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형광등 불빛이 싫다.
"아 김형 뭐해"
"아아, 화장실 좀"
"에헤이, 이 양반"
길게 뿜어낸 뽀오얀 담배연기에 흐려지는 형광등 불빛은 그나마 좀 짜증이 덜하다. 목을 뒤로 크게 젖히며 그 뻐근함을 달래다 형광등 눈부심에 또 눈살을 찌푸리고 만다. 세상에 어느 시대 하우스인지 여기는 아직도 이래 눈 다 배리는 시스템으로 침침하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물론 잔챙이들 판이고 나도 잔챙이니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마는.
"싸겠네 싸겠어, 한판 돌리고들 계십쇼"
흐름을 바꿀 때가 됐다. 저리는 다리를 주무르며 일어나, 어슬렁 어슬렁 문을 나서서 화장실로 향한다. 옆 방의 여사님들 또 깔깔대며 "났네 났어"하고 박수 치는 모습이 그저 우습다. 같은 노름판도 어째 다 늙은 고추밭과 덜 늙은 조개뻘은 느낌부터가 다르다. 지 돈 놓고 치는 놈과 남의 돈 놓고 치는 것들의 차이일 것이다. 혀를 끌끌 차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바지 자크를 내린다.
"후우우"
장 사장인가 하는 그 새끼가 자꾸 이빨 세간에 낀거 뺀답시고 쯥쯥거리는 소리가 역겁고 거슬린다. 거기에 신경이 쓰여 자꾸 판이 개처럼 흘러간다. 나라고 코 안 후비는건 아니지만.
"시발, 왜 이러냐고"
오줌발이 마른다. 하여간에 누군가들에게는 당연히 해야하고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미치도록 어렵다. 나이 마흔 다섯에도 중심 못 잡고 흔들리는 내 인생이 그렇고, 노름이 그러하며, 이 오줌발이 또 그렇다. 개좆같이.
"아 쫌 씨발"
하여간에 내 팔자는 항시 뭘 사소한 것을 해도 그저 큰 마음 먹고 겨우겨우 정신 집중을 해야 간신히 진행이 가능하며, 그러면서도 결국에는 역시나 실패하고야 마는 것이다. 뭔 짓을 해도.
"허"
그런데 또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은, 뭐같이도 망가져가다가도 어쩔 때는 일이 기가 막히게 잘 풀려나가는 것이다. 드디어 오줌발이 가늘게 시작해서 점점 굵어진다. 방광이 비어가며 기세 좋게 뿜어져 나간다. 그래, 이거지. 다만 이런 발작성의 기쁨은 역시나 지속될 리가 없고 않고 그저 순간순간 찬란하게 빛난 기억만을 남길 뿐이다. 그저 그 이후의 삶에서 그것을 끝없이 되새김질하고 다시 꺼내들 좋은 맛땅콩이 될 뿐.
"아 시발 이건 또 왜 이래"
세면대에 물이 안 나온다. 어디부터 무슨 이야기를 하다 이렇게까지 흘러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물이 안 나온다. 짜증나게. 물이 튄 자국들을 봐서는 물이 좀 전까지도 나왔던 거 같은데. 왜 이건 물이 안 나와?
"에에이 시벌"
세수 한번 하고 다시 딱 정신을 차려야 되는데 물이 안 나오니 짜증이 난다. 아무래도 오늘은 영 끗발이 안 붙는 날인가 보다. 재수가 오질나게 없다. 휴지로 슥 손에 묻은 오줌방울 닦아버리고는 "딱 한 판만, 흐름만 보고 일어나자" 중얼거리고는 화장실을 나서 다시 내 개대가리 몽롱하게 만드는 형광등 불빛 아래 눅눅한 방석 위로 자리 잡는다.
"크흡, 크르릅"
남 드럽다고 욕한지 10분이 안 됐건만 자꾸 내 목에선 가래가 끓는다.
"퉤"
아까 사과 깎아먹은 접시 위에 농도 짙은 굴 한 사라 뱉어놓고는 패를 집어든다. 휴지로 덮을까도 싶건만 그냥 접시를 내 엉덩이 뒤로 돌린다. 패는 개패다. 뻐근해지는 뒷걸미에 딱 1초 정신을 정신을 다른 세계로 흘려보냈다가 서서히 내 대가리 속으로 돌려놓는다.
"아… 시발. 오늘은 그냥 좆이네 좆!"
힘차게 좆!을 외치며 패를 내리친다. 그러나 또 쌌다.
"에헤, 시발"
쨍하니 눈을 침침하게 하는 형광등 불빛에 그렇게 어렵게 빌린 400이 또 허무하게 날아가 버리는 것을 멍하니 깨닫는다. 그래 내 돈 깨지는걸 남의 일 보듯 동태눈으로 게슴츠레 하게 보다가 그렇게 판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갑니다"
골 깨지고 등 돌리는 놈한테는 안부인사도 고깝게 들리는 법인라 다들 책 잡히기 싫어선지 별 말들이 없다. 나는 그 소심함들이 웃겨 픽 웃고는 마이를 챙긴다. 그리고는 현관을 나서며 뒤늦게 뽀찌라도 좀 달라고 할걸 그랬나 후회하다가 가오 생각에 어깨 으쓱하며 구두나 똑바로 고쳐 신는다.
"춥구만"
대가리 속으로 이제 다음 주에는 또 어디서 돈을 마련해 오나, 그래야 성주 돈이라도 좀 메꿔놓을텐데 하고 걱정이 되면서도 왠지 그리 썩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분명 어디선가 돈이 또 생기기는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언제나 그렇듯이 근거야 없지만서도, 그냥 그런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어느새 첫 눈이 소복하게 쌓였다.
