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한미녀가 살 옷이 있다고 하여 셋이 함께 백화점에를 가는데 한미녀가 "이거 어때?" 하면
김박스는 그저 "와 좋다, 잘 어울려! 사줄까?" 하면서 계속 카드 긁고, 우간지는 그저 어색한 웃음만
짓고 있는데…
그렇게 한 네 벌쯤 구입했을 무렵, 한미녀은 암만 봐도 안 어울리는 옷 한번 슥 걸쳐보는데 거기서
김박스가 또 "와 잘 어울린다!" 이러길래 '아 얘는 무조건 그냥 칭찬이구나;;;' 하는 마음에 실망하게
되고 약간은 분한 마음에 뚱해지는데 그걸 또 감지한 김박스는 지가 또 뭔 실수한 줄 알고 계속 막
안절부절하면서 뭐 짚기만 해도 "그거 사줄까?" 이 지랄 해서 점점 더 매력 떨어지는데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우간지가 갑자기
"누나 이 옷 어때요?"
하고 진짜 좀 아닌데? 싶은 옷을 들고 오길래 반신반의하면서 입어보는데 뜻밖에 간지폭발! 그래서
존나 신나는데 또 그걸 김박스가 결제하고 하지만 이미 한미녀의 마음은 우간지에게 쏠리고 둘은
데이트 하듯 쇼핑하고 김박스는 두 걸음 뒤에서 대기하다가 카드만 계속 긁고 결국 128만원어치 카드
긁고 김박스는 뒤에서 한숨만 쉬는데 돌아오는 길에 둘에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걍 김박스는 둘이
놀라고 하고 "혹시 돈 필요하면 이거 써" 하고 카드까지 한미녀에게 쥐어주고…
택시 안에서 자신의 떨어지는 패션 감각과 왠지 모를 서러움에 갑갑하고 속상해서 그만 눈물까지
보이는데 그 와중에도 계속 휴대폰으로 카드 사용내역 문자 찍히는데 쭈꾸미-호프-바-모텔까지
찍히는거 보고 그만 폭풍 눈물 흘리면서 집에 도착해서 소주 빨고 자는데
며칠 후에 한미녀에게 연락이 와서 또 호구처럼 좋다고 김박스는 만나고, 한미녀는 뜻밖에 그 자리
에서 김박스에게 고백을 하고 김박스야 당연히 좋다고 그렇게 둘이 사귀지만 한미녀의 마음은 그저
돈 막 쓰는 김박스에게서 뜯어먹고 싶다는 현실적인 욕심과 '도움은 줘도 마음은 주지 않는' 우간지
에게 느낀 서운함의 발로일 뿐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한미녀은 김박스에게 진실된 마음을 준 적이
없고 한미녀는 우간지만을 바라보며, 김박스의 마음은 그렇게 썩어 문들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