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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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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좆같은 소설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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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잉여 무직 30대 초반 인터넷 중독의 가벼운 히키코모리 증세 보이고 있는 주인공이…

이제 아침에 눈 딱 뜨면 오줌 한 바가지 싸고 전날 밤 2연딸 친 피로감에 찌뿌둥한 몸 겨우겨우 가누면서
컴퓨터 부팅하고, 엄마가 차려놓은 밥상에서 동그랑땡 하나 손으로 주워먹고 와서는 기름기 묻은 손으로
사타구니 벅벅 긁으며 냄새 한번 맡고 언제나처럼 딱 지같은 놈들 모여있는 사이트 접속한 다음 히히덕.

큼지막한 국그릇에 밥이랑 반찬거리랑 개밥처럼 얹어와서 컴퓨터 하면서 쳐먹고 온 인터넷의 개쓰레기
같은 똥글 킬링타임 자료 다 디벼보고 시계보면 어느새 오후 2시. 벌써 하루가 반 이상 지나갔다는 생각에
가벼운 초조함 느끼지만 사실 새벽 5시에 자니까 실제로는 반 이상 남음.

오후 4시쯤, 이제 볼만한거 다 보고 나면 할 거 없으니 딸딸이나 한판 치고 뒤늦게 몰려오는 배설욕에 슥
똥 한바가지 싸는데 그 시간마저 휴대폰 들고 인터넷질.

집에 아무도 없으니 창문 열고 담배 한 대 빠는데 창문 밖으로 보이는 고딩들 모습 보면서 한때는 나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생각하고는 다시 눈 감음. 딸친 이후이기도 하고, 하루종일 구부정하게 컴퓨터 앞에
앉아있었으니 피곤하기도 피곤함. 침대에 다시 누워서 자고 일어나면 오후 6시 반. 

다시 하릴없이 컴퓨터나 켜고 뭐 업데이트 된 글은 없나 확인 한번 할 무렵 엄마 퇴근하고, 환갑이 내일
모레인 노인네가 여지껏 일 다니는게 새삼 안쓰러우면서도 그러고보니 오늘 하루종일 취업 사이트 한번
안 들어갔네, 하고 잠깐 후회한 뒤 같이 저녁 먹고.

오늘도 엄마의 밥상머리 잔소리 몇 마디 듣고 다시 방에 들어가서 예능 프로그램이나 다운로드 받아서
보고 잠깐 기지개 펴는데 벽에 걸린 달력 보고 나니 벌써 11월. 아 좆망이네, 싶은데 내심 크리스마스엔
뭐하지 고민하는데 어차피 안봐도 뻔한게 그날 혼자 방에서 누워자겠지. 흐이구.


…뭐 이런 인간쓰레기의 하루하루를 그냥 뭐 기승전결도 없이 아주 담백하게 무슨 다큐멘터리 찍듯이
주우우우우우욱 써서(무슨 드라마틱한 이벤트 그딴거 없음. 그저 담배 사러 외출하고, 어쩌다 한번 걍
친구랑 밥 한끼 먹고 그런게 전부. 가끔 등장하는 캐릭터래봐야 역시 동급 쓰레기 친구 두엇과 인터넷
에서 만나 아직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씨버러버 메신저 썸녀(물론 그녀에겐 주인공 같은 사이버 썸남이
20명쯤 됨)가 전부)

책 한권 뚝딱 만들어서 내면 이거 팔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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