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글을 안 올린지 두 달이 넘었다. 이 글의 제목 때문에 오해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디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일종의 슬럼프가 왔다. 언제나 스스로에게 하던 말인 '전성기도 없었는데 슬럼프는 또 뭐냐' 하고 비웃었지만 사람이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된다. 글이 안 나온다.
tag : 아니면마는거지
'어?'하고 간만에 신호가 와서 변기에 앉았지만 여전히 똥은 끄트머리만 나올락말락하다 결국 나오지 않는 좆같은 마른 변비. 마치 그처럼 '어?'하고 좋은 아이템이 떠올라 블로그에 접속해 글을 끄적이다가 겨우 두어단락 쓰다가 결국 맥이 딱 끊긴다. 하. 시펄.
두 달 동안 손을 놓고 있었냐면 또 그렇지는 않은 것이, 쓰다가 만 글만 30개쯤 된다.
변비를 치료하는 방법은 그저 똥 마려울 때 바로바로 화장실 가서 싸고, 그 똥이 얼마나 쾌변인가를 생각하는 대신 그냥 조금이라도 싸면 좋고 아니면 마는 것이라 했다. 슬럼프 탈출을 위해 당분간은 나도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참고로 나는 변비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자주, 잘 싸서 문제인 사람이다)
어차피 나는 잃을 것이 없다. 나는 문단의 대가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촉망 받아가며 큰 기대를 받는 사람도 아니다. 그저 시원하게, 쾌변의 기분을 만끽하듯 싸면 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슬럼프를 탈출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 글변비를 탈출하는 방법이리라 확신한다.
tag : 아니면마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