 배불러요 교관님"
"조금만 더 먹자"
역시나 식사량 그 자체에도 문제가 심각했다. 위장을 늘리는게 급선무다. 아니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젓가락 내려놓고! 밥 먹을 땐 복있게 숟가락으로 팍팍 떠 먹어야지"
세상에 밥알을 젓가락으로 요맨큼씩 떼어먹는 그 계집스러움이라니. 그래놓고서 뚱뚱해지길 바란다니
당최 건방진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조금은 고통스럽더라도 짜게 먹어, 맵고 짜게"
물론 지나치게 맵게 먹을 경우 위장에 탈이 나서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그 염도 조절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지만 그것은 자취생활 4년차 김박스 교관에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후후, 밥맛 좋지?"
찌개에도 미원이 가득 들어가 감칠맛이 아주 좋았다. 물론 미원과 비만과의 의학적 상관관계는 전혀
없었지만 아 혹시 아는가. 살 찌우는 데에 좋다면 오래된 속설도 얼마든지 받아들여야지.
겨우겨우 두 그릇을 다 비우고 부른 배를 만지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그녀의 건방짐을 다시 한번
혼내고서는 초코렛 드링크와 시럽을 곁들인 애플 푸딩, 초코칩 머핀으로 디저트를 마무리 지었다.
도저히 배불러서 못 먹겠다는 그녀에게 시원한 귤 반 쪽을 먹인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다. 너무 배가
부르자 그녀는 역시 바닥에 벌렁 드러누웠다.
"어우 소화가 안 되요"
"그럼 일단 한숨 자자"
"너무 배가 불러서 잠도 안 오는데요?"
"그럼 잠시 TV를 보면서 잠을 취하자"
55인치 프로젝션 TV 특유의 구릿한 화질에 어울리는 2009 시즌 1박 2일을 보여주면서 나는 그녀의
손에 슬그머니 초코 코팅 해바라기씨와 짭쪼름하게 땅콩과 함께 콩기름에 고소하게 튀긴 아몬드를
가져다 놓는데 성공했다. 물론 견과류는 본디 소량 섭취할 경우 다이어트 식품이지만 이렇게 고칼
로리로 튀겼을 경우에는 이야기 자체가 다를 수 밖에. 게다가 입이 텁텁하니 자연스레 들어가는
콜라 사이다의 하모니.
그리고 그녀는 어느새 잠에 빠져들었다. 그녀의 잠든 얼굴 아래로 불룩해진 아랫배를 보니 박스 교관은
자못 흐뭇했다. 그녀가 하루빨리 뚱녀가 되어, 자신의 마른 몸 컴플렉스를 벗어나는 그 소원을 제발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반했다.
잠시 고개를 들어 침대방 저 벽에 걸린 액자를 바라보며 박스 교관은 오늘도 마음을 다잡았다.
[ 인류가 지난 수십만년동안 그토록 꿈꿔온 풍요의 식탁이 세상에 도래하였으나 현대인들은 그
고마움을 알 길이 없고, 자식 한 끼를 먹이기 위해 제 한 몸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부모님들의
애틋한 정을 세상 사람들은 잊은지 오래다. 이에 나는 세상에 큰 뜻을 품고 세상 모든 이의 몸과
마음을 살찌우기로 결심하였노라 - FAT SHOP 관리인 김박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