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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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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섹스2가 곧 런칭된다는 소식이었다. 그동안 루머를 통하여 섹스2 출시 썰이 수도 없이 돌기는 했지만, 비로소 그것이 현실화 된 것이었다. 발표회에서의 반응부터 폭발적이었다.

"우선 섹스2의 경우, 기존 1의 시스템이 지나친 초기 난이도로 인하여 실행 자체가 어려웠던 것에 비하여, 라이트 유저들에 대한 접근성을 보다 강화하였으며…"

환상적인 께임성과 중독성에 비해 초기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던 탓에 직접 실행을 못하던 초보 유저들이 우선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의 기존 유저 역시도 초기 세팅의 번거로움과 진입장벽은 인정했기에, 접근성을 손 본 것에 대해 상당히 좋은 반응을 나타냈다.

"내가 이래서 30년 동안 지금까지 섹스1을 플레이 안 한거. 섹스2 출시만 기다렸다"
"와, 맞어. 스펙 떨어지는 유저들은 매번 플레이 한번이 어려웠지, 아 진짜 이게 이제서야 해결되나보네"
"그래야지, 초보들도 쉽게 쉽게 게임을 할 수 있어야 게임이 고인물 게임이 안 되는거지"

제작발표회 현장 소식을 전하는 수많은 스트리밍 채널에서는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기존1의 약점으로 손꼽히던 후반부 게임성에 대한 보완 소식도 전해졌다.

"또한 후반부 게임성이 강화되어, 올드 유저들이 결혼 이벤트 5년차 이후 현저히 플레이 횟수가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대비를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40대 이후 남성 유저들의 무기 성능 저하폭을 다소 완화하였으며, 남녀 모두 호르몬 분비량을 늘려 보다 적극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부분은, 발표자의 야심찬 얼굴에 비해 객석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PVP 상대가 늘어야지, 단순히 플레이 횟수만 느는 방식은 피곤하기만 할 뿐이지…"
"아니 지금도 이미 충분히 빡세게 하고 있는데 더 늘린다고?"
"아니 무슨 사람이 게임만 하고 사나, 지금 올드 유저들 나이가 얼만데…"

기존 섹스1의 고인물 유저들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반대로 섹스2만 기다리던 신규 유저들이나 기존 섹스1을 그다지 많이 플레이 하지 않은 사람들은 호의적이었다.

"그치, 솔직히 기껏 현질 미친듯이 해서 결혼 이벤트까지 갔는데 그 이후에는 정작 이벤트는 뭣도 없고 오로지 육아 던전만 죽어라 도는거 좀 별로"
"고인물들 또 지들 생각만 하네. 지들은 질리도록 해서 지겨웠는지 몰라도, 우린 아니거든?"
"꼭 결혼 테크만 생각하네. 그냥 결혼 테크 안 타고 자유로운 영혼 모드로 간다고 치면 40대 이후 성능저하폭 줄어드는건 개꿀 아님? 현질해서 결혼 테크 단 놈들 지들 생각만 하는거 보소"

발표자는 이어 화면에 띄운 다양한 티저 화면을 보여주었다. 매우 선정적인 영상들이었다.

"와 저거 뭐야, 멀티플레이 대박"
"저거 한번에 몇 명이 플레이 하는거임? 한 판에 32명? 헐"

발표자가 빙긋 웃으면서 짧게 언급했다.

"섹스2는 보다 혁신적인 멀티플레이 기능 강화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기존 섹스1도 최소 2인 이상의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어, 섹스2는 기존의 2인 모드는 물론, 다인 플레이도 보다 쉬운 설정으로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그리고 로컬 연결 기반의 섹스1과는 달리 온라인을 통한 다대다 모드, 메인 서버 '배꼽넷'을 통한 매칭도 지원합니다"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특히 극동아시아의 몇몇 나라들보다 멀티플레이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유럽이나 남미의 경우, 멀티플레이 강화 소식에 굉장한 반응을 보였다.

"근데 저거 우리나라에서도 플레이 가능?"
"아 대한민국은 다대다 모드 막히겠네. 미친 유교 탈레반들 싹 다 죽었으면"

이 멀티플레이 강화 소식은 특히 다양한 계층의 관심을 끌었는데, 섹스1의 프로께이머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언니들 그럼 우리 래더 랭커에 이름 올라가는거? 아니 미친거 아냐?"
"미친년아 어차피 가명인데 뭐가 걱정이야. 기왕이면 1등 찍어보고 싶다. 전 세계 섹스 1위ㅋㅋㅋ"
"아이디 선점해야 되는데. slayers_sexer1 머 이런거는 힘들겠지?"
"이거 기준이 머임? 횟수? 매출? 서비스?"

