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을 돌리고 자고 있는 마누라의 등을 보고 있노라니 그저 한없이 미안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짜증도 나고, 답답도 했지만 그래도 내 마누라, 하는 생각에 이불을 꼭 덮어주었다.
시작은 별 것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마누라와 같이 데이트 하고, 살짝 알딸딸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슥
간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좀 하니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몇 번 더 들이대는데 이번엔 아예
정색을 하니 기분이 상했다.
"아 간만에 좀…"
"싫다고"
아… 진짜 이게 몇 번째야.
"야, 우리가 같이 잔게 언젠지 기억이나 나? 무슨 우리가 결혼 10년 차 부부도 아니고 이게 뭐야"
"아 그냥 싫다고!"
짜증이 난다.
"아니 왜 싫은데. 이유를 말해봐. 내가 뭐 어디, 이상한걸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병신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뭐가 불만인데. 연애 할 때도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잖아. 왜 그러는데"
"연애할 때 그만큼 했으면 됐지 뭘. 난 그게 싫다고"
결혼 6개월 차에 섹스기피증에 걸린 마누라라…
"아니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그게 그렇게 하고 싶니? 너는?"
마누라도 이제는 짜증이 확 난 모양이다. 하지만 여기서 밀리면 답이 없다. 남편으로서, 연인으로서
그리고 장래 내 아이의 아버지로서… 이건 의무이자 권리이다.
"야! 내가 뭐 맨날 하자고 하니? 일주일에 한번도 많아?"
"그렇게 꼭 해야겠어?"
"내가 뭐 스님이야? 아니면 이러다 내가 뭐 외도라도 해야겠냐?"
홧김에 튀어나온 말인데 그 말에 아내는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다.
"뭐? 외도?"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안에서도 안돼 밖에서 하고 오는 것도 안 돼, 그럼 나보고 수절하고 살라고?"
"섹스중독이야"
"중독? 씨발 한달에 한번도 못하는게 중독이면 넌 뭐 공기중독 밥중독 말기냐?"
"말장난 할 때야 지금?"
"나야말로 장난 아냐. 너야말로 섹스기피증이야 알아?"
"싫은걸 어쩌라고! 그럼 억지로 해?"
"아 그게 왜 싫은데"
"싫다고 그냥 아프고 귀찮고"
"후, 그래 설령 싫다고 치자, 그래도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 아니 보름이나 한달에 한번도 남편을 위해
이해 못해? 넌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너야말로 이기적인거 아냐? 아내가 그렇게 싫다는데 꼭 그렇게 짐승처럼 욕구를 채워야겠어?"
아… 정말로 답이 없다.
"짐승… 그래, 차라리 짐승이면 좋겠다. 짐승은 발정기라도 있지"
"막말하지마"
머리를 쓸어올리다가 나는 확 말을 했다.
"나는 이렇게는 못살겠다. 그럼 딱 정해. 니가 나랑 자던지 나는 바깥에서라도 해야겠다. 야동도 못봐,
섹스도 못해 나는 너한테 도대체 뭐냐?"
그러자 아내도 기가 찬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후, 쓰레기"
"뭐?"
참… 허허 참.
"그래 관두자 관둬. 에휴"
침대에 누워 답답함에 머리를 쓸어올렸다. 도대체 뭐냐. 아침마다 아주 욕구불만에 폭발할 지경이다.
가끔 마누라 눈 피해 자위라도 할라치면 하다가도 심통이 나서 못 해먹을 노릇이다. 게다가 그나마의
야동도 가끔 받아놓은건 또 어떻게 알고 맨날 지우고 난리다. 미칠 노릇이다.
처음에는 뭔가 마누라가 서운한게 있나, 아니면 뭐 나랑 코드가 안 맞나 싶기도 했지만 연애할 때를
회고해봐도, 또 잘해줘봐도 이러니 나로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얼마 전에는 진지하게 한번 어디 정신
과에 상담이라도 하러 가자고 해봤지만 그건 또 싫단다. 허허허.
