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4일간 마카오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카지노'.
물론 2박 4일간 카지노만 하다 온 것은 아니고 마침 같은 날 홍콩 여행을 간 여자인 친구 '문'과 '최'
와 홍콩에서 만나(마카오와 홍콩은 배로 한 시간 거리이다) 홍콩-마카오를 오가며 그녀들과 이틀을
놀았다.
홍콩에는 꽤 자주 갔던 터라 그녀들에게서 무슨 현지인 같다 소리까지 들으며 이틀간 가이드 노릇을
했는데 뭐 홍콩 이야긴 집어치우고 마카오 이야기부터.
내가 묵었던 호텔은 마카오 프레지던트 호텔인데 우리한테야 프레지던트가 '대통령'으로 번역되지만
그네들에게 '총통'이라서 발음하자면 "중텅" 호텔쯤 되는 것 같다. 위치적으로 리스보아 카지노, 스타
카지노와 가깝고 배 타고 홍콩 가는 페리 터미널과도 가까워서 좋은 편이다. 시설이야 뭐 그저 그렇고.
여튼, 첫날 이틀날은 잠깐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이나 하면서 둘러보고, 홍콩에서 놀다 이틀째 자정을
넘겨서 새벽에 마카오의 호텔로 돌아왔다.너무너무 피곤했지만 이제는 돈보다 더 부족한게 시간인데
쳐 잠이나 잘 수는 없었다. 어차피 잠은 한국 가서 실컷 자면 된다. 백수가 할 일이 어디 밥 쳐먹고
똥싸고 자고 잡코리아 둘러보는 일 밖에 더 있나.
샤워하고 욕조에서 반신욕 좀 하다가 드디어 슬금슬금 새벽의 카지노 준비를 했다.
마카오 카지노는 다른 곳과는 달리 복장규정이 엄격하지 않다. 반바지에 나시 입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티셔츠 입고 잘만 돌아다닌 지난 이틀과는 달리 그래도 이번엔 한국에서 챙겨간 정장을
제대로 입고 카지노로 출발했다. 쩐은 참 많이도 부족했다. 당연하다 처지가 처지인데 어디 카지노에
기백을 들이붓겠는가.
자고로 모든 도박은 총알이 없으면 게임이 안된다. '이거 잃으면 어떡하지?', '꼭 따야되는데' 같은 생각
하다보면 뱃심이 안 들어가니까 질러야 할 때 못 지르고 소극적 플레이만 하다가 슬금슬금 다 잃기 마련
이고, 그걸 떠나서라도 왠지 이상하게 돈이 안 붙는다. 돈이 돈을 부른다라는 말은 참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일단 살짝 정장을 챙겨 입고, 머리도 좀 과하게 힘주고, 손에 토드백 하나 딱 들어주니까 그림이
딱 어디 한국이나 일본에서 건너온 호구스러운 젊은 사장님스러워보여서 내가 일단 뱃심이 흐뭇하게
들어간다. 역시 현대 남성의 갑옷은 정장이다. 그리고 싸나이가 힘을 내려면 역시 뭘 먹어야 된다. 낮에
사놓았던 과일이랑 샌드위치에 맥주 한 캔 좀 배불리 먹고나니 이제 게임할 맛이 난다.
딱 두 시간만 놀기로 마음 먹고 남은 일정 감안해서 딱 800 홍콩달러 들고 베네치안 카지노행 택시에
올랐다. 팔백이래봐야 우리 돈으로 하면 꼴랑 12만원쯤이다.
역시나 새벽 3시를 넘긴 시간이라 암만 넓고 도박에 미친 베네치안 카지노(가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베네치안 카지노는 정말이지 사이즈가 무지막지하다. 리조트 전체 규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순수히
카지노장 사이즈만 해도 왠만한 대형 백화점 사이즈는 된다. 그 안에서 몇 만 명이 노름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해도 사람이 낮보다 훨씬 적었다. 중간중간 꺼둔 슬롯머신도 종종 보였다.
