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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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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남자 3호 '김박스'의 자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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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 출신의 엘리트 변호사 남자 2호가 내려가고, 다소 긴장된 모습의 남자 3호가 단상에 올라섰다.


"아…안녕하십니까, 남자 3호 김박스입니다"


박수 짝짝짝짝


하지만 단상에 올라서자 아까부터 준비했던 멘트가 하나도 생각 안난다.


"저… 저는, 30대의… 에, 모태솔로지만… 나름… 조, 좋은 사람이라고, 진국이라고 사람들이 말해주고…
에스디케이, 아니, 순대국을 좋아하고… 축구, 이동국의 팬이고… 연봉은… 비밀입니다. 에 그리고… 여자…
를, 아니 여자에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여자를 까…아니, 한때는 여자를 증오했지만…이제는… 안정을…"


"컷!"


PD가 컷을 외쳤다.


"아 김박스씨, 너무 긴장하신다. 긴장 푸시고, 다시 갑시다. 카메라~ 큐!"


하지만 김박스는 겨우겨우 자기소개가 끝나간다고 생각했건만 다시 하려니까… 하지만 그래도 생각이
정돈되었다.


"저는 모태솔로지만, 순대국을 좋아하고, 이동국을 좋아하고, 여자를, 에…여자를 좋아하고, 어… 좋은,
사람입니다"


PD는 한숨을 내쉬었지만 다시 시켜봐야 더 잘 나올 것 같지 않아 그대로 넘겼다. 그리고 곧바로 아까
남자 3호 김박스가 호감을 표시했던 여자 1호에게 그에 대한 감정을 물었다.


"병신같아요"


PD는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조금 표현을 완화해서…" 하고 대답했고, 병신같다는 말에 옆에 앉아있던
여자 패널들은 모두 웃고, 남자들도 피식대고, 저어기 뻘쭘하게 서있던 김박스의 표정은 차갑게 변한다.


"병신같으니까 병신 같다고…어머"


여자 1호는 씩씩대며 자기를 향해 다가오는 김박스를 발견했고, 주변 사람들도 그를 제지하려 했지만
김박스는 더 빨리 그녀를 향해 쇄도했다.


"어멋!"


김박스의 손이 번개같이 움직인 순간 사람들은 모두 대형 방송사고를 우려했고 옆에 서있던 PD는
거칠게 김박스를 밀어제꼈다.


"으윽"


바닥에 쓰러진 김박스. 여자는 눈을 꼭 감았지만, 아무런 피해 없이 살그머니 눈을 떴다. 그리고 그녀는
쓰러진 김박스의 손에서 말벌 한 마리가 그의 손을 퉁퉁 붓게 하고 홀연히 날아가는 광경을 목격한다.

어색하게 웃은 김박스는 "땡삐 한 마리가 독이 올라서 덤벼드는게 보이길래…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
합니다. PD님도 죄송. 저는 그냥, 돌아갈께요"


하고 꾸벅 인사를 하고 쓸쓸히 숙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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