'이혼사유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나와의 결혼생활이 싫어진건가. 나까지 다 싫어진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외롭다. 결혼을 하는 이유가 다 뭔가. 물론 섹스 때문에 결혼하는거야 아니지만 그래도 신혼부부가
섹스가 없다는건 중대한 이혼사유 아닌가. 갑갑한 노릇이다. 다른 건 다 멀쩡한… 아니, 요즘에 들어
서는 욕구불만 탓인지 아내 하는 일 하나하나가 다 밉게 보일 지경이다.
"그래?"
나의 말에 김 과장님은 잠시 입을 무겁게 닫았다가 픽 웃으면서 내 팔을 툭 쳤다.
"못해서 그러는거 아냐?"
나는 웃으며 손사레를 쳤다.
"아녜요, 저 이래봐도 잘 탑니다. 연애할 때도 그런 쪽으로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럼, 멀쩡했던 와이프가 갑자기 잠자리를 기피한다고?"
"뭐 원래 연애할 때도 별로 그런 걸 안 좋아하긴 했어요. 그래서 자주 안 하기도 했고. 하지만 뭐 그래도
보수적인 편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지, 이런건 좀…"
김과장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
"혹시 다른 남자 생긴건 아니고?"
"저도 혹시라도 그런건 아닌가 싶어서 몰래 통화내역서까지 뽑아봤는데 아니더라구요"
"그럼 그거네"
어? 답이 있어?
"주부 우울증 아니면 권태 뭐 그런거지. 같이 부부 클리닉 같은 데도 다니고 좀 그래봐"
"아니 평소에는 멀쩡한 거 같은데…아 진짜 깝깝하네요"
"사회생활 하던 여자가 회사 관두고 집에만 있다보면 그럴 수도 있어. 취미생활 같은 거라도 시켜주고
그래봐"
후, 역시 인생도 짬밥이 최고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김과장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명함지갑을 꺼내서 잠시 뒤적이다가 명함 하나를 꺼내주었다.
[ 아우지 모터스 영업상무 '박지성' 010-4964-594X ]
"이게 뭡니까"
김과장은 씩 웃으면서 내 아랫도리를 툭 쳤다.
"욕구불만이 쌓이면, 마누라한테 좋은 말 할 것도 퉁명스럽게 하게 되고 뭐 그런 법이란 말이야. 주부
우울증이 어디 하루 아침에 나을 병도 아니고. 한번 가서 풀고 와"
"자동차 지르라는 말씀이세요?"
그 말에 김과장은 박장대소를 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이건 가라명함이고. 풀싸롱이야. 그런 데 안 가봤나?"
"네"
"에헤 이거 영 쑥맥이었구만. 그럼 어디, 아예 말 나온 김에 내일, 은 좀 바쁘고, 모레 같이 가자구"
어감으로 이미 룸싸롱 뭐 그런 건가 짐작은 했지만, 집에 와서 풀싸롱이 뭔가 검색을 해보았다. 하.
모르겠다. 잘하는 짓인가 싶기도 한데, '괜히 맨날 그 문제로 마누라랑 싸우지 말고 그냥 밖에서 풀고
급한 거부터 식힌 다음에 차근차근 장기적으로 마누라랑 이야기 해가며서 풀어봐' 하는 김과장 말에
그게 옳다 싶었다.
나는 내일, 생애 첫…그리고 어쩌면 마지막 외도를 한다. 아무래도 마지막 외도는 아닐 것 같지만.
다른 편 보러가기(클릭) - [박지성 상무의 강남 야구장] 블로그-
* 본 컨텐츠는 19세 미만의 이용자에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 [박지성 상무]와 강남 야구장은 실존하는 인물과 업체입니다. 이 점에 유의하여 읽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tag : 01049645945
하지만 한편으로는 짜증도 나고, 답답도 했지만 그래도 내 마누라, 하는 생각에 이불을 꼭 덮어주었다.