슬롯머신으로 계속 여기저기 기계 돌아다니면서 20센트짜리 게임들이나 좀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데
정말이지 이번 여행은 뒤지게도 안 터진다. 돈은 계속 날아가고 흥이 안 나니까 일어섰다. 테이블 게임
도, 역시나 사람이 적은데다 다들 아무래도 낮보다는 피곤할터라 분위기가 좀 별로였다. 그래도 기왕
택시비 50달러 주고 왔는데 쉽게 돌아갈 수야 없는 일. 테이블 게임을 하기로 했다. 카드로 하는 게임은
별로 안 좋아하고(나는 좋은 패가 들어오면 바로 얼굴에 티가 나는 스타일이라 카드 도박 같은건 잘
못한다. 군대 있을 때도 웃음을 잘 못 참아서 참 고생했다), 내가 좋아하는건 룰렛하고 SICBO인데…
SICBO라고, 쉽게 말하면 주사위로 하는 룰렛 게임이 있다. 주사위 세 개를 굴려서 나온 숫자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맞추는(홀짝/숫자 지정/더한 수 합계/조합 맞추기 등) 게임이다. 작게 작게 거는데
따고 잃고 따고 잃고 하다가 결국 또 잃었다.
아 뭔가 디게 안되네. 하고 혀를 끌끌 차고 다시 프로그레시브형의 5 드래곤 슬롯머신에 10센트짜리
에 앉아서 굴리는데 겨우 그나마 200달러 하나 터진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래도 꽤 잃었다. 거의 한
반 좀 넘게 잃었다. 그냥 차라리 맛난 거나 사먹을걸 싶기도 했다. 정말 안되는 날은 안된다. 깔끔하
게 포기하고 일어섰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새벽 3시 반. 그냥 슬슬 돌아갈까? 하면서 베네치안 카지노 동쪽 출구로 나와서
'아냐 시티 오브 드림이나 잠깐 들렀다가자' 하는 생각으로 횡단보도에서 서있는데, 묘령의 아가씨가
어여쁜 목소리로 날 부른다.
"취마?"
그렇지. 마카오 카지노 이야기하는데 취마걸이 빠지면 안 되지. 몸 파는 애들인데 '취마'는 중국어로
"갈래?" 라는 뜻이란다.
OK하면 이제 그 아가씨랑 호텔로 돌아가서 떡 치는 거다. 슥 돌아보니 꽤 이쁘다. 생긴 것도 참 단아
하게 생긴게 착하고 얼핏 봐도 바스트 사이즈도 흐뭇하다. 리스보아 카지노st의 대놓고 나가요 언니삘
취마걸이 아니라 그냥 도도하고 이쁘장하게 생긴 취마걸이라 더 좋았다.
하지만 일단 됐다. 지금 씨발 쩐이 없어서 정장까지 챙겨입고 뱃심 챙기고 있는데 글로벌 섹스 한번
하겠다고 날릴 쩐이 어딨는가?
그래도 새벽 3시 반이 넘은 시간. 취마걸 언니들도 슬슬 조급해질 타임인지 베네치안에서 시티 오브
드림 가는 길 사이에 길거리에서 "취마?" 하고 묻는 언니들만 한 대여섯차례 겪었다. 보통 무시하고
가면 더이상 안 귀찮게 하는데 자꾸 불러제낀다. 하기사 그 시간 대에 정장 차려입고 돈 좀 있을 거
같은 호구 스타일의 젊은 남자가 혼자 호텔 방향으로 향하는데 취마걸 언니들도 얼마나 벌렁벌렁
했겠는가.
그러나 정작 그렇게 취마걸들의 애타는 부름을 제끼고 보무 당당하게 들어선 시티 오브 드림 카지노
는 영 별로였다. 암만 4시가 되어간대도 이렇게 분위기 황이어서야. 슬롯머신이나 좀 이것저것 하는데
역시나 안 터졌다. 그렇게 씁쓸하게 나는 몸을 돌려 다시 호텔로 향했다. 새벽 4시…
이제 돈은 별로 없고 몸은 피곤하고 우울한데 택시 안에서는 우울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기사님은 그에
맞춰 노래까지 부른다. 달리다보니 저어기 멀리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건물만이 나를 맞이한다.
3일차에는 홍콩에도 안 간다고 미리 문과 최에게 통보해놨던 터. 자고 일어나서 오늘 하루 종일 아주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죽치고 있자, 마음먹었다.
