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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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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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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가린샤 왕조 시대에 이루어진 우주 개척 프로젝트로 인해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 지구에는 현재
지성을 가진 생명체들이 대거 존재하는데 그 중 가장 높은 지능을 가진 생물은 인간이다. 
 
지능은 놀랍게도 80에서 100 혹은 그 이상에 육박하는데 이는 지구 행성 생명체를 기반으로 우리 헨렌
인의 유전 정보를 합성한 결과물이다. 아쉽게도, 수명은 100세에 못 미치고 많은 능력이 우리 헨렌인들
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그들은 현재 우주 개척에 도전하고 있다. 물론 그들의 우주선은 아직 태양계도
자유롭게 왕래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앞으로 1천년 이내에 '우다'가 가능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과외 선생님인 산챠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앗살록이 네 개의 팔을 모두 흔들며 질문의 뜻을 밝혔다.

"선생님, 질문 있습니다"
"앗살록, 뭐지?"

앗살록은 가운데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삿샤'를 할 줄 아나요? 만약 할 줄 안다면 왜 아무도 지구인들과 '삿샤'를 하는
이들이 없죠? 또, 만약 할 수 없다면 왜 가린샤인들은 그들에게 '삿샤'의 능력을 부여하지 않았나요?"

그 질문에 산챠 선생님은 일곱 개의 손가락을 모두 펴보이며 앗살록에게 '웁바드'를 했다.

"정말 좋은 질문이야. 우선 첫 번째 질문에 답한다면 그들은 '삿샤'를 할 수 없어. 가린샤인들이 바로
'삿샤'의 능력을 의도적으로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지. 왜냐고 묻는다면…왜일까? 이유가 뭘까?"

산챠 선생님의 역질문에 앗살록은 머리 위의 두 더듬이를 접으며 '삿샤', 아니 '밴지'를 했다. 산챠
선생님은 또 다시 '웁바드'를 하며 좋아했다.

"정확한 답이야. 맞아, 기록에 따르면 가린샤인들은 인간들에게 사고능력 뿐만 아니라 감정, 심지어
'네일로' 같은 형태의 센서 능력을 일부 개체에 부여하기까지 했지만 때문에 그들이 언젠가 발전을
통해 자신들을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우선은 100년에도 이르지 못하는 매우 짧은 수명
으로 제한을 두었지만 그것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지. 언젠가는 그들도 '하이아'의 길에 접어들 수
있으니까. 그래서 고민 끝에 '삿샤' 능력을 배제한거야. 가린샤인들의 예측은 정확했지"

'삿샤' 능력이 없는 높은 지능의 생명체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본 앗살록은 귀를 접으며 떨었다.

"그들의 역사는 정말로 끔찍했을 것 같아요"
"맞아. 덕분에 그들의 역사는 폭력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어. 야만 그 자체라고나 할까… 지능이 있을
뿐이지 '옹드리'들과 별 다를 바도 없어"
"가린샤인들이 너무 잔인해요. '삿샤'를 할 수 없다니, 그들은 도대체 얼마나 답답할까요?"
"글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구나. 어쩌면 처음부터 없었으니 답답함도 느끼지 못할지도.
하지만 그들도 우리처럼 '사랏'은 할 수 있어. 완벽히 동일한 개념은 아니지만. 또 나름대로 '헬레'를
통해 지식을 전수하기도 해. 사실 어차피 우리도 '삿샤'로 모든 것을 전하는 것은 아니잖니"
"아무리 그래도 '삿샤' 능력도 없는 생명체들이라니, 나중에 그들이 더 발전해 '우다'를 하게 된다면,
그때는 도대체 어떻게 할 생각인거죠? 아무런 수단이 없잖아요"

그 질문에 잠시 고민에 빠진 듯 한 산챠 선생님은 더듬이를 접으며 말했다. 

"글쎄 생각해보니 그렇구나. '삿샤' 능력이 없다면 '우다' 하는 순간 눈이 멀어버리는 것과 같을텐데.
이공간 속에서 도대체 어떻게 '세루나미아' 할 수 있을까. 흥미로운 주제네. 과학자들은 무슨 근거로 
그들의 '우다'까지 예상한 것일까"

그러자 앗살록이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어쩌면 그들 스스로가 '삿샤'를 할 수 있게 되지는 않을까요. 그들이 발전해서 정말 '하이아'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면 '삿샤'라고 못하리라는 법은 없는 것 아니겠어요? 뭐 그쯤된다면 과학력이 우리보
다도 높다는 소리겠지만… 여튼 그만큼 더 시간이 오래 흐른다면 말이에요"

그러자 산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더듬이를 펴며 말했다.

"네 말을 듣노라니 문득 생각났는데 '삿샤'를 할 수 없는데도 그 시간 만에 그 정도 발전을 이룩한
지적 생명체라면, 그들이 언젠가 '삿샤'의 능력을 갖게 되었을 때 얼마나 대단한 성취를 이룰지 생
각해보니 눈 앞이 까마득해지는구나"

앗살록은 그 생각에 질투를 느꼈던지 귀를 흔들었지만, 곧 '웁바드'를 하며 좋아했다.

"어쨌든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삿샤'인데 오늘 수업으로 지구인들을 떠올려보니 이게 참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떠올리게 되었어요"
"사실 나 역시 마찬가지구나. 자, 오늘의 수업은 여기까지. 내일은 가린샤인들의 우주 개척 프로젝트
최대의 걸작 '플레데아스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네, 선생님"

앗살록과 산챠는 서로에게 '삿샤'를 하며 오늘의 수업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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