시작은 별 것 아니었다. 오래간만에 마누라와 같이 데이트 하고, 살짝 알딸딸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슥
간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고 좀 하니 거부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몇 번 더 들이대는데 이번엔 아예
정색을 하니 기분이 상했다.
"아 간만에 좀…"
"싫다고"
아… 진짜 이게 몇 번째야.
"야, 우리가 같이 잔게 언젠지 기억이나 나? 무슨 우리가 결혼 10년 차 부부도 아니고 이게 뭐야"
"아 그냥 싫다고!"
짜증이 난다.
"아니 왜 싫은데. 이유를 말해봐. 내가 뭐 어디, 이상한걸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뭐 병신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뭐가 불만인데. 연애 할 때도 이렇게까지는 아니었잖아. 왜 그러는데"
"연애할 때 그만큼 했으면 됐지 뭘. 난 그게 싫다고"
결혼 6개월 차에 섹스기피증에 걸린 마누라라…
"아니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그게 그렇게 하고 싶니? 너는?"
마누라도 이제는 짜증이 확 난 모양이다. 하지만 여기서 밀리면 답이 없다. 남편으로서, 연인으로서
그리고 장래 내 아이의 아버지로서… 이건 의무이자 권리이다.
"야! 내가 뭐 맨날 하자고 하니? 일주일에 한번도 많아?"
"그렇게 꼭 해야겠어?"
"내가 뭐 스님이야? 아니면 이러다 내가 뭐 외도라도 해야겠냐?"
홧김에 튀어나온 말인데 그 말에 아내는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다.
"뭐? 외도?"
"그럼 나보고 어쩌라고! 안에서도 안돼 밖에서 하고 오는 것도 안 돼, 그럼 나보고 수절하고 살라고?"
"섹스중독이야"
"중독? 씨발 한달에 한번도 못하는게 중독이면 넌 뭐 공기중독 밥중독 말기냐?"
"말장난 할 때야 지금?"
"나야말로 장난 아냐. 너야말로 섹스기피증이야 알아?"
"싫은걸 어쩌라고! 그럼 억지로 해?"
"아 그게 왜 싫은데"
"싫다고 그냥 아프고 귀찮고"
"후, 그래 설령 싫다고 치자, 그래도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 아니 보름이나 한달에 한번도 남편을 위해
이해 못해? 넌 왜 그렇게 이기적이야?"
"너야말로 이기적인거 아냐? 아내가 그렇게 싫다는데 꼭 그렇게 짐승처럼 욕구를 채워야겠어?"
아… 정말로 답이 없다.
"짐승… 그래, 차라리 짐승이면 좋겠다. 짐승은 발정기라도 있지"
"막말하지마"
머리를 쓸어올리다가 나는 확 말을 했다.
"나는 이렇게는 못살겠다. 그럼 딱 정해. 니가 나랑 자던지 나는 바깥에서라도 해야겠다. 야동도 못봐,
섹스도 못해 나는 너한테 도대체 뭐냐?"
그러자 아내도 기가 찬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후, 쓰레기"
"뭐?"
참… 허허 참.
"그래 관두자 관둬. 에휴"
침대에 누워 답답함에 머리를 쓸어올렸다. 도대체 뭐냐. 아침마다 아주 욕구불만에 폭발할 지경이다.
가끔 마누라 눈 피해 자위라도 할라치면 하다가도 심통이 나서 못 해먹을 노릇이다. 게다가 그나마의
야동도 가끔 받아놓은건 또 어떻게 알고 맨날 지우고 난리다. 미칠 노릇이다.
처음에는 뭔가 마누라가 서운한게 있나, 아니면 뭐 나랑 코드가 안 맞나 싶기도 했지만 연애할 때를
회고해봐도, 또 잘해줘봐도 이러니 나로서는 답답한 노릇이다. 얼마 전에는 진지하게 한번 어디 정신
과에 상담이라도 하러 가자고 해봤지만 그건 또 싫단다. 허허허.
