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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생각보다 짧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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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보일 생각 하지마,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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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보일 생각 하지마, 알았어? 내숭 떨고 그래봤자 안 예뻐보여, 이거 할 때는 제일 열심히 하는게
이뻐보이는거야, 알았지?"

안무가 김 선생님의 말에 그녀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김 선생님 특유의 파워 넘치는 "자, 그럼
다시!" 하는 큐 싸인과 함께 연습이 재개되었다. 

연습 3시간째. 슬슬 몸이 기억을 시작해 간다. 빠르고 강한 비트의 음악에 맞춘 파워풀한 안무다. 

"원투우원투우, 원투우쓰리포, 빠바바빱빠, 금미 앞으로 치고 나와주고, 그렇지, 간격 유지하고!"


김 선생은 입술을 혀로 훑어내며 그녀들의 반복되는 연습을 바라보며 중간중간 지적을 했다. 솔직히
아이들의 실력은 쳐지는 편이다. 방송 스케쥴을 감안하면 시간도 촉박하다. 아무리 무리해 끌어올려봐
야 간신히 무대에 올리기나 가능한 정도. 칼군무는 암만 해도 무리고, 첫방 이후부터 맞춰나가야 한다. 

하지만 김선생의 입장에서는 그녀들이 참 귀엽고 예쁘다. 솔직히 미안할 정도로 코믹성이 강한 안무인
데도 땀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따라주는 모습이 조금 찡하기까지 하다. 

"팔 쭉쭉, 동작은 크게크게, 그래, 그렇지, 초아 좀 더 자신있게, 원투우 원투우, 접어줄 때는 팝팝파,
박자 잘 맞춰서, 빱빠빠!" 

사실 곡은 꽤 잘 뽑았다.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그러니 조금 더 귀엽고 예쁜 안무를 밀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이미 근 몇 년 간 역사상 유래가 없는 아이돌 인플레이션의 시기다. 그나마도 풀이 넓어지는
상승기도 아니라 이제는 더이상 바늘 하나 꽂을 곳도 없는 초 레드오션. 
 
튀지 못하면 끝이다. 

스타일리스트 혜리도 그렇고 사장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얘기가 끝났다. 이 안무를 짜면서도
조금은 죄책감 비슷한 느낌마저 받았다. 하지만 황당하기까지 한 안무를 보며 아랫 입술들을 깨물던
그녀들이 곧 씩씩하게 외친 그 말이 아직도 머릿 속에 생생하다. 

"이쁜 척하다 망하고 묻히느니, 웃기고 뜨겠어요" 

김 선생은 이마의 땀을 훔치며, 그녀들 곁을 돌면서 세밀하게 안무를 지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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