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누운 그녀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멤버들도 침대에 누웠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그 끝을 알 수 없는 적막함만이 숙소의 침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아'
마케팅팀 지현 언니는 오히려 매출이 일시적으로 뛰었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위로해 주셨지만
앞으로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매니저 오빠랑 관리실장 님이 아까 사장님실로
끌려가서 막말까지 들으며 크게 혼나는 것도 보았고, 방송 분량 삭제에 관해서 홍보팀장 님이 큰 소리로
전화기 너머 누군가와 싸우는 것도 들었다.
그녀는 조용히 스마트폰을 꺼내어 포털의 뉴스와 댓글을 읽기 시작했다. 불 꺼진 방 안에 휴대폰 불빛이
환해서 그런 것일까.
"언니…그 사이트 이제 안 하면 안 돼?"
적막한 침실 안의 고요를 깨는 누군가의 말. 그녀는 짧게 한숨을 내쉰 뒤 대답했다.
"안 해. 이제 안 해. 그냥…뉴스 좀 보는거야…"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이번에는 그것을 말렸다.
"마음만 상하지, 악플들 봐서 뭐해. 그냥 언니도 자"
"알았어, 응. 미안, 다들 잘자"
그렇게 대답했지만 그녀는 휴대폰을 끄는 대신 이불을 덮어썼다. 이불 너머로 "잘자 언니", "힘내자 우리"
같은 멤버들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기사와 댓글을 찬찬히 읽어내려가기 시
작했다.
'후우…'
솔직히 별로 깊이 생각을 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그냥 별 생각없이 유행어처럼 생각하고 드립 친 건데.
다들 너무 깊은 의미부여까지 해가면서 자신은 물론이요 그룹 전체를 욕하고 있었다. 그게 서운했고,
다른 멤버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물론 종종 응원의 목소리가 있기는 했지만 별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아'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내가 뭘 한 거지, 싶었다. 말 한 마디 실수가 이렇게까지 크게 난리가
날 줄은 몰랐다. 다른 연예인들도 실언 많이 했잖아, 더 심한 실수도 많이 했잖아, 하고 항변해 보았지만
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아주 조심스럽게, 큰 마음 먹고 SNS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찬찬히 스크롤을 내리면서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자기도 모르게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입을 막고 있노라니 이층 침대 위에서
조심스러운 말소리가 조심스레 물었다.
"언니 자요?"
겨우 울음을 추스리고 대답했다.
"아니, 안 자. 왜?"
그러자 침대 위에서는 또 작은 한숨 소리와 함께 그녀의 위로의 말이 들려왔다.
"솔직히 우리 팀, 언니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잖아. 저기 자칭 일등 신부감 언니는 예쁘니까 또
모르지만. 여튼 너무 부담가질 필요없어. 만약에 우리 망하면 뭐, 같이 밤무대 뛸까? 헤헤. 언니 힘내!"
"치, 됐어. 얼른 자. 미안해. 멍청한 언니 때문에 너네들까지 괜히 덩달아 욕 먹고"
"에이, 언니 그러지 말래두"
…다른 멤버들은 잠에 곯아 떨어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잠들 수 없었다. 아까 홍보팀장 님이 SNS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가셔서 작성한 사과의 트윗이 떴지만 오히려 네티즌들의 반발만 더 심해
졌다.
답답하고 미안한 생각, 그리고 앞으로 어쩌나, 하는 걱정, 어쩌다 그 말을 해버렸을까 하는 후회와
휴대폰으로 속속 도착하는 지인들의 위로 카톡에 그저 여전히 눈물 어린 긴 한숨만 내쉴 따름이었
다.
당분간 절대로 SNS 로긴이나 인터넷에 글 남기는 거 같은거 하지 말라는 사장님 지시가 있었지만
뭐라도 해야겠다는 너무 답답한 마음에 그녀는 눈물을 겨우 닦고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글을 적기 시작했다.
