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거기…엄마친구아들 사무소죠?"
"네 맞습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네에, 우리 아들이 요새 하도 공부를 안 하고 그래서, 설교거리가 필요한데 그래서 그, 엄친아 모델…을
좀 알아보려고 하거든요…"
이 땅의 아들딸들이 자라나오면서 참으로 귀가 아프게 비교당해온 존재들 '엄마친구아들'. 그들의 화려한
성공담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모범적인 인생 모델들은 무수히 많은 아들딸들을 괴롭게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궁금증이 존재했다.
'그들은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이긴 한가'
그들의 입지전적인 성공담과 참으로 놀라운 삶의 자세들을 듣노라면 놀라움에 앞서 '정말로 요즘에도
그런 애들이 있나?' 싶은 의심부터 들 정도로 놀라운 초인들이 적지 않고, 설령 얼마 정도야 있긴 있다
하더라도 정말 그렇게 그들이 모든 엄마들이 한 두 명씩은 공유할 정도로 '흔한' 존재들인가에 대해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의문점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나…
"네에, 반갑습니다 고객님. 네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성공모델이 있으신가요?"
"음, 뭐가 있나요?"
"네, 전통적으로 어머님들이 선호하시는 모델은 '우리 집과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아들이 공부 잘해서
장학금 받고 명문대학교 재학 중'인데요, 그 외에도 어머님 취향에 따라 아이비리그 유학부터 섬상
전자 취업, 매달 부모님께 월 30만원 이상의 용돈이나 건강식품 제공하는 아들 등 뭐 다양합니다. 그
외에도 원하시는 모델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매칭해드립니다"
안내원의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그 어머님은 그러나 비밀을 털어놓듯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기, 근데 제가 배운게 없어서… 어릴 때 집이 어려워서 중학교도 다 못 나왔어요. 우리 때는 뭐
다 그랬잖아요. 큰 오빠만 고등학교 겨우 나왔고"
"네에"
"우리 아들도 그걸 알거든요. 그리고 제 친구들도… 예전에 집들이 하면서 그걸 봐서 다 사정이 고만
고만한걸 알거든요. 아휴, 그 숙자 그 년이 눈치없게 아들 앞에서 또 '우리 아들도 맨날 게임만 해서
걱정이야' 그러고 다른 애들도 그걸 맞장구 치는 바람에 엄마친구 아들 뭐라고 해도 안 믿거든요"
그러자 안내원은 여전히 살가운 목소리로 전혀 걱정할 것 없다는 듯 안내를 계속했다.
"네에 고객님, 그런 경우에는 출장인증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고객님 댁으로, 엄마 친구 역할 모델과
그 아들 모델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어머님 친구를 픽업해드리러 함께 온 아들 정도로요"
"어휴 네 감사합니다. 저기 그런데 이거…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하면 될까요…"
안내원은 아주 화사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료입니다 고객님"
"네? 무료요?"
놀라운 어머님의 말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안내원은 입에 착 붙어있는 멘트를 읊어내 듯 안내했다.
"엄친아 프로젝트는 지난 1950년대 대한민국 재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육재건위원회에서 추진한
중요 국가계획입니다. 피폐해지고 나태해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건전한 경쟁의식을
제공하기 위해 '엄마친구아들'이란 가까운 듯 먼 관계에 성공모델을 등장시켜 보다 긍정적인 자기발전
의 계기로 삼고자 위한 계획이었지요. 지금은 민영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휴 처음 듣는 이야기네요…"
그저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그 엄마친구아들 소리가 국가계획이었다니, 황당하기도 놀랍기도 하여
어머님은 그저 '국가계획…'하고 입 안에서 주억거릴 따름이었다.
"네에 사실 아무래도 이게 진실이 알려지면 아들딸들에게 계도효과가 떨어져서 따로 홍보를 하거나
하진 않다보니 시간이 흘러서 지금은 아는 분보다 모르는 분이 훨씬 더 많으세요. 아마 주변에서
엄친아 이야기 하시는 어머님들은 대부분 그냥 입버릇처럼 하시는 분이 대부분이실거에요. 아 그런데
어머님은 그럼 어떻게 아시고 여기로 전화를 주셨나요?"
