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게이다

지난 10여 년 전부터 단순히 인터넷 찌질이들의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하던 남녀 갈등 이슈는 어느새 사회의 주요한 화두가 되었다. 단순히 "내가 더 힘드네, 니가 더 힘드네"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됐다. 평등에 대한 해석 차이를 넘어서, 정말로 서로의 이권에 관여하게 됐고, 법적인 처벌이나 심지어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 있어서도 고려할 요소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그런 이슈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집어치우고(어차피 서로가 귀 닫고 자기 할 말만 할건데 말해서 뭐함) 중요한 포인트 하나를 살펴보아야 한다. 스파이가 있다.

여성들이 여성인권을 주장하고, 남성들이 역차별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남자인데도 여자 측의 주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여자인데 남자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이들도 있지만 일단 그 사람들 심리는 잘 알지도 못하고, 내 알바 아니니 덮어둔다) 혹자들은 말한다.

"그 사람들은, 여자들한테 인기 끌어보려고 여자들 주장을 편들어 주는거야"

아니다.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들은 게이다. 놀랍겠지만 정말 게이다.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들은 갈등을 부추겨 끝내 보통의 대다수 남자들을 여성혐오로 만들어 게이의 세상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게이들이다.

근거가 궁금하다고? 그럼 넌 게이다.

내 주장이 틀렸다고? 너가 아는 누군가는 '여자 편들어주는 남자'인데 여친이 있거나 가정을 이미 꾸렸다고? 숨은 게이다. 변태, 오타쿠들도 일상 속에서 취향 잘 숨기지 않는가. 심지어 자기 취향 부정하면서까지 말이다.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에게 얼마나 피곤한 사회인데. 그러니 숨기는 것이다. 이른바 '위장 게이'라고나 할까. 그래, 게이다. 특히 내 주장이 틀렸다고 말한 넌 100% 게이다.

남성의 입장에서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고? 그래 그 말도 옳다. 하지만 넌 게이다.

지난 시간 우리 사회가 여성들에게 해온 무수히 많은 성차별과 오늘날의 유리천장을 생각해보라고? 그래, 그런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므로 넌 게이다.

게이가 뭐 어때서 자꾸 게이 타령이냐고? 그래 넌 완벽한 게이다.

게이가 결코 욕이나 조롱으로 쓰일 법한 말이 아닌데 왜 여기서 이렇게 부정적으로 단어를 언급하냐고? 그렇다. 그건 분명 내 잘못이다. 하지만 넌 게이다.

나는 성차별 때문에 싸우는 남자들이 제일 한심해 보인다고? 맞다. 그리고 넌 게이다.

난 여자인데 무슨 게이 타령이냐고? 그래, 하지만 넌 성별을 잘못 타고난 게이다.

시대착오적인 게이 드립이 너무나 실망스럽고 이런 류의 글은 불편하다고? 맞다. 맞는 말이다. 정말 불편한 글이다. 인정한다. 하지만 넌 게이다.

그래, 여기까지 읽었다면 너도 너 스스로를 잘 알겠지만 넌…게이다. 알아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