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그녀의 한숨 어린 전화가 걸려옵니다. 처음부터 한숨 소리로 시작하는 전화일수도 있고
달콤한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아차 또 언제나의 무한 깝깝 루프에 빠져 좆된 상황의 전화일 수도
있습니다.
여튼, 전화를 받는 내내 그녀는 우울하고 답답하고 미칠 것 같은 현실 앞에 어쩔 줄을 모릅니다.
울먹이고, 탄식하고, 서러운 현실과 답답함을 토로하고, 이윽고는 그것을 제대로 케어해주지 못
하는 당신에 대한 서운함까지 내비칩니다.
무어라 위로의 말을 건내는데, 뭐 하나도 먹히지를 않습니다.
힘내, 라고 하면 힘내라는 말이 제일 싫다지
잘 될거야, 라고 하면 안 될 거 같다지
우리 잘헤쳐나가자, 하면 그저 한숨만 내쉬고
힘들지, 하고 그저 들어주기나 하면 오빤 내 마음 모를거야, 라지
아 뭐하나 들어먹지를 않습니다. 무수히 많은 연애 지침서에서는 공감하고 교감하라, 굳이 뭐
해결법까지 주지 않아도, 그저 공감만 해줘도 된다 라는데 아 이 여자가 특이한건지 연애지침서
들이 개소리인지 아니면 그년들은 그 최소한의 공감조차 못 받아봐서 그저 그 공감대만 형성해
주면 위안이 될 것이라 생각했을 뿐인건지 내 '교감' 솜씨가 형편없는건지
아무리 내 딴에는 공감대를 형성해봤자 여튼 씨알도 안 먹힙니다.
그렇게 답 없는 전화를 몇 십분이고 들고 있노라면 피곤하고 내일 출근도 걱정되고 무엇보다 내
멘탈까지 다 파괴되어 버릴 거 같습니다. 하지만 내 소중한 사람의 우울함은 받아줘야겠죠.
사실 내 솔직한 솔루션으로는 그냥 청승 그만 떨고 잠 푹 자고 일어나면 어쨌든 그게 현재로선
최고 좋은게 뻔한데 만에 하나라도 힘내고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질거야 라고 위로하면 또
팩 토라져서 졸려? 아 졸리면 자! 끊어! 하고 며칠동안 찬바람 불게 뻔하죠.
그녀들의 공감대 형성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고통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것
이겠지만, 사실 까놓고 말해서…
음…
에휴, 아닙니다.
여튼 그렇게 전화는 12시를 넘기고 1시를 넘기고 2시도 돌파, 이제 이쪽은 진이 다 빠지고 이미
배터리는 충전해가면서 전화를 하고, 전화기는 뜨겁고 머리는 빙빙 돌고 아 이미 내일 하루는
조진 느낌입니다. 그래, 그 공감댄지 뭔지 형성하면서 내 기분은 이미 개좆똥입니다. 아 담배가
입에 착착 붙네요.
압니다,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 고통을 토로하며 조금 기분을 알아줬으면 하는 그 마음도
압니다. 같이 힘들어해주고 같이 울어주기라도 하면 좋겠다 하는 그 마음, 압니다.
알아요, 안다구요. 근데…
아…
이제 여기서 한 마디라도 삐끗했다가는 팩 토라지고 아주 단단히 삐친 그녀들의 반응을 들을 수
있겠지요.
아…
여러분, 여러분의 남친은 이미 충분히 여러분께 공감해주고 같이 힘들어해줬습니다. 새벽까지
다른 사람의 답없는 힘겨움을 바짝 긴장한 채 계속 똑같은 소리 마냥 들어주는 것은 정말로 매우
놀라운 애정과 관심, 인내가 없이는 불가능한 이야기란 말입니다. 이미 여러분의 남친은 충분히
당신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여준 셈입니다.
그래도 서운하다구요?
명심하십시오. 여러분의 남친은 아침에 굵은 똥 쏟아내듯 푸드득 푸드득 뿡뿡 감정의 배설물을
마구 싸질러 버리는 냄새나는 똥간이 아닙니다. 당신을 어떻게든 케어해주고 돌봐주고 잘해주고
싶은 그런 사람들입니다. 적어도 여러분의 부모님 정도를 제외하면 가장 당신을 그래도 애써
신경써주는 사람들이란 말이죠.
근데도 그 모양이냐구요?
물론 입 속의 혀처럼 듣고 싶은 말, 해줬으면 하는 행동 착착착 알아서 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게 가능할 환상적인 남자라면 당신이 아니라 당신보다 훨씬 더 나은 여자를 만나고 있겠지요.
조금은 서투르고, 또 가끔은 인간적인 피로에 그만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분명 서운한 짓거리도 참
많이 하는 깝깝하고 둔하고 멍청하고 '아니 그래 그걸 못해주냐' 싶은 그런 모지리 남친일지라도
그는 지금, 당신을 위해 그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이야말로, 자신의 우울함을 컨트롤하다 못해 남친에게 그 짜증을 마구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조금은 달래주는 그 솜씨가 미흡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그걸 이해해주는 순간, 당신의 삶과 사랑은 한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아마 불가능하겠지만요.
