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은 기회로 전에 다니던 회사의 기업 페이스북에 들어갈 일이 생겼다. 건너 듣기로 그렇게 상황이 좋은 상황은 아니라고 알고 있지만 역시나 페이스북 아니던가. 허세는 사람만 부리는 것이 아니었던지 기업의 상황도 페이스북만으로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
사실 당시에 그리 썩 기분좋게 이직을 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모습을 보는 감정이 꽤 복잡미묘했지만, 그래도 역시나 감성 이전에 이성은 '어쨌든 전에 다니던 회사가 잘나가야 나중의 내 커리어에도 유리하다'라는 결론을 냈기에 적당히 응원하기로 하고 살펴보던 중에…
다니던 직장 동료들의 근황도 훑어보았다. 몇 명은 회사를 떠난 것 같지만 그래도 '잘 다니던 사람들'은 지금도 대부분 잘 다니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의 모습에는 미소도 짓게 됐지만 누군가의 모습에는 질투가 났고, 또 누군가의 모습에는 씁쓸함을 느꼈다. 문득 내가 아직도 다니고 있더라면 지금과 비교해서 어땠을까도 생각해보았지만 결론을 내리긴 쉽지 않다.
그때로부터 그리 멀리 뛰어온 것 같지도 않고, 그리 잘 뛰어온 것 같지도 않다. 다만 그렇다고 제자리 걸음을 한 것도, 그리 못 뛴 것 같지도 않다는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랄까. 언젠가 다시 오늘의 나를 뒤돌아 보았을 때는 오늘처럼 씁쓸한 기분이 아니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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