물론 일반인들도 관심이 많았다.

"여기서 전 세계 랭킹 1위하면 레알 섹스황제잖아. 인류 역사에 이름 남는거 아니냐?"
"랭킹은 얼어죽을, 아 플레이 하고 싶다. 근데 2는 접근성 낮아진다는데 2도 플레이 못하면 정말 인생 끝이네"
"난 지금부터 숨 참고 3 나오기 기다린다 흡!"

발표자의 내용 발표는 어느새 멀티플레이를 넘어 다양한 게임 플레이 모드에 이르고 있었다.

"또한 마니아 유저들을 위한 다양한 게임모드와 DLC를 준비하였습니다.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이며 인간 개개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매우 다양한 게임모드를 지원합니다. 물론 모드에 대한 유저 커스텀 및 시나리오 에디터 기능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아울러 싱글플레이를 더 중요하시는 분들을 위한 마스터베이션 서버 역시 멀티플레이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보장합니다."

해당 설명을 위한 티저 영상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대다수의 유저들이 경험하는 섹스1의 기본 플레이들은 물론이요 순간적이지만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싶은 실험적인 플레이까지 마치 책장을 휘리릭 넘기듯 짧게나마 보여졌다. 해당 티저 부분이 보여지자 객석 구석에 앉아있던, 매우 도전적인 의상과 메이크업, 타투를 한 일부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감동의 기립박수를 쳐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섹스2의 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시했던 부분은 다양성의 존중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양성이란 단순히 취향에 그치지 않습니다. 게이머마다 다른 스펙의 한계에 주목하여 저사양 유저라도 부담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였고, 압도적이며 우월한 환경을 가진 유저들이 보다 편하게 플레이하고자 하는 욕망 역시도 존중하고자 다짐했습니다. 또한 평소와는 색다른 플레이를 해보고 싶은 충동과 또 그러한 플레이가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배려하였습니다."

다음 화면에 보인 모습은, '인연'이라는 이름의 매칭 시스템이었다. 금요일 저녁, 영어 스터디 모임에서 늦게 끝나 편의점에 들렀던 조용한 인상의 못생긴 남자가 우연한 기회에 압도적인 미모를 가진 미인과 친해지고 연인이 되어가는 모든 과정이 매우 빠르게 보여지며, 그 중간중간 다양한 선택지로 얼마나 많은 이벤트와 스토리 분기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또한 하나의 이벤트가 그 개별 사건 뿐만이 아니라, 경험/고정관념/스킬/능력 등 다양한 측면과도 맞물려 인생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기도 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와 이거 레알 갓겜이네"
"음료수값 하나로 인생역전을 할 수도 있고, 거짓말 한 방에 모든 걸 다 잃을 수도 있다. 이야, 이거 소름 돋는다"
"근데 저 정도 플레이가 내 스펙에서도 돌아간다고? 최적화 무엇?"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핵존못부터 킹존예까지, 미형의 조정은 물론 장나라에서 아르빈 로번에 이르는 동안 외모 조정기능까지 무척 섬세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무조건 미형의 캐릭터가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미형 캐릭터일수록 주목도가 높고 PVP 기회가 많이 주어져서 레벨업이 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상시 수많은 다른 플레이어들이 간섭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수 있으며, 스토커, 의심병, 진상, 변태, 성병 등 다양한 리스크도 함께 올라갑니다. 또한 외형에 비해 낮은 실력이나 멘탈을 보유할 경우 오히려 뛰어난 외모는 더 큰 실망감을 줄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섹스1에서도 카사노바, 변강쇠 등 역대 최고 수준의 랭커들은 외형이 압도적이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참고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화면에 비친 것은 2D 애니메이션/게임 캐릭터들이었다.

"싱글 모드는 섹스1에 비해 보다 강화되어, 이제는 모니터 너머의 2D/3D 가상 캐릭터와의 플레이도 가능해졌습니다."

짧게 지나간 한 마디였지만, 객석 한 켠의 인상적인 외모를 가진 군집에서 엄청난 환호와 "드디어, 드디어!" 하는 울음 섞인 탄성이 동시에 한참동안 터져나와 많은 이들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였다.

그 다음에 보인 것은 흐르는 강물이 거꾸로 흐르는 연출의 영상과 앙상한 겨울나무에 다시 낙엽이 붙고 열매가 열리는 리버스 무비, 그리고 시나리오 회상 모드의 모습이었다.

