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703

[박지성 상무의 강남 야구장(59)] 소개

$
0
0
새벽, 방의 불을 끄고 스탠드를 켠다. 붉은 조명이 은은하게 등 뒤에서 컴퓨터쪽을 비추고 나는 슬슬
몰려오는 졸음을 느끼며 아이폰을 눌러 시계를 확인한다. 새벽 2시…

'자야겠네'

침대에 이불을 펴고 슥 컴퓨터를 끄려던 찰나, 진욱이 말을 건다.

[ 자냐? ]

왠일이래.

[ 안 자 ]

그러자 잠시 후 [ 요새 잘 지내냐? 한번 봐야지? ] 하는 참 의미없는 빈 말을 던져온다. 새끼. 생전에
말 한 마디를 안 거는 새끼가.

[ 그래. 그나저나 왠일? ]

심드렁하게 대꾸하노라니 메신저 저 너머로도 머뭇거림이 느껴지더니 곧 어쩔 수 없이 털어놓는다,
하는 느낌으로 한참만에 메세지가 날아온다.

[ 너 접대 같은거 해본 적 있냐? ]

그게 뭔 뜬금없는 소리야

[ 접대? 뭔 소리야 ]

그러자 진욱은 [ ㅋㅋㅋㅋ ] 하는 말과 함께 [ 나 요새 쫌 잘보여야 되는 사람이 있는데 아 뭐 그냥
적당히 좋은데 가서 밥 멕이고 이런 거는 잘 하겠는데 그 거시기한 거 있잖아. 2차로 접대하는거. 뭐
그런 거는 나도 안 가봐서 뭐 잘 모르겠다. 뭐 어떻게 하면 되냐? ] 하고 물어왔다.

흐, 새끼. 뜬금없기는 해도 방향은 제대로 잡았네. 걍 나도 몰르지 새끼야, 하고 내숭을 떨까 하다가
오죽 급했으면 생전에 말 안 걸던 동창한테 이 깊은 밤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말을 다 걸었
을까 하는 안쓰러운 마음에 도와주기로 마음 먹었다.

[ 장소가 어딘데? ]
[ 삼성동 ]

하, 딱이네. 야구장이 선릉이니까.

[ 풀싸롱이 뭔지는 아냐? ]
[ 몰라. 룸싸롱 같은거냐? ]
[ 비슷해 ]
[ 근데 난 사실 룸싸롱도 잘 모름 ]


이제 나는 슬슬 적당히 설명을 해주었다. 초이스해서 여자끼고 주무르면서 놀다가, 이제 계약 맺은
모텔로 2차까지 나가는 과정을 모두 한 가게 안에서 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 풀싸롱이라고 가르
쳐주었다.

[ 대박;; 어 내가 필요한게 그런거야. 야 근데 그런거 비용은 얼마나 하냐? 막 존나 비싸냐? ]

비용이라…

[ 싸다면 싸고 비싸다면 비싼데 룸에서 여자 끼고 놀고 2차까지 포함한 가격이라고치면 비싼건
  아니지 ]
[ 뜸들이지말고ㅋㅋㅋㅋ그래서 얼마냐고ㅋㅋㅋ ]
[ 원래는 두당 35만원인데 요새 이벤트 시즌이라서 29만원, 만약에 8시 이전에 가면 27만원에 된다 ]
[ 오 생각보다 싼데? ]
[ 풀싸롱 자체가 불경기의 산물이다 ]

그랬다. 고되고도 기나긴 IMF의 터널을 지나 드디어 맞이한 세계경기 호황. 은은하게 기회만 엿보던
유흥의 불꽃은 눈감고 주식해도 돈을 번다던 2007-2008년 증시대박 시즌을 통해 화려하게 정점을 찍
으며 불타올랐고 오죽했으면 '텐프로'란 단어가 국민 유행어가 될 지경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그 좋은
시절도 잠시 '리만 브라더스' 사태를 시작으로 서브 프라임 문제가 세계 경제를 삽시간에 휩쓸었고 
그와 함께 초대박을 꿈꾸던 중국 펀드도 처참하게 씹쪽박이 나는 그 시점에…

경기에 민감한 이 바닥 역시 수많은 업소들이 문을 닫았고, 아가씨들과 영업상무들의 '인사이동'이 
대규모로 이뤄지며 그 와중에 '모든 것을 한 자리에서 저렴하게' 란 컨셉을 가진 '풀싸롱'은 반대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룸 시설에 30만원 전후로 2차까지 쇼부가 되는 시스템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많은 가게들의 통폐합 과정에서 아가씨들도 자연스럽게 상향 평준화에 성공했다.

(중략) 

이어서 보러가기(클릭) - [박지성 상무의 강남 야구장] 블로그- 


* 본 컨텐츠는 19세 미만의 이용자에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 [박지성 상무]와 강남 야구장은 실존하는 인물과 업체입니다. 이 점에 유의하여 읽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tag :

Viewing all articles
Browse latest Browse all 703

Trending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