이제 어느덧 도착해서 택시에서 호텔 앞으로 내리자 이번에는 난데없이 금발의 쭉빵 백마 언니들이
우루루 몰려든다. 백마 취마걸은 처음이다. 이 백마들은 마음이 급했던 모양인지 대여섯명이 동시에
섹스호가를 부르면서 덤벼드는데 정말이지 기분만큼은 행복했다. 내 평생 언제 또 금발 여인 다섯
명이 섹스하자고 달겨드는 경험을 하겠는가.
"노 쌩큐" 하고 쌩까며 호텔문으로 들어서는데 뒤에서는 막 "하우 머치?" 하고 난리가 났다. 솔직히 좀
흔들렸다. 천 홍콩 달러면 얼추 15만원쯤 되는데, 아 퇴물 백마도 어디 업소 가면 그 돈은 더 받는데
저 중에 제일 먼저 달겨든 비치는 레알 무슨 화보 스타일의 꽃금발백마인데 한번 할까? 하고 생각도
들었다.
'아냐 됐어'
돈 더 따면 더 이쁜 년도 얼마든지 굴릴 수 있다, 세뇌하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데 이번에는 허허
몸은 수애요 얼굴은 장나라인 이쁜 아가씨가 몰래 가까이 오더니 뭐라 귀엽게 쏼라쏼라 거리며 번호가
적힌 요만한 쪽지를 준다.
"왓 이즈 디스?"
내가 현지인인 줄 알았는지 영어로 묻자 조금 당황하다 이윽고 "어…음…마사지? 마사지 원 달러" 라는
것이다. 아니 씨발 1달러라니. 150원에 맛사지 해주는 이런 천사가 있나!…가 아니라 마사지는 원 달러
섹스는 천 달러겠지.
웃으면서 "리얼리 원 달러?" 하니까 그렇다고 하다가 내가 또 웃으니까 "원 타임 원 사우전드" 란다.
목소리가 참 귀여웠다. 사실 이쁘기야 아까 그 베네치안 카지노 앞 횡단보도의 취마걸이 제일 이뻤지만
얘는 진짜 목소리가 살살 녹는게 이뻤다.
- [ 2편(完) : http://stylebox.egloos.com/2045491]에서 계속 -
물론 2박 4일간 카지노만 하다 온 것은 아니고 마침 같은 날 홍콩 여행을 간 여자인 친구 '문'과 '최'
와 홍콩에서 만나(마카오와 홍콩은 배로 한 시간 거리이다) 홍콩-마카오를 오가며 그녀들과 이틀을
놀았다.
홍콩에는 꽤 자주 갔던 터라 그녀들에게서 무슨 현지인 같다 소리까지 들으며 이틀간 가이드 노릇을
했는데 뭐 홍콩 이야긴 집어치우고 마카오 이야기부터.
내가 묵었던 호텔은 마카오 프레지던트 호텔인데 우리한테야 프레지던트가 '대통령'으로 번역되지만
그네들에게 '총통'이라서 발음하자면 "중텅" 호텔쯤 되는 것 같다. 위치적으로 리스보아 카지노, 스타
카지노와 가깝고 배 타고 홍콩 가는 페리 터미널과도 가까워서 좋은 편이다. 시설이야 뭐 그저 그렇고.
여튼, 첫날 이틀날은 잠깐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이나 하면서 둘러보고, 홍콩에서 놀다 이틀째 자정을
넘겨서 새벽에 마카오의 호텔로 돌아왔다.너무너무 피곤했지만 이제는 돈보다 더 부족한게 시간인데
쳐 잠이나 잘 수는 없었다. 어차피 잠은 한국 가서 실컷 자면 된다. 백수가 할 일이 어디 밥 쳐먹고
똥싸고 자고 잡코리아 둘러보는 일 밖에 더 있나.
샤워하고 욕조에서 반신욕 좀 하다가 드디어 슬금슬금 새벽의 카지노 준비를 했다.
마카오 카지노는 다른 곳과는 달리 복장규정이 엄격하지 않다. 반바지에 나시 입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티셔츠 입고 잘만 돌아다닌 지난 이틀과는 달리 그래도 이번엔 한국에서 챙겨간 정장을
제대로 입고 카지노로 출발했다. 쩐은 참 많이도 부족했다. 당연하다 처지가 처지인데 어디 카지노에
기백을 들이붓겠는가.