'이혼사유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나와의 결혼생활이 싫어진건가. 나까지 다 싫어진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외롭다. 결혼을 하는 이유가 다 뭔가. 물론 섹스 때문에 결혼하는거야 아니지만 그래도 신혼부부가
섹스가 없다는건 중대한 이혼사유 아닌가. 갑갑한 노릇이다. 다른 건 다 멀쩡한… 아니, 요즘에 들어
서는 욕구불만 탓인지 아내 하는 일 하나하나가 다 밉게 보일 지경이다.
"그래?"
나의 말에 김 과장님은 잠시 입을 무겁게 닫았다가 픽 웃으면서 내 팔을 툭 쳤다.
"못해서 그러는거 아냐?"
나는 웃으며 손사레를 쳤다.
"아녜요, 저 이래봐도 잘 탑니다. 연애할 때도 그런 쪽으로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럼, 멀쩡했던 와이프가 갑자기 잠자리를 기피한다고?"
"뭐 원래 연애할 때도 별로 그런 걸 안 좋아하긴 했어요. 그래서 자주 안 하기도 했고. 하지만 뭐 그래도
보수적인 편이라 그런가 보다 하고 말았지, 이런건 좀…"
김과장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다.
"혹시 다른 남자 생긴건 아니고?"
"저도 혹시라도 그런건 아닌가 싶어서 몰래 통화내역서까지 뽑아봤는데 아니더라구요"
"그럼 그거네"
어? 답이 있어?
"주부 우울증 아니면 권태 뭐 그런거지. 같이 부부 클리닉 같은 데도 다니고 좀 그래봐"
"아니 평소에는 멀쩡한 거 같은데…아 진짜 깝깝하네요"
"사회생활 하던 여자가 회사 관두고 집에만 있다보면 그럴 수도 있어. 취미생활 같은 거라도 시켜주고
그래봐"
후, 역시 인생도 짬밥이 최고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김과장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명함지갑을 꺼내서 잠시 뒤적이다가 명함 하나를 꺼내주었다.
[ 아우지 모터스 영업상무 '박지성' 010-4964-594X ]
"이게 뭡니까"
김과장은 씩 웃으면서 내 아랫도리를 툭 쳤다.
"욕구불만이 쌓이면, 마누라한테 좋은 말 할 것도 퉁명스럽게 하게 되고 뭐 그런 법이란 말이야. 주부
우울증이 어디 하루 아침에 나을 병도 아니고. 한번 가서 풀고 와"
"자동차 지르라는 말씀이세요?"
그 말에 김과장은 박장대소를 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이건 가라명함이고. 풀싸롱이야. 그런 데 안 가봤나?"
"네"
"에헤 이거 영 쑥맥이었구만. 그럼 어디, 아예 말 나온 김에 내일, 은 좀 바쁘고, 모레 같이 가자구"
어감으로 이미 룸싸롱 뭐 그런 건가 짐작은 했지만, 집에 와서 풀싸롱이 뭔가 검색을 해보았다. 하.
모르겠다. 잘하는 짓인가 싶기도 한데, '괜히 맨날 그 문제로 마누라랑 싸우지 말고 그냥 밖에서 풀고
급한 거부터 식힌 다음에 차근차근 장기적으로 마누라랑 이야기 해가며서 풀어봐' 하는 김과장 말에
그게 옳다 싶었다.
나는 내일, 생애 첫…그리고 어쩌면 마지막 외도를 한다. 아무래도 마지막 외도는 아닐 것 같지만.
다른 편 보러가기(클릭) - [박지성 상무의 강남 야구장] 블로그-
* 본 컨텐츠는 19세 미만의 이용자에게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 [박지성 상무]와 강남 야구장은 실존하는 인물과 업체입니다. 이 점에 유의하여 읽어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tag : 01049645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