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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남성용 자위기구 이름 제안 '지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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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용 자위기구들의 이름을 죽 훑어보노라니 안타까움이 느껴졌습니다. 엔젤, 허니…뭐 이런 이름들을
가진 저가형 도구들은 암만 저가형이라고 한들 저딴 이름이 과연 팔릴까 싶은 겁니다. 

업계에서 잘 나가는 것들은 과연 딱 이름부터 다릅니다. 세븐틴, 명기, 텐가…

'세븐틴' 물론 미성년자과의 관계을 연상케하는 그 이름은 이미 그 부분부터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데가 있습니다만, 그걸 떠나서 '17세'라는 상징성은 보는 순간 굉장히 자극적으로 다가기 마련이죠. 아
딸딸이 치는데 무슨 도덕 윤립니까. 꼴리면 그게 짱이지.

좋게 포장하자면야 과거 첫 사랑 첫 경험의 추억을 회고하게 만드는 제품이요, 나쁘게 말하자면 넘어서는
안되는 그 선을 이 자위도구를 통해 대리만족하게 하는 강렬한 자극! 실제로 상품 역시 굉장히 타이트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제품명-마케팅 포인트가 절묘하게 합치하는 성공적인 전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명기, 아 이름부터가 벌써 각이 잡혀있죠. 무수히 많은 남성들의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는 전설과도
같은 그것 '명기'. '강철과도 같은 당당한 남성'에 대한 열망과는 또다른 궤도에서 시작하는 남자들의 꿈.
명기에 대한 구전은 남성들의 섹스판타지 그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넣는 순간부터 다르대. 이게 쑥 빨아들이듯이…", "안에서 완전 전자동으로 꿈틀대는데, 5분 버티기도
힘들다니까" 같은, 허세 섞인 경험담과 고금동서의 섹서들이 그 후인들에게 전하는 엘도라도와도 같은
전설 속의 그것! 그것을 단돈 몇 만원에 체험할 수 있다면 섹스에 환장한 남자들이 지갑에서 카드 안
꺼낼까요? 그렇죠. 이건 그야말로 작명의 성공입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 업계의 지존, 텐가는 윗 상품들과는 조금 방향성은 다릅니다. 텐가. 이름만
들었을 때는 사실 그게 자위도구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실제로 상품 디자인도 정말 모르는 사람에게는
정면에서 보여줘도 이게 뭐에 쓰는 물건인지 모를 정도로 아주 포멀한 디자인이죠. 일제 상품이라서
또 그게 무슨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한국인에게는 더더욱 '텐가'라는 이름은 잘 와닿지가
않습니다. 다른 물건들이라면 그건 그야말로 제대로 실패한 작명이 되겠지만 '자위도구'라는 부분에서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보통 자위기구들은 디자인부터가 여성의 음부를 연상케하는데가 있습니다만 텐가는 디자인부터가 아주
포멀하듯이(그래서 종종 일본의 비 19금 남성잡지들에 당당히 광고를 하기도!) 그런 '누가 들어도 그
용도를 알 수 없는' 제품의 모호성은, 아담과 이브 이래 가장 원초적인 지성의 감정 '수치심'을 대단히
스무스하게 케어해준단 말이죠. 상품의 우수성을 떠나 바로 이렇게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한 작명은
또 성공적인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자, 서론이 길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제안을 한 가지 합니다. 한국형 남성용 자위기구 이름 '지영이'.

'지영'은 조선 땅에서 가장 흔한 여자 이름 중 하나로, 오죽하면 흔한 여성용 명품가방(루이비통)의
별명 중에는 3초백(3초마다 한번씩 본다하여 3초백) 이외에, 지영이백(길가에서 지영아! 하고 부르면 
여자 두 세명이 뒤돌아본다고 할 정도로 흔한 이름 지영이와 그 정도로 흔한 가방이라는 뜻에서
지영이백)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흔한 이상, 어지간히 여성과의 관계가 부족한 남자라고 하더라도 살면서 자신만의 '지영이'
를 최소한 한 두 번 이상은 겪기 마련입니다. 전/현재 여친, 학창시절 같은 반 여자애, 거래처 여직원,
대학 선후배동기, 회사 동료, 친구 여친, 사촌 여동생, 연예인 등등등. 

그런만큼 이 '지영이'라는 상품은 그 이름 자체가 스토리텔링으로 작용하며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던 그 지영이를 이 상품을 통해 체험이 가능하다, 가 되겠습니다. 또 그걸 떠나서 순수히 친숙한
이름이라는 자체만으로 스테파니, 블랙엔젤 같은 뭐 와닿지도 않고 괜히 서양 야동의 그 부담스러움
을 연상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안정감을 안겨주죠. 우리 몸엔 우리 건데 남의 것은 왜 찾느냐, 란
말입니다. 

또 이러면 "내가 아는 지영이는 존나게 못생겼는데? 안 꼴릴 듯" 이럴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때는 또
다른 지영이를 떠올려서 치면 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나라 성인용품점에서 '텐가', '블랙엔젤', '허니2' 뭐 이런 외제 이름을 단 상품
들만 즐비한 참담한 모습을 봐야하는지… 

지영이, 은지, 혜교, 아름이, 소영이, 쪼미, 숙자 이모, 태훈, 가영이(妹) 등 국산 이름을 단 제품이 
진열 될 그 날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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