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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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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내 뱃살 좀 실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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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 아랫 배를 가리며 샤워를 마치고 나온 그녀. 평소 좀 육덕지다, 라고 생각은 했지만 벗은
그녀의 모습은 솔직히 말해 육덕 레벨에서도 이미 많이 벗어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 성격에 저런 너스레를 떨면서까지 내 마음을 확인해보고자 하는 그녀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고 그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고민되었을지, 충분히 느껴졌습니다.

"하하, 야 실망은 무슨… 오빠 똥배 봐라. 내가 실망이면 넌 나한테 절망했게?"

아예 넌 말랐다느니 하는 말은 분명히 씨알도 안 먹힐 게 뻔했기에 인정할 건 인정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내 작은 배려 아닌 배려에 감동한 것일까요. 그녀는 얼굴 가득했던 불안한 표정을 지우면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저를 끌어안으며 말했습니다.

"오빠 고마워…"

뭐가 고맙다는 것일까요. 자신의 컴플렉스를 이해해줘서? 하하, 사랑스러운 그녀.

"혜정아"
"응?"
"사랑해"
"나두"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때까지도 마지막 한줄기 불안 때문에 힘 주고 있던
둘은 서로의 뱃살에 안도하며 힘을 빼었고, 그렇게 우리는 끌어안았던 팔을 풀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에드벌룬 두 개를 사이에 두고 끌어안을 수 있을 정도로 팔이 긴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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