달콤한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아차 또 언제나의 무한 깝깝 루프에 빠져 좆된 상황의 전화일 수도
있습니다.
여튼, 전화를 받는 내내 그녀는 우울하고 답답하고 미칠 것 같은 현실 앞에 어쩔 줄을 모릅니다.
울먹이고, 탄식하고, 서러운 현실과 답답함을 토로하고, 이윽고는 그것을 제대로 케어해주지 못
하는 당신에 대한 서운함까지 내비칩니다.
무어라 위로의 말을 건내는데, 뭐 하나도 먹히지를 않습니다.
힘내, 라고 하면 힘내라는 말이 제일 싫다지
잘 될거야, 라고 하면 안 될 거 같다지
우리 잘헤쳐나가자, 하면 그저 한숨만 내쉬고
힘들지, 하고 그저 들어주기나 하면 오빤 내 마음 모를거야, 라지
아 뭐하나 들어먹지를 않습니다. 무수히 많은 연애 지침서에서는 공감하고 교감하라, 굳이 뭐
해결법까지 주지 않아도, 그저 공감만 해줘도 된다 라는데 아 이 여자가 특이한건지 연애지침서
들이 개소리인지 아니면 그년들은 그 최소한의 공감조차 못 받아봐서 그저 그 공감대만 형성해
주면 위안이 될 것이라 생각했을 뿐인건지 내 '교감' 솜씨가 형편없는건지
아무리 내 딴에는 공감대를 형성해봤자 여튼 씨알도 안 먹힙니다.
그렇게 답 없는 전화를 몇 십분이고 들고 있노라면 피곤하고 내일 출근도 걱정되고 무엇보다 내
멘탈까지 다 파괴되어 버릴 거 같습니다. 하지만 내 소중한 사람의 우울함은 받아줘야겠죠.
사실 내 솔직한 솔루션으로는 그냥 청승 그만 떨고 잠 푹 자고 일어나면 어쨌든 그게 현재로선
최고 좋은게 뻔한데 만에 하나라도 힘내고 푹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질거야 라고 위로하면 또
팩 토라져서 졸려? 아 졸리면 자! 끊어! 하고 며칠동안 찬바람 불게 뻔하죠.
그녀들의 공감대 형성이라는 것은 결국 자신의 고통을 주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것
이겠지만, 사실 까놓고 말해서…
음…
에휴, 아닙니다.
여튼 그렇게 전화는 12시를 넘기고 1시를 넘기고 2시도 돌파, 이제 이쪽은 진이 다 빠지고 이미
배터리는 충전해가면서 전화를 하고, 전화기는 뜨겁고 머리는 빙빙 돌고 아 이미 내일 하루는
조진 느낌입니다. 그래, 그 공감댄지 뭔지 형성하면서 내 기분은 이미 개좆똥입니다. 아 담배가
입에 착착 붙네요.
압니다, 얼마나 힘든지. 그리고 그 고통을 토로하며 조금 기분을 알아줬으면 하는 그 마음도
압니다. 같이 힘들어해주고 같이 울어주기라도 하면 좋겠다 하는 그 마음, 압니다.
알아요, 안다구요. 근데…
아…
이제 여기서 한 마디라도 삐끗했다가는 팩 토라지고 아주 단단히 삐친 그녀들의 반응을 들을 수
있겠지요.
아…
여러분, 여러분의 남친은 이미 충분히 여러분께 공감해주고 같이 힘들어해줬습니다. 새벽까지
다른 사람의 답없는 힘겨움을 바짝 긴장한 채 계속 똑같은 소리 마냥 들어주는 것은 정말로 매우
놀라운 애정과 관심, 인내가 없이는 불가능한 이야기란 말입니다. 이미 여러분의 남친은 충분히
당신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여준 셈입니다.
그래도 서운하다구요?
명심하십시오. 여러분의 남친은 아침에 굵은 똥 쏟아내듯 푸드득 푸드득 뿡뿡 감정의 배설물을
마구 싸질러 버리는 냄새나는 똥간이 아닙니다. 당신을 어떻게든 케어해주고 돌봐주고 잘해주고
싶은 그런 사람들입니다. 적어도 여러분의 부모님 정도를 제외하면 가장 당신을 그래도 애써
신경써주는 사람들이란 말이죠.
근데도 그 모양이냐구요?
물론 입 속의 혀처럼 듣고 싶은 말, 해줬으면 하는 행동 착착착 알아서 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게 가능할 환상적인 남자라면 당신이 아니라 당신보다 훨씬 더 나은 여자를 만나고 있겠지요.
조금은 서투르고, 또 가끔은 인간적인 피로에 그만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분명 서운한 짓거리도 참
많이 하는 깝깝하고 둔하고 멍청하고 '아니 그래 그걸 못해주냐' 싶은 그런 모지리 남친일지라도
그는 지금, 당신을 위해 그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이야말로, 자신의 우울함을 컨트롤하다 못해 남친에게 그 짜증을 마구 쏟아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조금은 달래주는 그 솜씨가 미흡하더라도 이해해주세요.
그걸 이해해주는 순간, 당신의 삶과 사랑은 한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아마 불가능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