자고로 모든 도박은 총알이 없으면 게임이 안된다. '이거 잃으면 어떡하지?', '꼭 따야되는데' 같은 생각
하다보면 뱃심이 안 들어가니까 질러야 할 때 못 지르고 소극적 플레이만 하다가 슬금슬금 다 잃기 마련
이고, 그걸 떠나서라도 왠지 이상하게 돈이 안 붙는다. 돈이 돈을 부른다라는 말은 참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일단 살짝 정장을 챙겨 입고, 머리도 좀 과하게 힘주고, 손에 토드백 하나 딱 들어주니까 그림이
딱 어디 한국이나 일본에서 건너온 호구스러운 젊은 사장님스러워보여서 내가 일단 뱃심이 흐뭇하게
들어간다. 역시 현대 남성의 갑옷은 정장이다. 그리고 싸나이가 힘을 내려면 역시 뭘 먹어야 된다. 낮에
사놓았던 과일이랑 샌드위치에 맥주 한 캔 좀 배불리 먹고나니 이제 게임할 맛이 난다.
딱 두 시간만 놀기로 마음 먹고 남은 일정 감안해서 딱 800 홍콩달러 들고 베네치안 카지노행 택시에
올랐다. 팔백이래봐야 우리 돈으로 하면 꼴랑 12만원쯤이다.
역시나 새벽 3시를 넘긴 시간이라 암만 넓고 도박에 미친 베네치안 카지노(가본 사람은 잘 알겠지만
베네치안 카지노는 정말이지 사이즈가 무지막지하다. 리조트 전체 규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순수히
카지노장 사이즈만 해도 왠만한 대형 백화점 사이즈는 된다. 그 안에서 몇 만 명이 노름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해도 사람이 낮보다 훨씬 적었다. 중간중간 꺼둔 슬롯머신도 종종 보였다.
슬롯머신으로 계속 여기저기 기계 돌아다니면서 20센트짜리 게임들이나 좀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데
정말이지 이번 여행은 뒤지게도 안 터진다. 돈은 계속 날아가고 흥이 안 나니까 일어섰다. 테이블 게임
도, 역시나 사람이 적은데다 다들 아무래도 낮보다는 피곤할터라 분위기가 좀 별로였다. 그래도 기왕
택시비 50달러 주고 왔는데 쉽게 돌아갈 수야 없는 일. 테이블 게임을 하기로 했다. 카드로 하는 게임은
별로 안 좋아하고(나는 좋은 패가 들어오면 바로 얼굴에 티가 나는 스타일이라 카드 도박 같은건 잘
못한다. 군대 있을 때도 웃음을 잘 못 참아서 참 고생했다), 내가 좋아하는건 룰렛하고 SICBO인데…
SICBO라고, 쉽게 말하면 주사위로 하는 룰렛 게임이 있다. 주사위 세 개를 굴려서 나온 숫자에 대해
다양한 방법으로 맞추는(홀짝/숫자 지정/더한 수 합계/조합 맞추기 등) 게임이다. 작게 작게 거는데
따고 잃고 따고 잃고 하다가 결국 또 잃었다.
아 뭔가 디게 안되네. 하고 혀를 끌끌 차고 다시 프로그레시브형의 5 드래곤 슬롯머신에 10센트짜리
에 앉아서 굴리는데 겨우 그나마 200달러 하나 터진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래도 꽤 잃었다. 거의 한
반 좀 넘게 잃었다. 그냥 차라리 맛난 거나 사먹을걸 싶기도 했다. 정말 안되는 날은 안된다. 깔끔하
게 포기하고 일어섰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새벽 3시 반. 그냥 슬슬 돌아갈까? 하면서 베네치안 카지노 동쪽 출구로 나와서
'아냐 시티 오브 드림이나 잠깐 들렀다가자' 하는 생각으로 횡단보도에서 서있는데, 묘령의 아가씨가
어여쁜 목소리로 날 부른다.
"취마?"
그렇지. 마카오 카지노 이야기하는데 취마걸이 빠지면 안 되지. 몸 파는 애들인데 '취마'는 중국어로
"갈래?" 라는 뜻이란다.
