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라고 자처하는 분을 만나러 가는 그 마음에 왠지 모르게 한껏 내심 연예인 된 기분으로 '흐흐
내 팬 만난다' 하고 딱 나섰는데 뜻밖에 만나고 보니까 생각해보니 나보다 백배는 더 핸섬하고 젠틀
하고 인사 몇 마디만 나눠봐도 그 잔잔하면서도 또렷한 음색과 품격이 느껴지는 모습 하나하나가
객관적인 간지심판관의 눈으로 봤을 때
'나보다 이 사람이 천배는 더 멋진 사람이다…'
라는 생각에 잠시 우쭐했던 마음 다 풀어지고 후덜덜 떨려오고 연예인병 걸렸던 그 마음이 다 병신같이
느껴져 우울해지고
만남의 자리마저 시들해지고 그 남자팬은 남자팬대로 왜 스박이 저렇게 침울한가 싶어서 열심히 웃겨
드리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하는데 '팬'을 자처하는 사람과 만나러 간 주제에 그 사람의 전반적
매력에 제대로 눌려서 스스로가 자괴감 느껴지도록 비루함을 느낀데다 또 그것을 느낀 자체에 또 스스로
의 옹졸함에 좌절하게 되었으니 당최 기분이 좋을 리가 없고 그저 계속 예의상의 억지 웃음만 띄우는데
남자팬의 안타까운 마음은 계속 커져가고 스박의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지' 하는 자괴감도 계속 커져만
가는 가운데 두 남자 사이에 놓인 오뎅탕 하나에 그 은은한 마이너스의 감정이 드라마틱하게 엇갈리고…
그러나 조용히 앞 접시에 오뎅국물 떠주는 남자팬의 손길에서 새삼스럽게 '연예인을 그리는 팬의 마음'을
새삼 느낀 스박은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고 그렇게 다시 치유받은 스박의 끝 모를 자부심은 그제서야 혀
모터에 시동을 걸어
도쿠리 몇 잔을 주고받으며 오뎅탕에 드디어 두 사나이의 마음이 통해가기 시작하니 잔잔히 파문 지는
오뎅탕의 수면은 두 남자의 마음 속에도 비슷한 파문을 형성하여 오늘밤 스박의 항문은 저 밤하늘의
레드문처럼 갈발갛게 익어오르게 된다.
내 팬 만난다' 하고 딱 나섰는데 뜻밖에 만나고 보니까 생각해보니 나보다 백배는 더 핸섬하고 젠틀
하고 인사 몇 마디만 나눠봐도 그 잔잔하면서도 또렷한 음색과 품격이 느껴지는 모습 하나하나가
객관적인 간지심판관의 눈으로 봤을 때
'나보다 이 사람이 천배는 더 멋진 사람이다…'
라는 생각에 잠시 우쭐했던 마음 다 풀어지고 후덜덜 떨려오고 연예인병 걸렸던 그 마음이 다 병신같이
느껴져 우울해지고
만남의 자리마저 시들해지고 그 남자팬은 남자팬대로 왜 스박이 저렇게 침울한가 싶어서 열심히 웃겨
드리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하는데 '팬'을 자처하는 사람과 만나러 간 주제에 그 사람의 전반적
매력에 제대로 눌려서 스스로가 자괴감 느껴지도록 비루함을 느낀데다 또 그것을 느낀 자체에 또 스스로
의 옹졸함에 좌절하게 되었으니 당최 기분이 좋을 리가 없고 그저 계속 예의상의 억지 웃음만 띄우는데
남자팬의 안타까운 마음은 계속 커져가고 스박의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지' 하는 자괴감도 계속 커져만
가는 가운데 두 남자 사이에 놓인 오뎅탕 하나에 그 은은한 마이너스의 감정이 드라마틱하게 엇갈리고…
그러나 조용히 앞 접시에 오뎅국물 떠주는 남자팬의 손길에서 새삼스럽게 '연예인을 그리는 팬의 마음'을
새삼 느낀 스박은 다시 자신감을 회복하고 그렇게 다시 치유받은 스박의 끝 모를 자부심은 그제서야 혀
모터에 시동을 걸어
도쿠리 몇 잔을 주고받으며 오뎅탕에 드디어 두 사나이의 마음이 통해가기 시작하니 잔잔히 파문 지는
오뎅탕의 수면은 두 남자의 마음 속에도 비슷한 파문을 형성하여 오늘밤 스박의 항문은 저 밤하늘의
레드문처럼 갈발갛게 익어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