안내원이 질문에 어머님은 순순히 대답했다.
"통장 아줌마랑 오늘 마트 갔다가 오는 길에 만나서 아들 이야기 하니까 여기 얘길 하더라구요"
"아아, 네, 현재 각급 통반장 이하 준 국가 행정조직원들에는 이 정보가 공유됩니다. 다만 아 어머님"
"네"
"오늘 들으신 이야기는 절대 다른 분께는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네에"
"혹여라도 발설하게 되시면 아버님과 아드님께 이래저래 안 좋은 영향이 갈 수도 있습니다"
"네네 그럼요, 어휴 그런거 말 안 하죠 안 하죠"
어머님은 아들이랑 남편한테 안 좋을 수도 있다는 말에 괜히 여기에 전화했나 싶어서 겁부터 버럭
났지만 곧이어 아드님께 다 좋자고 하는 이야기잖아요? 하는 안내원의 말에 맘을 강하게 먹기로
했다. 그래, 아들 잘되자고 하는건데 이 입단속 한번 못 하겠나.
"네 그럼 주소와 원하시는 날짜와 시간 알려주시면, 어머님 친구 모델과 엄친아 모델 함께 보내
드리겠습니다. 또 그리고 혹시라도 날짜와 시간 변경이 필요하시거나 미리 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싶으시면 바로 전화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집 주소는, 서울 성북구…"
주소와 날짜, 그리고 간단한 사전 기초정보 공유가 이뤄진 뒤 안내원은 확인사항 몇 가지를
불러주고는 드디어 그 긴 상담을 마쳤다.
"네에 그럼 상담원 엄진아였습니다"
"네네 감사합니다"
"네에~"
전화를 끊고 어머님은 놀랍기도 하고 가슴도 벅차오르기도 하다가 아들 생각에 그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휴 우리 아들이 이제 엄마친구아들 소리를 듣고 이제 좀 반성을 해야할텐데…'
"네 맞습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네에, 우리 아들이 요새 하도 공부를 안 하고 그래서, 설교거리가 필요한데 그래서 그, 엄친아 모델…을
좀 알아보려고 하거든요…"
이 땅의 아들딸들이 자라나오면서 참으로 귀가 아프게 비교당해온 존재들 '엄마친구아들'. 그들의 화려한
성공담과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모범적인 인생 모델들은 무수히 많은 아들딸들을 괴롭게 했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궁금증이 존재했다.
'그들은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이긴 한가'
그들의 입지전적인 성공담과 참으로 놀라운 삶의 자세들을 듣노라면 놀라움에 앞서 '정말로 요즘에도
그런 애들이 있나?' 싶은 의심부터 들 정도로 놀라운 초인들이 적지 않고, 설령 얼마 정도야 있긴 있다
하더라도 정말 그렇게 그들이 모든 엄마들이 한 두 명씩은 공유할 정도로 '흔한' 존재들인가에 대해서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의문점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나…
"네에, 반갑습니다 고객님. 네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성공모델이 있으신가요?"
"음, 뭐가 있나요?"
"네, 전통적으로 어머님들이 선호하시는 모델은 '우리 집과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아들이 공부 잘해서
장학금 받고 명문대학교 재학 중'인데요, 그 외에도 어머님 취향에 따라 아이비리그 유학부터 섬상
전자 취업, 매달 부모님께 월 30만원 이상의 용돈이나 건강식품 제공하는 아들 등 뭐 다양합니다. 그
외에도 원하시는 모델이 있으시면 얼마든지 매칭해드립니다"
안내원의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그 어머님은 그러나 비밀을 털어놓듯이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저기, 근데 제가 배운게 없어서… 어릴 때 집이 어려워서 중학교도 다 못 나왔어요. 우리 때는 뭐
다 그랬잖아요. 큰 오빠만 고등학교 겨우 나왔고"
"네에"
"우리 아들도 그걸 알거든요. 그리고 제 친구들도… 예전에 집들이 하면서 그걸 봐서 다 사정이 고만
고만한걸 알거든요. 아휴, 그 숙자 그 년이 눈치없게 아들 앞에서 또 '우리 아들도 맨날 게임만 해서
걱정이야' 그러고 다른 애들도 그걸 맞장구 치는 바람에 엄마친구 아들 뭐라고 해도 안 믿거든요"
그러자 안내원은 여전히 살가운 목소리로 전혀 걱정할 것 없다는 듯 안내를 계속했다.