"현재 섹스1의 초기 유저들 중에는 이미 생식능력을 상실한 고령의 유저들이 많습니다. 또 한때는 세상 둘도 없이 열렬했으나 지금은 기억 한 켠에 아련한 과거의 인물이 된 경우도 있지요. 게다가 한때는 모두가 축복하던 운동부 리더와 치어리더 커플이었건만, 지금은 둘 다 튜브를 배에 낀 채로 마지막 섹스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섹스리스 상태로 살아가는 부부도 많습니다. 그런 그들이 과거 뜨거웠던 한 때를 언제든지 다시 회상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 회상 모드를 도입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많은 이들이 일어나 박수를 쳤다. 섹스2 출시에 앞서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이 호환성 이슈였다. 올드 게이머들은 하위 호환이 없는 플랫폼으로 출시될 경우 그 많은 데이터를 전부 날려야 하는건가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그 부분이 깔끔하게 해결된 것이었다. 섹스1과의 완벽한 호환 및 데이터 로드가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다. 

"아 시발 그래, 1 회상 기능은 진짜 개후졌었어"

섹스1의 회상 시스템은, 백번 천번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화질이 흐려지 나중에는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어지는 거지 같은 시스템이었다. 심지어 왜곡되어 저장되기까지 하는 시스템. 물론 이 부분은 이별의 고통을 감안한 일종의 안전장치였지만, 그 훼손의 수준이 너무 심각하여 평생 기억하고 싶은 좋은 기억까지 모조리 흐릿하게 만들어 버리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이별이 더 잦아진다는 역효과까지 유발할 정도로)

이 부분이 16K 화질로 수정된 것은 물론, 리마스터 기능이 자동 도입되어 자동 외모보정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부분도 긍정적인 변화였다. 실제 기억 속의 김박스를 회상 모드에서 보정 필터를 씌워 스타일박스님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북에 두고 헤어진 옥분이를 다시 볼 수 있겠구먼"

70년 전 첫 사랑을 떠올리며 눈을 지그시 감는 한 할아버지의 모습도 잠깐 비쳐 많은 이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사실 사람들이 가장 큰 눈물을 흘린 부분은 바로 다음 파트였다.

"다음은 그래픽 및 주요 수정사항 안내입니다"

신작인만큼 전체적으로 그래픽이 상당히 좋아졌는데, 짧뚱하던 캐릭터들이 순식간에 미형의 캐릭터로 패치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그동안 한번 걸릴 경우 운영자도 손 쓸 수 없는 지독한 버그로 지적받던 일부 게이머들의 '탈모'와 '소추', '똥자루'와 '절벽', '거인'과 '골좁'이 드디어 패치되어 극복이 가능해진 점은, 객석 전체에서 "와우" 하는 감탄이 터져나왔다.

"!!!!!!!!!!!!!!!!!!!!!!!!!!!!!!!!!!!!!!!!!!!!!!!!!!!!!"

특히 대머리 캐릭터들이 순식간에 수북한 캐릭터로 변하는 타이밍의 순간 트래픽은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서버 다운 현상을 부를 정도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이쯤되면 섹스2가 아니라 그냥 '라이프'로 타이틀 변경해도 될 듯"
"'섹스'라는 단어를 번역하면 '내 인생의 전부'인데 굳이 바꿀 필요가 있나?"
"야 다른 기능 다 빼도 돼, 저거 하나만이라도 당장 적용해"
"야이 쓰레기들아 이게 가능한 거였어? 근데 왜…왜…왜!!!!!!!!! 왜 이제서야!!!!!!!"

플레이 도중 실시간으로 음악 재생 및 변경이 가능해진 소소한 추가점부터, 플레이어의 국적 및 연령에 따라 가능한 플레이가 바뀌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발표는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단 하나였다. 저 인류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가 도대체 언제쯤 출시되는가.

"마지막으로, 섹스2의 정식 런칭은…"

전 세계 시청자가 그의 입에 귀를 기울인 그 순간, 그는 빙긋 웃었다.

"그 전에, 한가지 미리 공지를 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섹스2 정식 런칭과 향후 그 주요한 내용은 스타일박스 블로그(http://stylebox.egloos.com )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계속 공개를 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하지만 이미 객석은 "언제 출시합니까" 하는 외침이 합창이 되어 있었다.

발표자는 다시 한번 빙긋 웃으며 그 질문에 답했다.

"섹스2의 정식 런칭은…"

그리고 행사장 전체의 조명이 꺼졌다. 그리고 화면에 뜬 단어는 하나였다.

[ TODAY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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