OK하면 이제 그 아가씨랑 호텔로 돌아가서 떡 치는 거다. 슥 돌아보니 꽤 이쁘다. 생긴 것도 참 단아
하게 생긴게 착하고 얼핏 봐도 바스트 사이즈도 흐뭇하다. 리스보아 카지노st의 대놓고 나가요 언니삘
취마걸이 아니라 그냥 도도하고 이쁘장하게 생긴 취마걸이라 더 좋았다.
하지만 일단 됐다. 지금 씨발 쩐이 없어서 정장까지 챙겨입고 뱃심 챙기고 있는데 글로벌 섹스 한번
하겠다고 날릴 쩐이 어딨는가?
그래도 새벽 3시 반이 넘은 시간. 취마걸 언니들도 슬슬 조급해질 타임인지 베네치안에서 시티 오브
드림 가는 길 사이에 길거리에서 "취마?" 하고 묻는 언니들만 한 대여섯차례 겪었다. 보통 무시하고
가면 더이상 안 귀찮게 하는데 자꾸 불러제낀다. 하기사 그 시간 대에 정장 차려입고 돈 좀 있을 거
같은 호구 스타일의 젊은 남자가 혼자 호텔 방향으로 향하는데 취마걸 언니들도 얼마나 벌렁벌렁
했겠는가.
그러나 정작 그렇게 취마걸들의 애타는 부름을 제끼고 보무 당당하게 들어선 시티 오브 드림 카지노
는 영 별로였다. 암만 4시가 되어간대도 이렇게 분위기 황이어서야. 슬롯머신이나 좀 이것저것 하는데
역시나 안 터졌다. 그렇게 씁쓸하게 나는 몸을 돌려 다시 호텔로 향했다. 새벽 4시…
이제 돈은 별로 없고 몸은 피곤하고 우울한데 택시 안에서는 우울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기사님은 그에
맞춰 노래까지 부른다. 달리다보니 저어기 멀리 그랜드 리스보아 호텔 건물만이 나를 맞이한다.
3일차에는 홍콩에도 안 간다고 미리 문과 최에게 통보해놨던 터. 자고 일어나서 오늘 하루 종일 아주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죽치고 있자, 마음먹었다.
이제 어느덧 도착해서 택시에서 호텔 앞으로 내리자 이번에는 난데없이 금발의 쭉빵 백마 언니들이
우루루 몰려든다. 백마 취마걸은 처음이다. 이 백마들은 마음이 급했던 모양인지 대여섯명이 동시에
섹스호가를 부르면서 덤벼드는데 정말이지 기분만큼은 행복했다. 내 평생 언제 또 금발 여인 다섯
명이 섹스하자고 달겨드는 경험을 하겠는가.
"노 쌩큐" 하고 쌩까며 호텔문으로 들어서는데 뒤에서는 막 "하우 머치?" 하고 난리가 났다. 솔직히 좀
흔들렸다. 천 홍콩 달러면 얼추 15만원쯤 되는데, 아 퇴물 백마도 어디 업소 가면 그 돈은 더 받는데
저 중에 제일 먼저 달겨든 비치는 레알 무슨 화보 스타일의 꽃금발백마인데 한번 할까? 하고 생각도
들었다.
'아냐 됐어'
돈 더 따면 더 이쁜 년도 얼마든지 굴릴 수 있다, 세뇌하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데 이번에는 허허
몸은 수애요 얼굴은 장나라인 이쁜 아가씨가 몰래 가까이 오더니 뭐라 귀엽게 쏼라쏼라 거리며 번호가
적힌 요만한 쪽지를 준다.
"왓 이즈 디스?"
내가 현지인인 줄 알았는지 영어로 묻자 조금 당황하다 이윽고 "어…음…마사지? 마사지 원 달러" 라는
것이다. 아니 씨발 1달러라니. 150원에 맛사지 해주는 이런 천사가 있나!…가 아니라 마사지는 원 달러
섹스는 천 달러겠지.
웃으면서 "리얼리 원 달러?" 하니까 그렇다고 하다가 내가 또 웃으니까 "원 타임 원 사우전드" 란다.
목소리가 참 귀여웠다. 사실 이쁘기야 아까 그 베네치안 카지노 앞 횡단보도의 취마걸이 제일 이뻤지만
얘는 진짜 목소리가 살살 녹는게 이뻤다.
- [ 2편(完) : http://stylebox.egloos.com/2045491]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