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보기드문 대로변의 포장마차. 슬슬 교체가 필요로 해보이는 40촉 짜리 어두운 전구 아래 두 남자가
술잔을 기을이고 있다.
"크으, 아 형. 사는게 참 힘드네요"
맛도 없는 골뱅이 소면 한 접시 시켜놓고 두 사내가 찌질하게 힘든 하루하루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하는데…
덩치 큰 사내는 좀청이요, 찌질한 사내는 김박스다.
"형은 이 좆같은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좀청은 여전히 울분에 가득차 쉼없이 떠들어대지만, 김박스는 그저 빈 잔을 채워줄 뿐 별 말을 하지 않는다.
간간히 휴대폰에 울리는 계집들의 카톡 문자에 답장을 해줄 뿐.
그것이 못마땅한지 좀청은 말한다.
"형은 내 보기에, 실속이 없어. 인생에 알맹이가 없다고."
무엇이 실속이 없다는 말인가? 살짝 도발적인 말이지만 김박스는 그저 피식 웃을 따름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기가 시원하게 소주를 한 잔 받아넘긴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소주가 달면서도 쓰다.
"형, 나야 뭐 그렇다고 치고. 형은 어쩔거야? 어?"
앞으로의 암울한 미래에 대해 두 사내의 걱정과 불만은 끝이 없다. 좀청은 손바닥만한 스케치북을 꺼내 보이
면서 말했다.
"이 그림으로 과연 내가 먹고 살 수 있을까? 이 좆같은 대한민국에서? 어?"
급기야 북받치는 설움과 짜증에 덩치 큰 사내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아무리 우직한 사내라 한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미움은 그래서 더욱 큰 법이다. 팔리지 않는 화가의 삶이란 정말로 힘든 것이다.
김박스는 이번에도 대답 대신 또 한잔 꼴꼴꼴 술잔에 따른 소주를 연거푸 비우며… 드디어 한마디 내뱉는다.
"섹스할래?"
좀청도, 옆 자리의 여자 손님 두 명도, 꼼장어를 손질하던 포차 아줌마도 모두 놀란다.
"아 형 왜 그래"
좀청이 당황해서 한 마디 하자 김박스는 말했다.
"우울하면, 술 마시고 섹스하는게 최고야"
좀청도, 아줌마도 어이없어하지만, 옆 자리에서 그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여자손님 중 하나가 빵 터진다.
그리고 그 웃음의 바이러스는 이쪽에도 전염된다. 함께 웃던 넷은 이윽고 눈이 마주치고, 그녀에게서 김박스
는 '웃긴 남자'에 대한 호감어린 시선을 발견한다.
그리 썩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감 있고 귀염성 있는 그녀… 김박스는 능숙한 말투로 말을 건내본다.
"그쪽도 우울하면, 우리 2차 가서 섹스하실래요?"
그게 지금, 좀청과 내가 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이유다.
술잔을 기을이고 있다.
"크으, 아 형. 사는게 참 힘드네요"
맛도 없는 골뱅이 소면 한 접시 시켜놓고 두 사내가 찌질하게 힘든 하루하루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하는데…
덩치 큰 사내는 좀청이요, 찌질한 사내는 김박스다.
"형은 이 좆같은 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좀청은 여전히 울분에 가득차 쉼없이 떠들어대지만, 김박스는 그저 빈 잔을 채워줄 뿐 별 말을 하지 않는다.
간간히 휴대폰에 울리는 계집들의 카톡 문자에 답장을 해줄 뿐.
그것이 못마땅한지 좀청은 말한다.
"형은 내 보기에, 실속이 없어. 인생에 알맹이가 없다고."
무엇이 실속이 없다는 말인가? 살짝 도발적인 말이지만 김박스는 그저 피식 웃을 따름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기가 시원하게 소주를 한 잔 받아넘긴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소주가 달면서도 쓰다.
"형, 나야 뭐 그렇다고 치고. 형은 어쩔거야? 어?"
앞으로의 암울한 미래에 대해 두 사내의 걱정과 불만은 끝이 없다. 좀청은 손바닥만한 스케치북을 꺼내 보이
면서 말했다.
"이 그림으로 과연 내가 먹고 살 수 있을까? 이 좆같은 대한민국에서? 어?"
급기야 북받치는 설움과 짜증에 덩치 큰 사내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아무리 우직한 사내라 한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미움은 그래서 더욱 큰 법이다. 팔리지 않는 화가의 삶이란 정말로 힘든 것이다.
김박스는 이번에도 대답 대신 또 한잔 꼴꼴꼴 술잔에 따른 소주를 연거푸 비우며… 드디어 한마디 내뱉는다.
"섹스할래?"
좀청도, 옆 자리의 여자 손님 두 명도, 꼼장어를 손질하던 포차 아줌마도 모두 놀란다.
"아 형 왜 그래"
좀청이 당황해서 한 마디 하자 김박스는 말했다.
"우울하면, 술 마시고 섹스하는게 최고야"
좀청도, 아줌마도 어이없어하지만, 옆 자리에서 그 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여자손님 중 하나가 빵 터진다.
그리고 그 웃음의 바이러스는 이쪽에도 전염된다. 함께 웃던 넷은 이윽고 눈이 마주치고, 그녀에게서 김박스
는 '웃긴 남자'에 대한 호감어린 시선을 발견한다.
그리 썩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감 있고 귀염성 있는 그녀… 김박스는 능숙한 말투로 말을 건내본다.
"그쪽도 우울하면, 우리 2차 가서 섹스하실래요?"
그게 지금, 좀청과 내가 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이유다.
인상은 조금 세지만, 세심하고 생각많은 화백 좀청입니다.