제목 : 민주화 발언에 대해 재차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닉네임 : 땅크언니
안녕하세요 오늘 라디오에서의 올바르지 못한 표현에 대해… (후략)
그저 그 끝을 알 수 없는 적막함만이 숙소의 침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하아'
마케팅팀 지현 언니는 오히려 매출이 일시적으로 뛰었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뉘앙스로 위로해 주셨지만
앞으로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매니저 오빠랑 관리실장 님이 아까 사장님실로
끌려가서 막말까지 들으며 크게 혼나는 것도 보았고, 방송 분량 삭제에 관해서 홍보팀장 님이 큰 소리로
전화기 너머 누군가와 싸우는 것도 들었다.
그녀는 조용히 스마트폰을 꺼내어 포털의 뉴스와 댓글을 읽기 시작했다. 불 꺼진 방 안에 휴대폰 불빛이
환해서 그런 것일까.
"언니…그 사이트 이제 안 하면 안 돼?"
적막한 침실 안의 고요를 깨는 누군가의 말. 그녀는 짧게 한숨을 내쉰 뒤 대답했다.
"안 해. 이제 안 해. 그냥…뉴스 좀 보는거야…"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이번에는 그것을 말렸다.
"마음만 상하지, 악플들 봐서 뭐해. 그냥 언니도 자"
"알았어, 응. 미안, 다들 잘자"
그렇게 대답했지만 그녀는 휴대폰을 끄는 대신 이불을 덮어썼다. 이불 너머로 "잘자 언니", "힘내자 우리"
같은 멤버들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대답을 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기사와 댓글을 찬찬히 읽어내려가기 시
작했다.
'후우…'
솔직히 별로 깊이 생각을 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그냥 별 생각없이 유행어처럼 생각하고 드립 친 건데.
다들 너무 깊은 의미부여까지 해가면서 자신은 물론이요 그룹 전체를 욕하고 있었다. 그게 서운했고,
다른 멤버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물론 종종 응원의 목소리가 있기는 했지만 별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아'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내가 뭘 한 거지, 싶었다. 말 한 마디 실수가 이렇게까지 크게 난리가
날 줄은 몰랐다. 다른 연예인들도 실언 많이 했잖아, 더 심한 실수도 많이 했잖아, 하고 항변해 보았지만
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아주 조심스럽게, 큰 마음 먹고 SNS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찬찬히 스크롤을 내리면서 눈가에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자기도 모르게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입을 막고 있노라니 이층 침대 위에서
조심스러운 말소리가 조심스레 물었다.
"언니 자요?"
겨우 울음을 추스리고 대답했다.
"아니, 안 자. 왜?"
그러자 침대 위에서는 또 작은 한숨 소리와 함께 그녀의 위로의 말이 들려왔다.
"솔직히 우리 팀, 언니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거잖아. 저기 자칭 일등 신부감 언니는 예쁘니까 또
모르지만. 여튼 너무 부담가질 필요없어. 만약에 우리 망하면 뭐, 같이 밤무대 뛸까? 헤헤. 언니 힘내!"
"치, 됐어. 얼른 자. 미안해. 멍청한 언니 때문에 너네들까지 괜히 덩달아 욕 먹고"
"에이, 언니 그러지 말래두"
…다른 멤버들은 잠에 곯아 떨어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잠들 수 없었다. 아까 홍보팀장 님이 SNS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아가셔서 작성한 사과의 트윗이 떴지만 오히려 네티즌들의 반발만 더 심해
졌다.
답답하고 미안한 생각, 그리고 앞으로 어쩌나, 하는 걱정, 어쩌다 그 말을 해버렸을까 하는 후회와
휴대폰으로 속속 도착하는 지인들의 위로 카톡에 그저 여전히 눈물 어린 긴 한숨만 내쉴 따름이었
다.
당분간 절대로 SNS 로긴이나 인터넷에 글 남기는 거 같은거 하지 말라는 사장님 지시가 있었지만
뭐라도 해야겠다는 너무 답답한 마음에 그녀는 눈물을 겨우 닦고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
글을 적기 시작했다.
제목 : 민주화 발언에 대해 재차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닉네임 : 땅크언니
안녕하세요 오늘 라디오에서의 올바르지 못한 표현에 대해…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