"아 김형 뭐해"
"아아, 화장실 좀"
"에헤이, 이 양반"
길게 뿜어낸 뽀오얀 담배연기에 흐려지는 형광등 불빛은 그나마 좀 짜증이 덜하다. 목을 뒤로 크게 젖히며 그 뻐근함을 달래다 형광등 눈부심에 또 눈살을 찌푸리고 만다. 세상에 어느 시대 하우스인지 여기는 아직도 이래 눈 다 배리는 시스템으로 침침하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 물론 잔챙이들 판이고 나도 잔챙이니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마는.
"싸겠네 싸겠어, 한판 돌리고들 계십쇼"
흐름을 바꿀 때가 됐다. 저리는 다리를 주무르며 일어나, 어슬렁 어슬렁 문을 나서서 화장실로 향한다. 옆 방의 여사님들 또 깔깔대며 "났네 났어"하고 박수 치는 모습이 그저 우습다. 같은 노름판도 어째 다 늙은 고추밭과 덜 늙은 조개뻘은 느낌부터가 다르다. 지 돈 놓고 치는 놈과 남의 돈 놓고 치는 것들의 차이일 것이다. 혀를 끌끌 차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바지 자크를 내린다.
"후우우"
장 사장인가 하는 그 새끼가 자꾸 이빨 세간에 낀거 뺀답시고 쯥쯥거리는 소리가 역겁고 거슬린다. 거기에 신경이 쓰여 자꾸 판이 개처럼 흘러간다. 나라고 코 안 후비는건 아니지만.
"시발, 왜 이러냐고"
오줌발이 마른다. 하여간에 누군가들에게는 당연히 해야하고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미치도록 어렵다. 나이 마흔 다섯에도 중심 못 잡고 흔들리는 내 인생이 그렇고, 노름이 그러하며, 이 오줌발이 또 그렇다. 개좆같이.
"아 쫌 씨발"
하여간에 내 팔자는 항시 뭘 사소한 것을 해도 그저 큰 마음 먹고 겨우겨우 정신 집중을 해야 간신히 진행이 가능하며, 그러면서도 결국에는 역시나 실패하고야 마는 것이다. 뭔 짓을 해도.
"허"
그런데 또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은, 뭐같이도 망가져가다가도 어쩔 때는 일이 기가 막히게 잘 풀려나가는 것이다. 드디어 오줌발이 가늘게 시작해서 점점 굵어진다. 방광이 비어가며 기세 좋게 뿜어져 나간다. 그래, 이거지. 다만 이런 발작성의 기쁨은 역시나 지속될 리가 없고 않고 그저 순간순간 찬란하게 빛난 기억만을 남길 뿐이다. 그저 그 이후의 삶에서 그것을 끝없이 되새김질하고 다시 꺼내들 좋은 맛땅콩이 될 뿐.
"아 시발 이건 또 왜 이래"
세면대에 물이 안 나온다. 어디부터 무슨 이야기를 하다 이렇게까지 흘러왔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물이 안 나온다. 짜증나게. 물이 튄 자국들을 봐서는 물이 좀 전까지도 나왔던 거 같은데. 왜 이건 물이 안 나와?
"에에이 시벌"
세수 한번 하고 다시 딱 정신을 차려야 되는데 물이 안 나오니 짜증이 난다. 아무래도 오늘은 영 끗발이 안 붙는 날인가 보다. 재수가 오질나게 없다. 휴지로 슥 손에 묻은 오줌방울 닦아버리고는 "딱 한 판만, 흐름만 보고 일어나자" 중얼거리고는 화장실을 나서 다시 내 개대가리 몽롱하게 만드는 형광등 불빛 아래 눅눅한 방석 위로 자리 잡는다.
"크흡, 크르릅"
남 드럽다고 욕한지 10분이 안 됐건만 자꾸 내 목에선 가래가 끓는다.
"퉤"
아까 사과 깎아먹은 접시 위에 농도 짙은 굴 한 사라 뱉어놓고는 패를 집어든다. 휴지로 덮을까도 싶건만 그냥 접시를 내 엉덩이 뒤로 돌린다. 패는 개패다. 뻐근해지는 뒷걸미에 딱 1초 정신을 정신을 다른 세계로 흘려보냈다가 서서히 내 대가리 속으로 돌려놓는다.
"아… 시발. 오늘은 그냥 좆이네 좆!"
힘차게 좆!을 외치며 패를 내리친다. 그러나 또 쌌다.
"에헤, 시발"
쨍하니 눈을 침침하게 하는 형광등 불빛에 그렇게 어렵게 빌린 400이 또 허무하게 날아가 버리는 것을 멍하니 깨닫는다. 그래 내 돈 깨지는걸 남의 일 보듯 동태눈으로 게슴츠레 하게 보다가 그렇게 판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나 갑니다"
골 깨지고 등 돌리는 놈한테는 안부인사도 고깝게 들리는 법인라 다들 책 잡히기 싫어선지 별 말들이 없다. 나는 그 소심함들이 웃겨 픽 웃고는 마이를 챙긴다. 그리고는 현관을 나서며 뒤늦게 뽀찌라도 좀 달라고 할걸 그랬나 후회하다가 가오 생각에 어깨 으쓱하며 구두나 똑바로 고쳐 신는다.
"춥구만"
대가리 속으로 이제 다음 주에는 또 어디서 돈을 마련해 오나, 그래야 성주 돈이라도 좀 메꿔놓을텐데 하고 걱정이 되면서도 왠지 그리 썩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분명 어디선가 돈이 또 생기기는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언제나 그렇듯이 근거야 없지만서도, 그냥 그런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어느새 첫 눈이 소복하게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