"네에 고객님, 그런 경우에는 출장인증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고객님 댁으로, 엄마 친구 역할 모델과
그 아들 모델을 함께 보내드립니다. 어머님 친구를 픽업해드리러 함께 온 아들 정도로요"
"어휴 네 감사합니다. 저기 그런데 이거… 비용은… 어느 정도 예상하면 될까요…"
안내원은 아주 화사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료입니다 고객님"
"네? 무료요?"
놀라운 어머님의 말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안내원은 입에 착 붙어있는 멘트를 읊어내 듯 안내했다.
"엄친아 프로젝트는 지난 1950년대 대한민국 재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육재건위원회에서 추진한
중요 국가계획입니다. 피폐해지고 나태해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자극과 건전한 경쟁의식을
제공하기 위해 '엄마친구아들'이란 가까운 듯 먼 관계에 성공모델을 등장시켜 보다 긍정적인 자기발전
의 계기로 삼고자 위한 계획이었지요. 지금은 민영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어휴 처음 듣는 이야기네요…"
그저 입버릇처럼 말해왔던 그 엄마친구아들 소리가 국가계획이었다니, 황당하기도 놀랍기도 하여
어머님은 그저 '국가계획…'하고 입 안에서 주억거릴 따름이었다.
"네에 사실 아무래도 이게 진실이 알려지면 아들딸들에게 계도효과가 떨어져서 따로 홍보를 하거나
하진 않다보니 시간이 흘러서 지금은 아는 분보다 모르는 분이 훨씬 더 많으세요. 아마 주변에서
엄친아 이야기 하시는 어머님들은 대부분 그냥 입버릇처럼 하시는 분이 대부분이실거에요. 아 그런데
어머님은 그럼 어떻게 아시고 여기로 전화를 주셨나요?"
안내원이 질문에 어머님은 순순히 대답했다.
"통장 아줌마랑 오늘 마트 갔다가 오는 길에 만나서 아들 이야기 하니까 여기 얘길 하더라구요"
"아아, 네, 현재 각급 통반장 이하 준 국가 행정조직원들에는 이 정보가 공유됩니다. 다만 아 어머님"
"네"
"오늘 들으신 이야기는 절대 다른 분께는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네에"
"혹여라도 발설하게 되시면 아버님과 아드님께 이래저래 안 좋은 영향이 갈 수도 있습니다"
"네네 그럼요, 어휴 그런거 말 안 하죠 안 하죠"
어머님은 아들이랑 남편한테 안 좋을 수도 있다는 말에 괜히 여기에 전화했나 싶어서 겁부터 버럭
났지만 곧이어 아드님께 다 좋자고 하는 이야기잖아요? 하는 안내원의 말에 맘을 강하게 먹기로
했다. 그래, 아들 잘되자고 하는건데 이 입단속 한번 못 하겠나.
"네 그럼 주소와 원하시는 날짜와 시간 알려주시면, 어머님 친구 모델과 엄친아 모델 함께 보내
드리겠습니다. 또 그리고 혹시라도 날짜와 시간 변경이 필요하시거나 미리 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싶으시면 바로 전화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집 주소는, 서울 성북구…"
주소와 날짜, 그리고 간단한 사전 기초정보 공유가 이뤄진 뒤 안내원은 확인사항 몇 가지를
불러주고는 드디어 그 긴 상담을 마쳤다.
"네에 그럼 상담원 엄진아였습니다"
"네네 감사합니다"
"네에~"
전화를 끊고 어머님은 놀랍기도 하고 가슴도 벅차오르기도 하다가 아들 생각에 그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휴 우리 아들이 이제 엄마친구아들 소리를 듣고 이제 좀 반성을 해야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